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 노래 중에 "이렇게 비오는 날엔..." 하고 시작되는 노래가 있다.
힘들이지 않고 부르는 듯한 이 문세의 목소리가 마치 오늘 내리는 빗물 같았다.
지금 다시 들어보고 싶다.
또, 뭐가 있나...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란 노래는 누구나 다 한번 가사가 마음에 꽂히는 때가 있는 노래 아닐까. "모든 걸 거니까 외로운거야..." 한때 어떤 연속극에서 희극적으로 인용되어 그 가사의 심각성이 격하된 것 같아 불만인 적도 있었다.
고은이, 이정란이라는 듀엣이 있었다. 듀엣 이름이 따로 없이 그냥 고은이 이정란 이었다. "나에게 아직도 기다리는 마음이 있어..." 애절한 마음을 경쾌한 멜로디에 담은 노래. 그 노래도 생각난다.

며칠째 나의 게으름의 결과로 텅 빈 냉장고를 채워 넣느라 아침부터 지금까지 부엌에서 달그락 달그락 거렸다. 라디오를 들으며 일했더니 별로 힘든 줄 모르겠다. 그래도 만들어 놓은 건 몇가지 되지도 않네 그려...
이렇게 비오는 날, 어울리는 음식은 무얼까. 난 비가 오나 안 오나 밥보다 빵으로 손이 먼저 가는 타입이지만 말이다.



 

 

 

 

 

 

 

 

이건 어제 오후에 만든 떡. 보라색의 저 물질은 블루베리이다. 오늘 남편과 아이는 아침으로 우유와 저 떡 한쪽씩 먹고 갔다.



 

 

 

 

 

 

 

 

 

 

이건 조금 아까 만든 식빵. 사먹을 땐 제일 별볼 일 없어 보이는 이 빵을 나는 아직도 제대로 만들어보질 못했다. 어떠한 '발효빵' 도 내게는 아직 만족스런 단계가 아니므로. 아기 엉덩이 처럼 빵빵하고 보드라운, 겉면이 그래야 하는데, 메마른 내 마음 마냥 쩍쩍 갈라진 저 표면을 보시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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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8-01-22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떡이 마치 케익같습니다.
이곳에는 지금 눈이 하루종일 조금씩 내리고 있어요.
날씨에 따라 사람의 감정이 달라지는 것을 보니 제가 분위기 좀 탈줄 아는 사람인 것만은 맞는 것 같아요. ㅎㅎ

hnine 2008-01-22 16:35   좋아요 0 | URL
대전은 눈보다는 비에 가까운 것이 옵니다. 역시 하루 종일이요.
날씨에 전혀 영향을 안 받는 사람, 있을까 싶어요.
밖에 내리는 비가 집안으로 스멀스멀 스며드는 느낌이 드네요.
남은 오후 시간도 좋은 시간 되시길...

씩씩하니 2008-01-22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님..너무 맛나 보여서 침 꼴깍 넘어가요?
님 새해 인사도 제대로 전하지 못했는데..님 행복하니 지내시지요??
님이 페퍼에 적으신 노래들은 저도 하나같이 그리운걸 보니..님이랑 제가 동시대를...살아왔다는 느낌이 새삼 팍팍 와요~~
저도 올해는 빵굽는것 좀 제대로 마스터 해볼 계획으로 있습니다..
몇 아줌마 모이면 와서 지도해주는 분도 계시다는데..함 해볼랍니다~~
그럼 저도 페퍼에 근사하니 함 올릴 수 있을까여?ㅎㅎㅎ
님..늘 잘 지내구 계시지요? 행복하고 건강한 새해 보내시라고...어차피 진짜 설은 아직 안왔으니깐,늦게나마 빌어드려도 되는거지여?

hnine 2008-01-23 06:16   좋아요 0 | URL
하니님, 제가 말은 안하지만 자주 못 뵈서 서운한거 아시죠? ㅋㅋ (투정부립니다 ^ ^)
행복하고 건강한 새해, 함께 만들어가요. 감사합니다.
빵 굽는거 제대로 배우신다니 부럽습니다. 저는 제 멋대로 마구잡이로 하는것이라서요.
꼭 배워보세요~~ 참 좋아요.

미설 2008-01-23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빵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야밤에 눈버렸어요, ㅎㅎ

hnine 2008-01-23 06:18   좋아요 0 | URL
미설님, 저 식빵이 말이지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요 (3시간 쯤?), 꼭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고요 (제 경우에...). 그래도 이렇게 줄기차게 만들어보는 저는 정말 빵순이 맞는 것 같아요 ㅋㅋ

비로그인 2008-01-23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나 눈이 올 때는 기름진 음식을 먹고 싶어진답니다.
몸이 기름진것을 원한데요.
그래서 부침개나 튀김같은 음식을 먹는거겠죠.
그래서 아마 밥보다는 빵을 드시고 싶은것이 아닐까요.
저도 어제 눈이 펄펄 나리는 시각에 피잣집에 갔어요.

hnine 2008-01-23 09:49   좋아요 0 | URL
저는요, 해가 쨍쨍 나는 날에도 빵이랍니다 ㅋㅋ
어제 펄펄 눈 내리는 날 피잣집, 잘 어울리네요~

미즈행복 2008-01-23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빵은 제빵기로 만드시나요? 저는 파나소닉 제빵기 이용하는데 영 별로예요. 우선 빵집의 그 쪽쪽 결대로 찢어지는 촉감이 전혀 안나요. 폭신하지도 않고요. 그래서 만들면 원래 빵 안좋아하는 가족뿐 아니라 저도 별로 손이 안가서 거의 요즘은 안 만들어요. 제빵기 말고 다른 레시피를 가지고 계시나요? 그렇담 좀~
그리고 저 떡!!! 환상이예요. 떡은 또 어떻게 만드나요? 저도 해보고파용~ 레시피 좀...
-바쁘신데 죄송~-
님의 사진이 제 식욕을 당기는군요. 아, 이 놈의 다이어트는 시작만 하고 언제 끝이 나려나...

hnine 2008-01-23 13:06   좋아요 0 | URL
미즈행복님, 제가 혼자서 처음 빵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 미국에 가고서부터 였어요. 미국엔 어느 집에나 다 있는 큼지막한 오븐을 보고서요. 저희 집도 남편은 정 먹을 것이 없으면 먹는게 빵이라서 만드는 사람 기운을 빼지만 요즘은 그냥 내가 재미있어서 만든다 생각하고 (사실이 그렇고요 ^ ^) 가끔이라도 꿋꿋하게 만들고 있답니다. 제빵기도 있긴 한데 안 써요. 쪽쪽 결대로 찢어지는 식빵! 바로 그게 아직도 저에게 숙제라니까요 흑흑...
떡이 훨씬 만들기 쉽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쌀가루를 어떻게 구하실지 모르겠네요. 구하실 방법이 있으시다면 레시피야 얼마든지 보내드리지요.

실비 2008-01-23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빵 무지 좋아해요~ 떡이 정말 케익처럼 보이네요~
잘 계셨지요~?
너무 오랜만에 왔네요.^^:;;

hnine 2008-01-23 13:08   좋아요 0 | URL
실비님, 전 저희집 빈약한 베란다 화단이나마, 꽃이 피는 화분을 볼 때마다 좋아라 하며 실비님을 떠올린답니다.
떡이 케잌으로 가장했지요 ^^

프레이야 2008-01-23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요새 요리실력이 날로 날로 발전하는 것 같아요.ㅎㅎ
블루베리 살짝 얹은 흰떡, 넘 먹고파요. 냠~~

hnine 2008-01-23 18:38   좋아요 0 | URL
이렇게 칭찬해주시니, 고래가 아닌 제가 아마 춤추고 싶은가보죠? ^^
마트에서 저 모르는 틈에 아이가 저 냉동 블루베리 한 팩을 카트에 집어 넣었더라구요. 비싼 걸 물어보지도 않고 넣었다고 한바탕 혼내키고 여기 저기 마구 이용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hnine 2008-01-24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이 백일이었군요. 제가 좀 더 솜씨가 좋다면 희망이 백일 떡 근사하게 만들어줄수도 있었을텐데...
형님 아이디어가 멋진데요? 벤치마킹 해야할까봐요 ^ ^

미즈행복 2008-01-27 0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럼 발효시켜서 오븐에 식빵 구우시는거예요? 우와~
여기서 쌀가루는 구할 수 있답니다. 여긴 대도시라 큰 한인슈퍼가 있어요. -한아름마트라고 하는데 체인이예요. 소문엔 이순자씨가 한다는 말이 있는데, 양식을 싫어하고 잘 안먹는 저희 식구로서는 어쩔 수 없죠. 이순자씨가 운영한대도 말예요. 어쨌건 왠만한건 다 있긴 있더라고요. 좀 비싸서 그렇지...- 그러니 레시피 좀~ ^^

hnine 2008-01-27 07:46   좋아요 0 | URL
식구들이 양식을 좋아하지 않는 식성이시라니, 어떻게 보면 바람직한 웰빙 식성이시네요. 그런 경우 주부가 더 힘든 것이 문제이지만요 ^^
저희 남편은 미국에 혼자 있을때에도 혼자 김치를 담궈 먹을 정도로 토종 식성이랍니다. 그러면서 말은 늘 아무것이나 다 잘 먹는다고 하지요.
빵은 어제 다시 구워보았는데 마음을 비우고 발효가 되던 말던 방치했더니 정말 잘 부풀었네요. 역시 마음을 비워야 뭔가 된다는 저만의 공식이 통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