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4일부터 9일까지 체코에 다녀왔습니다.
저의 신체적, 정신적 용량을 고려하여 인근 다른 나라 안가고 오로지 체코에만 있다가 왔습니다.
딱 1년 전 이 기간에 런던엘 다녀왔는데 그때는 혼자 다녀왔었고 이번엔 남편이 함께 했습니다. 저는 체코 여행이 처음인데 반해 남편은 세번째 방문이 되는데, 평소 "경험이 재산"이라 여기는 저의 생각을 약간 수정하기로 했습니다. "기록된 경험은 재산"이라고요.
날짜나 장소 대신 소재나 주제로 제목을 대신해서 사진을 올려볼까 합니다.
오늘은 제가 체코에서 발견한 색깔들입니다. 체코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저의 마음을 건드린 것이기때문입니다.
노랑, 분홍, 초록, 파랑 대신 연노랑, 연분홍, 연초록, 연파랑으로 채도를 낮춘 색깔들. 사람이 선택한 건물 벽, 지붕 색을 물론이고 나무, 풀, 밭 처럼 자연 마저도 그래보였답니다. 사진 보정할때 콘트래스트를 높이는 대신 -3, -4쯤으로 일부러 낮춘 듯한 색깔들.
벽돌색과 회색이 번갈아 칠해 있는 벽. 계속 벽인가 싶으면 한 구석에 작은 쪽문이 달려있는데 그 쪽문의 색깔은 연노랑.
보는 사람을 적당히 가라앉히는 색깔들이라고 할까요.
지하철 역의 벽 색깔도 봐주세요. MUZEUM 역과 MALOSTRANSKA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며 찍었습니다.
나이들어 하는 여행이 무슨 의미가 있나 했었습니다. 관광 이상의 의미가 있나. 시간 때우기 이상 뭐가 있나.
더 많은 경험과 체험이 필요할때. 그것을 바탕으로 앞으로 인생의 방향을 결정할 필요가 있는 나이일때 여행은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는 것이지. 이렇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 생각이 이번 여행에 바뀔지도 모르겠구나 그런 예감이 들었습니다. 여행 첫날에.
탁하고 고인 생각들을 털어내고 갈아치울 필요성. 이런건 오히려 젊을 때보다 중년을 넘어선 나이가 되어 생긴다는 것을 왜 못했을까요.
그러니 더 젊었을때 못 다녔다고, 이젠 늦었다고 실망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 여전히 여행은 유익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