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그림책이 살아있어! 푸른숲 그림책 24
리처드 번 글.그림, 김영욱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다보면 종종 책과 대화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책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읽는 책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제목을 보니 여기 이 그림책은 아무래도 살아있는 그림책인 듯 하지요?

 

 

앗, 그림책이 살아있어!

This Book Just Ate My Dog

리처드 번 글/그림

32쪽 | 398g | 255*255*10mm

푸른숲주니어 

 

 

 

주인공은 커다란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나섭니다.

 

 

 

앗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지요? 강아지가 사라졌습니다.

주인공은 깜짝 놀라 외치죠!!  이 책이 점박이를 꿀꺽 삼켜버렸어!!!


 

 

 

책을 읽고 있는 밤톨군에게 말을 거는 듯한 느낌.

이렇게 책을 읽는 이와 대화를 시도하는 듯한 이런 느낌은

모 윌렘스의 「내가 주인공이라고?」라는 그림책도 생각나게 합니다.

 

 

 

 

주인공이 밖으로 나와 실제하는 느낌은

「와작와작 꿀꺽 책먹는 아이」의 뒷표지를 생각나게 하구요.

그림책 작가들의 기발한 생각에 늘 감탄하게 되는 이유네요.

 

 

 

 

벌써 밤톨군은 신이 났습니다.

그 뒤로 도와주러 달려온 여러 사람들이 차례로 그림책 속으로 사라집니다.

그리고 주인공 벨라 마저도 '꿀꺽!' 삼켜지죠.

 

 

자 이제 주인공을 구하는 것은 책을 읽는 독자의 몫으로 넘겨집니다.

도와주세요! 라고 간절하게 외치는 목소리를 외면할 수는 없죠.

먼저 그림책을 옆으로 돌리고 팔랑팔랑 흔들어주세요.

 

 

자~ 요렇게 말이죠.


 

 

 

아이가 흔들 때 책을 읽어주시던 부모님은 살짝~~ 옆으로 피해주시길 권장합니다.

너무 신이 난 나머지 힘조절을 못하는 아이에게 저처럼 얻어맞을 수도 있거든요!

 

 

이제 우리 아이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주인공이 구출! 되었습니다.

주인공들을 도와준 밤톨군 녀석은 마치 영웅이 된 것처럼 어깨를 으쓱해보입니다.

 

그나저나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온 듯 하지요.

 

그런데....... 보이시나요? 정말. 그런 걸까요?

마지막 페이지에서 밤톨군의 웃음보가 터집니다. 까르르르~~!

녀석은 다시 신중히 책을 흔들어주네요.

이왕이면 오감을 자극할 수 있도록 흔들 때 소리가 나도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TV와 스마트 폰 등 각종 디지털 매체의 역동성이 아이들을 유혹하는 시대에

아이들은 가만히 앉아서 읽어야 하는 책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책 읽기를 강요하는 대신 책으로 온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면 더욱 좋겠지요.

이렇게 책의 '틈'에 대한 기발한 상상력을 적용하다보니

분명 인쇄되어있는 그림책인데도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전자책 같은 느낌이 드네요.

아이와 함께 블랙홀 같은 '틈' 으로 사라진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꾸며보는 것도 좋을 듯 해요.

 

 

책으로 놀아보며 더욱 책과 가깝게 느껴질 수 있는 유아책으로 이 책을 함께 읽어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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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부인 The Collection Ⅱ
벤자민 라콩브 글.그림, 김영미 옮김 / 보림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2차대전 때 히로시마와 더불어 원자폭탄이 떨어진 곳으로 유명한 항구도시 나가사키. 이곳에는 일본으로 귀화한 스코틀랜드인 토머스 글로버의 저택과 글로버 공원이 있고, 공원에는 푸치니(Giacomo Puccini, 1858-1924) 오페라 [나비부인]의 주역 소프라노 미우라 다마키가 극중 차림새로 아이를 데리고 서 있는 동상이 있다고 합니다.

 

미국 작가 존 루터 롱은 선교사의 아내로 나가사키에 살았던 누이를 통해 개항과 함께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서양인들을 상대했던 게이샤의 실화들을 듣게 되었고, 1898년 미국 잡지 <센추리 일러스트레이티드>에 이 실화를 소설로 각색해 연재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사실 이와 비슷한 소재를 다룬 피에르 로티의 소설 [국화부인]이 이미 세상에 알려져 있었고, 롱 역시 로티의 작품을 상당부분 참고한 것으로 이야기 되곤 한다는군요.

 

이 흥미로운 소재가 연극으로 만들어지고,  런던에서의 연극공연을 본 자코모 푸치니는 '루이지 일리카'와 '주세페 자코사'에게 각색을 맡기고,  화려하고 감성적인 선율과 시적 정서, 색채감 있는 관현악으로 가득 찬 푸치니의 음악을 입혀 관객에게서 매번 감동의 눈물을 이끌어내는 오페라를 탄생시킵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오페라 '나비부인' 이 탄생된 배경입니다.

 

이제 오페라 [나비부인] 은 그 영역을 다른 영역으로 넓히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강수진을 주연으로 인스부르크 발레단이 동명의 발레공연을 선보였지요. 그리고 이제 눈으로, 시각적으로 들어보는 그림책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림책으로 오페라를 '듣다'...

 

 

 

 나비부인

벤자민 라콩브 글/그림

보림

 

책을 만나보면 먼저 그 크기와 묵직한 무게감에 놀라고, 책에 들인 여러가지 정성과 그림의 색감에 다시 놀라게 됩니다. 보림의 일반적인 다른 그림책들과 비교해보았습니다. 시원한 판형이 눈에 띄는군요.

 

 

그림책에서 제법 큰 편에 속하는 '수잔네' 시리즈 보다도 큽니다. 어른인 제가 더욱 소장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고 독특한 책입니다.

 

 

병풍형식으로 되어있는 이 책은 속지도 마치 오페라나 뮤지컬의 프로그램을 받아본 것처럼 기대감에 부풀게 했습니다. 그림책으로 된 한편의 공연을 앞 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공연관람 전의 두근거림, 설레임을 느끼게 해주네요.  


 

 

 

 

벤자민 라콩브는 오페라 <나비 부인>을 자신만의 언어와 감수성으로 각색하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림을 완성해 냈습니다. 시대적인 배경 속의 공간을 구현해 내기 위해 정교한 그림을 완성해 내었고, 색채 또한 나비 부인의 감정에 충실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표현해냅니다. 이로서 인물들 사이의 극적인 드라마에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군요.  아무리보아도 이 책은 영유아들을 위한 책은 아닌 듯 합니다. 어른들을 위한 예술그림책이라 부르고 싶어지네요.

 

『나비 부인』은 일본인 게이샤 나비 부인이 남편인 미국 해군 장교를 기다리는 슬픈 사랑과 애틋한 마음을 그린 작품입니다. 몰락한 집안의 게이샤인 나비 부인은 주재 미국 해군인 핑커튼 중위와 결혼을 합니다. 남편의 종교까지 받아들이며, 남편을 사랑한 나비 부인과는 달리 핑커튼 중위는 동양의 풍습과 순종적인 나비 부인이 신기하고 신선했을 뿐, 언젠가 고국으로 돌아가 새로운 아내를 맞이하려는 계획이었습니다. 문화적 차이와 사랑의 깊이가 다름에 비극으로 끝나고만 나비 부인의 지고지순한 사랑. 그림책으로는 어떻게 표현되었을까요.

 

 

오, 나비! 나비의 날개를 건드리면 그 나비는 죽게 된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가 만났던 날이 지금도 생생하다.

<중략>

젊은 여자 네 명이 정원을 거닐고 있었다. 섬세한 의상과 우아한 몸짓을 가진 그녀들은 완벽하게 정돈된 자연 속에 녹아들어 있었다. 그것은 병풍 속의 그림과 같았다! 그 중 유독 한 사람이 내 눈길을 끌었다.

<중략>

 

파닥파닥 날다가 우아하고도 섬세하게 내려앉는 이 나비는 이제 내 것이 될 것이다.

내가 나비의 날개를 산산조각 내게 될지라도....

 

 

그림책 《나비 부인》을 이끌어 가는 핑거튼 중위의 나지막한 독백을 시작으로 그림과 그림 사이의 긴 호흡의 글을 읽고 페이지를 넘겨 그림과 마주합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백미는 다양한 나비들이 그녀에게 모여들어 나비와 혼연일체가 되는 장면으로, '나비 부인'이 되는 과정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슬픔이 가득한 눈빛이 정말로 공허해보이는 표정입니다. 그녀가 버림받고 절망하고, 죽음에 이르는 장면들은 슬프고 때론 섬뜩하기도 하지요.  

 

 

 

연극이나 오페라에서도 그녀의 자결장면은 극적인 효과를 사용하고는 하는데, 책에서는 글로 표현하고 죽음을 암시하는 그림으로 표현하였답니다. 그 장면은 책에서 직접 확인해보시기를요.

 

이 책은 병풍형식으로 주욱 펼쳐지는 책입니다. 다 펼치면 10미터가 넘는다고 하네요. 사진으로 보여드린 그림들은 유화로 그려진 병풍의 앞면입니다. 화려하고 감각적인 이 앞면 그림과는 달리 뒷면은 여백의 미가 넘치는 색연필과 수채화로 마무리한 그림들이 채워져 있습니다. 작가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과 풍부한 실무 경험은 이렇게 앞과 뒤를 극적으로 배치함으로 마치 서양과 동양의 감각이 부딪치는 것처럼 상반된 조화로움을 통해 묘한 여운을 남겨 주네요.  

 

그나저나 이국풍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에서 출발한 푸치니의 '나비부인'은 서양인들로 하여금 일본이라는 나라를 아시아나 동양 전체로 확대해서 바라보게 하는 오류도 만들어내기도 하였죠. 또한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왜색이 짙다' 라는 평가를 받으며 다양한 방법으로의 변주가 시도되지도 못했구요. 그래서인지 그림책으로 해석된 나비부인을 만나보니 반가운 마음이 앞섭니다. 이 아름다운 그림과 이야기를 많은 분들이 만나보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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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달 저장 음식]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열두 달 저장음식 - 제철 재료 그대로 말리고 절이고 삭히는
김영빈 지음 / 윈타임즈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열두달 저장음식

312쪽 | 622g | 170*220*30mm

김영빈 저 | 윈타임즈

 

어떤 절기가 되면 친정도, 시댁도 그 절기의 제철재료로 똑같은 음식을 만들어 집에 보내주신다. 아직 제철재료가 뭔지도 제대로 모르는 나로서는 그 정성이 언제나 놀랍고 감사하다. 우리집 녀석이 커도 난 절대 양가 부모님처럼 이렇게 하지 못할 것 같다고 진담을 섞은 농담을 하고는 한다. 이 책은 이런 어머니의 일 년 정성과 수고가 어떤 예술품보다 훌륭하고 멋지다는 것을 나누고픈 저자의 시골스러운 감성을 담아 일 년이 넘는 시간을 오롯이 쏟아 부은 책이다.

 

'저장음식' 이라는 범위가 꽤 큰 것이기에 한 분야, 예를 들면 효소라던가 절임이나 잼 같은 특정한 분야에 대해 깊이 파고들지는 않는다. 대신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저장방법과 재료가 무엇이 있는지 넓게 보여준다. 봄에는 나물을 말리고 장아찌를 만들고, 여름에는 각종 과일로 잼이나 피클을 만들고, 가을 재료로는 식초나 각종 청들을, 겨울에는 톳이나 파래, 곰취 등을 말리거나 장아찌를 만드는 식이다.

 

 

 

▶ 사계절 저장음식 목차 일부

 

 

사실 이제 식재료들은 사시사철 언제든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 많기에 저마다 제철의 의미를 크게 두고 있

 

지도 않지만 그래도 맛과 풍미, 영양은 제철재료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그 믿음으로 이 책은 제철 식재료를 중심으로 풀어내었다. 작은 글씨로 빼곡하게 만들어넣은 제철 캘린더가 내게는 반갑게 느껴진다.

 

 

▶ 제철 재료 열두달 캘린더 일부

 

 

무엇인가 직접 집에서 만드는 것은 시판 제품보다 비용과 품이 더 들기도 하고, 못생기고 유혹적이지도 않음에도 돌아서면 생각나고 입맛 다시게 하는 시간의 맛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저장음식을 만들게 하는 매력은 긴장과 기다림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가슴 두근거리며 열어 본 결과물이 성공이라면 이전 열 번의 실패를 눈 녹듯 사라지게 하는 마력이 그 속에 있다고.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저장음식을 다음과 같이 여섯가지로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런 기본 지식을 설명하며 저장식을 만들 때 필요한 기본도구와 대체도구, 만들어 보관할 수 있는 용기의 종류, 소독법, 탈기에 관해서도 사진과 함께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한 듯 하다.

 

 

 

맛깔스럽게 찍어놓은 음식 사진을 보면 왠지 따라하면 나도 이런 비쥬얼이 나올 것만 같은 느낌.

 

 

 

녹색으로 표시된 기본 재료 목록 아래에 소금물이나, 찹쌀풀 등의 부가재료를 눈에 띄게 표시해 놓은 점이 눈에 띈다. 아이의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을 듯한 각종 부각들은 시도해보면 아이의 함박웃음을 만날 텐데 싶어서 자꾸 눈이 간다. 맨 아래줄에 표시된  Tip. 도 놓치지 않고 꼼꼼히 읽어두는 것은 필수. 저자의 경험이 두루 녹아있으니 말이다.




어느새 날이 선선해졌다. 친구는 무용을 하는 딸을 위해 식품건조기를 샀다고 했다. 과자 대신 과일이나 채소등을 건조해서 주려고 한단다. 직장에 다니는 친구라 바람 잘 통하는 곳에서 앞 뒤 잘 뒤적여가며 2~3일 말려주는 과정이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이 책에서 몇가지 말랭이들을 눈여겨 본 나는 그 친구의 건조기를 빌려와볼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러고보면 나는 진득히 기다리며 정성을 다했던 우리 어머님들의 정성을 따라가라면 한참 멀었다. 무엇보다도 함께 나누는 즐거움과 귀한 것을 아껴먹는 그 마음부터 배워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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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식물비교도감]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을 보내주세요.
어린이 식물 비교 도감 어린이 자연 비교 도감
윤주복 글.사진, 류은형 그림 / 진선아이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어린이 식물 비교 도감

윤주복 글사진/류은형 그림

56쪽 | 490g | 215*280*10mm
진선아이


 

새싹들이 돋아나고 꽃들이 피어나는 계절, 식물도감을 하나 손에 들고 아이와 함께 인근 야산으로 나서면 뿌듯한 마음이 앞서곤 합니다. 아이와 함께 새롭게 알아가는 것들에 대한 즐거움이라고 할까요. 미리 봐두고 간 것들은 도감을 펼치지 않아도 아이에게 아는 척도 해 볼 수 있습니다. 밤톨군 녀석의 감탄을 가득 받으면 신이 납니다.

 

그런데 도감의 사진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비슷해 보이는 사진들 중에서 어떤 것인지 잘 모를 때가 생기면 난감해집니다. 이것 같기도 하고... 저것 같기도 하고.... 대충 비슷한 것 중에 하나 골라 알려주고 돌아오면 아쉬움이 크게 남지요. 그럴 때 아주 유용할 책을 만났습니다. 책의 아이디어가 참 신선합니다. 식물도감이 아니라 식물'비교' 도감이거든요.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할 지 목차 아랫부분에서 설명하고 있네요. 비슷한 식물은 꽃, 잎, 열매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책에서 담고 있는 식물들. 제가 늘 혼동하는 식물들이 나란히 나와 있습니다. 대표적인 식물 52종의 비교 포인트를 글과 사진으로 자세히 보여줍니다. 들국화 종류인 '산국' 과 '해국' 은 늘 어렵구요. '진달래' 와 '철쭉' 도 늘 헷갈립니다.

 

 

 

열매가 열기 전에 꽃의 색만 대충 보고 '산수유'라고 우겼던 나무가 나중에 알고 보니 '생강나무'였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 비교해보세요 ] 라는 부분을 이렇게 눈에 띄게 표시해주고 있어서 아이가 금방 호기심을 보입니다.


 


 

꽃과 잎을 함께 비교해보니 이제는 늘 혼동하던 식물들이 걱정없을 듯 합니다. 식물 이름에 대한 유래나 다른 이야기들도 전해주고 있어서 더욱 기억에 남네요. 그나저나 철쭉과 영산홍도 헷갈리던데 두가지도 비교되었으면 좋았을 걸요. 반드시 두가지 식물만이 아니라 서너가지도 함께 비교하면 어린이 책으로는 조금 어려우려나요?


 

 

대부분의 식물이 봄에 비교하면 좋을 식물들이라 조금 일찍 만났으면 좋았겠다 싶은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내년 봄에는 아주 유용하겠지요. 침엽수들은 지금 비교가 가능하겠네요. 당장 아파트 화단으로 나가 '측백나무' 인지 '향나무' 인지 부터 살펴보아야 겠어요. 벌써 기대가 가득 됩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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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상상 2014-08-16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갑니다 ^^*

힐씨쨩 2014-08-18 14:4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돌시계가 쿵! 비룡소 창작그림책 30
이민희 글.그림 / 비룡소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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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시계가 쿵!

이민희 글/그림

비룡소 창작 그림책 - 030

40쪽 | 396g | 232*242*10mm

비룡소

 

 

이 책을 읽고 나서 제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는 느낌이었습니다. 하필이면 방학시작과 함께 이 책을 읽었던 탓(!)이지요. 방학을 시작하면서 밤톨군 녀석과 하루의 일과에 대해서 이야기 한 참이었거든요. 밤톨군과 12시간에 대한 원을 그려  만드는 전통적인 생활계획표를 만들어볼까 하다가 학기 중에 하던 「방과후 활동」과 새로 추가된「방학특강」이 방학으로 연결되면서 하루하루가 똑같지 않다는 것 때문에 만들지 않기로 했었습니다.  

 

 

대신 요즘들어 자꾸 깜빡거리는 제 기억력 때문에 저는 이런 스케쥴 표를 만들어야 했지요. 정기적인 시간에 가는 학원이 많지 않았는데 방학동안 체력보강을 위한 '줄넘기' 와 '수영' 이 시작되면서 혼란스러워졌기 때문이었죠. 방학이 2주정도 지난 지금도 아침마다 들춰봐야 할 정도로 영~ 익숙해지지가 않습니다.

▷ 엄마 기억을 위한 밤톨군 방학 스케쥴표

 

 

그런데 마치 헬리콥터맘처럼 아이의 스케쥴을 짜놓고 보니 밤톨군 녀석은 친구들과 놀려고 놀이터로 뛰어나가다가도 엄마와 시간을 확인하고 나가야 합니다. 어떤 날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오늘은 OO 있는 날이죠? 라고 확인하기도 하죠. 엄마의 계획표를 어깨너머로 본 녀석은 자신의 수첩에 하루계획을 이렇게 적어놓기도 합니다. 계획적인 모습이 앞으로 습관이 들어야 하니 흐믓하다가도 한켠으로는 미안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이 그림책을 읽고나서는 더욱 그랬죠.

 

  

2006년 『라이카는 말했다』, 『옛날에는 돼지들이 아주 똑똑했어요』로 한국안데르센상 대상을 수상한 이민희 작가는 그동안 현대 문명을 풍자하는 독특한 시선을 작품에 담아내 왔습니다. 이 책에서도 변함없이 동물세계에 우리의 모습을 빗대어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막 스케쥴표를 작성완료한 엄마로서의 제 마음이 뜨끔해질 정도로 말이죠.

 

 

드넓은 초원에 커다란 돌기둥이 쿵! 떨어졌습니다. 한가롭던 초원이 시끌벅적해졌죠. 사자는 그냥 돌기둥일 뿐이라고 했고, 원숭이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고 합니다. 

  

 

한참을 지켜보던 원숭이는 그림자의 위치가 바뀌는 것을 발견합니다. 원숭이는 그 현상을 이용하여 돌시계를 만들자고 제안합니다. "원숭이의 생각은 아주 멋졌어요.". 동물들은 돌시계를 보며 약속을 정하니 참 편하고 좋았죠.

 


 

 

 

원숭이는 돌시계를 더 잘 쓰고 싶었답니다. 그래서 시간표를 만들자고 하죠. 동물들은 시간표에 따라 규칙적인 하루를 보냅니다. 동물들은 모두가 똑같은 하루를 보내면서 즐거웠습니다. 그래서 점점 더 많은 돌을 가져다 놓게 됩니다. 똑같은 시간에 모여 밥을 먹고, 똑같은 시간에 놀고, 춤을 추고 노래하죠.


 

 

그런데 정해진 시간안에 식사를 마치지 못한 사자가 화를 내며 돌기둥을 무너뜨려버립니다. "돌기둥이 나의 하루를 조각조각 뽀개 버렸어! " 라고 외치면서 말이죠.

 


 

 

시계가 없어도 살 수 있다며, 나만의 하루를 되찾겠다는 동물들과 시계가 없으면 하루가 엉망이 될 거라는 원숭이들이 대립합니다. 그리고 결국 원숭이들이 돌시계를 들고 초원을 떠납니다.


 

 

원숭이들은 돌산에 돌시계를 세우고 " 돌시계에 맞춰 하루를 살아갑니다. ".


 


 

 

아이들은 책 속 이야기를 통해 시간의 개념과 시간의 흐름, 쪼개어 사용할 수 있는 속성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림책 속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서 서글퍼졌습니다. 어른도 아이도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직장 등 모든 사회 내에서 모두 똑같은 교육을 받고 똑같은 하루를 요구받고 있는 우리 인간의 현실을 꼬집는 듯 한 그림.

 

 

 

어른들의 자기계발서 중에는 시간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책들이 많습니다. 시간을 얼마나 계획적으로,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쓰는 것이 이른바 '성공' 또는 '목표성취' 를 위한 방법으로 제시되고는 하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얼마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마련할 수 있냐는 몸부림이기도 합니다.

 

 

 

▷ 어떤 어른의 생활계획표

 

 

 

밤톨군은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진화' 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원숭이가 사람으로 진화했구나~~" 라며 즐거워합니다. 그러나 돌시계를 둘러싸고 빚어지는 동물들의 대립과 갈등을 통해 작가가 던지고자 한 질문... "모두가 똑같은 시간에 맞춰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야 할까? " 라는 것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초등 1년생이네요. 녀석과 함께 시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시계가 없으면 하루가 엉망이 될 것이다" 라는「시간의 효율성과 사회적 규칙을 중시하는 의견」과  "나만의 하루를 되찾겠다." 라는 「개인의 개성과 기호를 존중하는 의견」이 대립되는 갈등 상황에 대해 언제쯤 생각을 나눠볼 수 있을까요. 온라인서점의 권장연령이 4-6세로 되어있지만 담겨있는 메시지를 생각해보면 작가의 다른 전작들처럼 그 이후 아이들에게도 생각거리를 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녀석의 다시 생활계획표를 들여다보며 생각합니다. 마음껏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해야할까? 학교 끝나고는 오히려 마음껏 놀게 해주다가 오히려 ( 남들은 여유롭게 보내는 ) 여름방학부터 계획적인 시간을 보내고자 시도해본 것이 씁쓸하게 느껴지네요. 비록 밤톨군이 배우고 싶어했던 수영이나 로봇과학 등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말이죠.

 

그나저나, 출판사의 책소개에 보면 "아이들이 그린 것처럼 자연스럽고 유머러스한 그림 속에는 앙리 루소의 명작을 패러디한 장면들도 숨어 있다" 고 하는데 어떤 장면일지 한참을 노려보아도 모르겠습니다. 앙리 루소의 정글 그림들 중의 하나일까요? 그림책 속 원숭이들이 따먹는 과일 모습이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하늘의 해의 느낌이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앙리 루소 그림을 몇 점 가져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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