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 생활을 하셨던 엄마 대신 우리 남매들을 돌봐 주신 할머니. 간식 거리 하나가 생기더라도 그냥 먹으라고 풀어 놓는 것이 아니라, 할머니께서 철저하게 ( ^ ^ ) 관리를 하셨는데 우리가 심심해 할 때면 겨우 몇개씩 꺼내 주시며 먹게 하셨다. 어떤 간식 거리도 마다하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이 계란과자는 동그란 모양도 귀여웠지만 입에서 사르르 녹는 것이, 먹고 나면 늘 조금만 더 먹었으면 하는 간절함을 남기곤 했다.
할머니께서 나와 바로 밑의 여동생에게는 한번에 두개씩, 남동생에게는 꼭 다섯개씩을 주시던 계란과자... 그러면서도 왜 남동생만 다섯개 주시냐고 한번도 따져본 기억이 없는 계란과자를 어제 오후에 참으로 간단한 재료와 방법으로 만들어 보았다. 계란 두개, 밀가루, 설탕이 재료의 전부. 굽는 시간 15분. 이제는 두개가 아니라 얼마든지 더 먹어도 되는데 내가 먹는 것보다 아이의 입 속으로 쏙쏙 들어가는 것 보는 것이 더 재미있다.
문득 새해 첫날 일이 생각난다. 세배를 올리는 두 손주(나의 아이와 동생네 아이)에게 우리 부모님, 아들이라고 더 주는 것 없고, 오빠라고 더 주는 것 없이 똑같이 세뱃돈을 주시던 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