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풍경
꽃 피는 이 좋은 봄날
자가용 몰고 떠들썩 봄나들이 가는 가족들 천지에 널려 있는데
산기슭에 게딱지같이 엎드린
제 판잣집을 빠져나와 그 산자락 밑에서
대여섯 살, 서너 살짜리 두 딸을 데리고
아내와 함께 쑥을 캐면서 도란도란 얘기하며
봄 햇살을 담뿍 받고 앉아 있는 보잘것없는 한 사내
여기저기 피어 있는 앙증스런 민들레꽃 무리보다
더 정겹고 눈물겨워 보이는
그 가족
- 양 정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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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풍경을 찾아 어딘가 떠나지 않아도
내가 그 풍경을 만들어볼 수도 있겠구나
그 생각을 한다.
2009년 3월의 어느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