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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연습 문학의 즐거움 45
린다 몰라리 헌트 지음, 최제니 옮김 / 개암나무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가족연습

린다 몰라리 헌트 글

400쪽 | 588g | 152*225mm

개암나무

 

 

내가 일상적으로 누려왔던 일들이 어떤 이들에게는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소중한 경험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내가 '누리고'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을 정도로 평범한 것들이 돌이켜보면 큰 '행복'의 편린들이었음을 이 책을 통해 깨닫는다. 그래,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평범한 일상을 아무런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가정 위탁' 제도. 친부모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이를 직접 키우지 못할 때 대신 다른 가정에서 아이를 맡아 양육해 주는 제도이다. 아이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생활하다 친부모의 양육 환경이 좋아지면 본래 가정으로 복귀하는 것이 목적인 제도라고 한다. 이 책은 12살 주인공 칼리가 이런 '위탁 가정'에 가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일들을 통해 그녀의 심리적 변화와 용서, 치유 과정을 감동있게 그려내고 있다.

 

그녀가 새로운 가정에 도착하여 느낀 첫번째 느낌. 설 자리를 잃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저 아들을 바라보는 머피 부인의 목소리, 엄마를 바라보는 아담의 표정, 부인이 아들의 이마에 입맞춤을 하는 모습을 보고 말이다. 아들이 그릇된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무언가를 바라보듯 아들을 바라보는  '낯선 언어' 를 이해하려 애쓴다. 그리고 "내게도 누군가가 이런 말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 라고 생각하는 주인공. 

 

 



 

농구시합을 위한 테스트에 부진했던 아들에게 격려를 하는 머피부인.

" 자, 기운 내. 다니엘. 넌 아직 경험이 많지 않잖아. 앞으로 점점 나아질 거야."

" 엄마는 우리 엄마니까 당연히 그렇게 말한 거예요. "

 

주인공은 이렇게 생각한다.

' 나는 다니엘에게 엄마라고 해서 모두가 당연히 그런 말을 하지는 않는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

 

주인공 칼리의 엄마는 여느 엄마와 다르다. 칼리가 처음 유치원 간 날에는 엄마가 데리러 오지 않아 밤늦도록 유치원에 남아 있어야 했고, 엄마가 파티를 열 때면 화장실 욕조에 밤새 웅크리고 있어야한다. 그리고 칼리가 반대한 새아버지와 결혼한다. 결국 그 새아버지의 폭력으로 '위탁가정' 에 맡겨지는 신세다. 이런 슬픈 기억들에도 불구하고 12살 칼리에게 엄마는 세상의 전부일 수 밖에 없다.

 

그럴 수 밖에, 이 세상 모든 아이에게는 엄마가 온 우주이니까. 내 아이에게 크나큰 우주의 역할을 해야하는 나, '엄마'라는 책임은 얼마나 중요한가... 잊지 말아야한다. 나는 내 아이를 낳으면서 '엄마' 라는 존재도 함께 낳았음을. 그리고 아이의 성장과 더불어 그 '엄마' 라는 존재도 함께 성장해야함을.

 

주인공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으며 나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왜 아무런 대가 없이 사람들의 요구를 들어주라는 식의 교훈을 주어야 하는가. 이기적인 소년과 바보 같은 나무 이야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 이 이야기가 왜 그리 널리 읽히고 사랑받고 있는가.

 

[ 아낌없이 주는 나무 / 시공주니어 ]


 

 

 

물론 친구 사이, 사람과 사람의 사이라면 마더 테레사같은 성인이 아니고서는 어려울 터. 그러나 아이에 대한 엄마의 사랑이라면 누구나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러나 그녀는 또다시 맞닥뜨린 커다란 벽 앞에서 뒷걸음질. 그녀의 머뭇거림에 코끝이 찡해진다. 어쩌면 좋을까. 이 가여운 아이를.

 

 

다행히 그동안 가난과 자신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상처받지 않으려고 애쓰며 까칠한 독설과 말장난으로 온통 가시를 내보이던 그녀는 그동안 받아 보지 못한 따뜻하고 헌신적인 사랑을 어떻게든 거부해보지만 점점 마음이 녹아내린다. 한편으로는 엄마에 대한 애증이 쌓여가며 그녀를 괴롭게 한다. 그럴 때마다 늘 다정한 눈빛으로 칼리의 뒤에서 슬픔과 외로움을 어루만져주는 머피 부인. 주인공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이해하는 그녀도 한때 '위탁아동'으로 살았다는 것!

 

 

 

원망스럽지만 결코 끊어 버릴 수 없는 진짜 가족과 상처 입을까 두렵지만 점점 더 정이 들어가는 머피 가족 사이에서 칼리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깨닫는다. 살면서 내가 한 일보다 하지 못한 일에 대해 더 많이 후회할 거라는 머피부인의 말을 떠올리며 그녀는 용기를 낸다.

 

『누군가에게 영웅이 되라.』

두렵지만 새로운 세상으로 나선 그녀는 이제 자신도 누군가의 영웅이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녀가 한걸음 내딛음으로 그녀의 세상도 이제 한 걸음 나아갔다. 그녀와 함께 내 세상도 한걸음 나아갔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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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상상 2014-05-19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확인했습니다. 수고많으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