하루 종일, 아니 이틀 내내 비가 내린다.
어제 하필 큰 빨래를 해가지고는
하루가 지나도록 이불 커버는 마르지가 않고,
빨래통에 빨래는 쌓여가고,
더운데 창문도 못열고.
아이가 집에 돌아올 시간에 맞춰
식빵을 구웠다.
이보다 더 간단할 순 없는 최소한의 재료를 가지고,
각 잡힌 그럴듯한 모양은 아니지만,
소박하고 시골스런 식빵을.
냉장고로 들어가지 않아도 될 정도의
먹을 만큼의 양만 계량해서 만들고
다 구워진 후엔 내가 원하는 두께로 두툼하게 잘라서
잼 바르고, 치즈 한장 끼워서
"오늘도 즐거웠니?
자, 먹으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