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 노래 중에 "이렇게 비오는 날엔..." 하고 시작되는 노래가 있다.
힘들이지 않고 부르는 듯한 이 문세의 목소리가 마치 오늘 내리는 빗물 같았다.
지금 다시 들어보고 싶다.
또, 뭐가 있나...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란 노래는 누구나 다 한번 가사가 마음에 꽂히는 때가 있는 노래 아닐까. "모든 걸 거니까 외로운거야..." 한때 어떤 연속극에서 희극적으로 인용되어 그 가사의 심각성이 격하된 것 같아 불만인 적도 있었다.
고은이, 이정란이라는 듀엣이 있었다. 듀엣 이름이 따로 없이 그냥 고은이 이정란 이었다. "나에게 아직도 기다리는 마음이 있어..." 애절한 마음을 경쾌한 멜로디에 담은 노래. 그 노래도 생각난다.
며칠째 나의 게으름의 결과로 텅 빈 냉장고를 채워 넣느라 아침부터 지금까지 부엌에서 달그락 달그락 거렸다. 라디오를 들으며 일했더니 별로 힘든 줄 모르겠다. 그래도 만들어 놓은 건 몇가지 되지도 않네 그려...
이렇게 비오는 날, 어울리는 음식은 무얼까. 난 비가 오나 안 오나 밥보다 빵으로 손이 먼저 가는 타입이지만 말이다.

이건 어제 오후에 만든 떡. 보라색의 저 물질은 블루베리이다. 오늘 남편과 아이는 아침으로 우유와 저 떡 한쪽씩 먹고 갔다.

이건 조금 아까 만든 식빵. 사먹을 땐 제일 별볼 일 없어 보이는 이 빵을 나는 아직도 제대로 만들어보질 못했다. 어떠한 '발효빵' 도 내게는 아직 만족스런 단계가 아니므로. 아기 엉덩이 처럼 빵빵하고 보드라운, 겉면이 그래야 하는데, 메마른 내 마음 마냥 쩍쩍 갈라진 저 표면을 보시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