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7
아달베르트 슈티프터 지음, 박종대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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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아가면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바뀌는 것 같다.

혼자 여행을 갔을 때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이 평생의 은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인생을 나아갈 때 자신을 비추어 줄 나침반이 되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처럼.

 

 

 

 

『늦여름』이 그랬다.

『늦여름』은 성장소설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생전 처음 알게 된 작가 아달베르트 슈티프터. 그를 가르켜 프리드리히 니체는 "『늦여름』은 읽고 또 읽을 가치가 있는 드문 작품이다."라고 까지 했다. 내가 읽어보니 알겠다. 순전히 '늦여름'이란 제목이 너무 끌려서 읽게 된 책인데 나는 굉장히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이런 성장소설이 다 있을까 싶은 내용으로 성장소설이자 연애소설이기도 했다.

사람이 걸어가는 길에는 무척 여러 갈래가 있지요. 뇌우가 저에게 인도한 이 길이 좋은 길인지 아닌지, 제가 이 길을 다시 걸어갈지 걸어가지 않을지 누가 장담하겠습니까? (1권, 102페이지)

 

 

좋았다.

두 권의 책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주인공의 자연에 대한 설명도 좋았고, 자연에 대한 열망도 좋았다. 주인공이 여행을 가서 뇌우 때문에 만난 장미넝쿨로 뒤덮인 집에 사는 어른을 만나 점점 더 예술 작품에 대해 알게 되고 문학과 고전 예술에 대한 숭고함을 깨닫게 되는 과정들이 어떨땐 경건하기까지 했다. 우리가 고전 작품이나 옛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나이가 어느 정도 든 사람들이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의 주인공은 아직 어린 나이인데도 그 모든 과정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예술 작품들을 받아들이는데 열린 마음을 갖고 있었다.

 

 

주인공이 열여덟 살이 되어 부모를 떠나 자신만의 삶을 살수 있었을때 주인공은 여러 산을 여행하고 탐사하게 된다. 자연에 대한 섭리를 이해하고 공부하고자 함이었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그가 여행을 떠났을 때 뇌우가 들이칠 것 같아 길을 가다가 장미 넝쿨로 뒤덮여 있는 아름다운 저택을 발견한다. 저택의 문을 두드리고 머리가 하얀 주인이 나와 저택의 내부를 안내해준다. 아름다운 대리석을 다치지 않기 위해 덧신을 신게 했고, 책방과 독서방 그리고 직접 지도하게 하는 예술품들을 복원하게 하는 목공예실까지 마치 가족처럼 안내했었다. 며칠을 그곳에서 편하게 묵고 꼭 다음 해 장미 필 계절에 방문해 달라는 주인 어른의 말을 듣고 그는 해마다 여름이면 아스퍼호프 저택을 방문해 아름답게 핀 장미의 아름다움을 누렸다. 그리고 장미가 활짝 핀 아스퍼호프에서 역시 손님으로 방문해 온 마틸데 부인과 부인의 딸 나탈리에를 만나게 되었다. 마틸데 부인과 나탈리에는 아스퍼호프의 주인 어른의 수양아들인 구스타프의 어머니와 누이였다. 아스퍼호프에서의 만남은 그의 평생의 인연을 만나게 된다.

 

 

나는 산꼭대기에 앉아 있을 때도 내 머리 위를 가득 채운 맑은 하늘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보았어요. 단단한 바위를 건너다볼 때도 바위 위에 떠도는 향기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보았어요. 산에서 사람들이 사는 세계를 내려다볼 때도 대지를 감싼 정적 속에 당신의 얼굴이 떠 있었고, 심지어 집에서 식구들의 얼굴을 들여다볼 때도 당신의 얼굴이 어른거렸어요. (2권, 121페이지)

 

 

인간은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힘들을 완벽하게 발휘하기 위해 인생 경로를 선택해야 하네. 그렇게 자기 자신을 최선으로 위하는 길이 사회와 국가 전체에도 가장 도움이 되는 길일 걸세.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말이지만, 따라서 자신의 길을 오로지 '인류에 유용하게 쓰이기 위해' 선택하는 것만큼 큰 죄악은 없을 것이네. (2권, 274페이지)

 

 

 

주인공의 인생에 커다란 역할을 하는 인생의 스승인 아스퍼호프의 주인 어른은 어쩌면 작가 자신과의 모습과도 닮았다. 살아온 날들이 조금쯤은 닮아 보였다. 아스퍼호프 주인의 젊은 날의 이룰수 없었던 사랑을 주인 어른은 주인공을 보며 사랑을 이루기를 바랬고 그를 진정한 예술 작품과 문학 등을 사랑하게 만드는 교육을 시키기도 했다.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 방면이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일들을 스스로 알아가겠금 만들기도 했다.

 

 

이 소설은 삶에서 한 사람을 만나 많은 성장을 하게 되고 인생의 배필을 만나게 하는 일도 순간의 열정 때문에 덤벼들지 않고 기다림을 배우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었다. 또한 사람의 진정한 면모는 가족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주인공의 배움, 예절, 인생에 대한 행로 등도 부모에게 배웠고 부모와 누이의 가족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여 다른 사람들을 대할때도 가족처럼 대했다는 사실이 그러했다.

 

 

 

 

내 책은 시대와 유행에 구애받지 않고 영원할 것이다. 나는 세속의 욕구나 단순한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름다운 감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글을 쓰기 때문이다. - 아달베르트 슈티프터

 

 

 

 

작가가 저렇게 말하지 않았어도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비슷한 감정들을 느꼈으리라.

이 작품이 1857년에 발표된 작품이란 걸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이 작품은 19세기에 적혀진 작품이어도 오래전의 작품이라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느껴졌다. 작가의 말처럼 시대와 유행에 구애받지 않는 작품으로 우리가 1세기가 지난 다음에 읽어도 이 책에 대한 아름다운 감성을 느끼게 될 것이라 생각되어졌다. 이토록 아름다운 작품이라니! 진정한 성장소설이란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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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린 사람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3
제임스 조이스 지음, 진선주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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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조이스하면 『젊은 예술가의 초상』『율리시스』라고 하는데 나는 사실 그 두 작품도 읽어보지 못했다. 최근에야 읽어보자고 마음먹었지만 이번에야 『더블린 사람들』부터 읽게 되었다. 책 뒷표지에 보면 이렇게 나와 있다.

 

 

20세기 문학사의 흐름을 바꾼 천재 작가 제임스 조이스 문학의 시작.

 

제일 먼저 『더블린 사람들』을 읽으라.

그것이 이 위대한 작가를 이해하는 유일한 길이다.   _ T.S. 엘리엇

 

 

이런 문구를 보고 어찌 읽지 않을수 있을까.

 

이 문구를 보니 『더블린 사람들』부터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제임스 조이스는 더블린에서 사는 중산층의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냈다. 총 15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글들은 때론 전혀 다른 소설로, 때론 비슷한 모습의 인간 군상들의 모습들이 들어 있었다. 

 

 

15편의 단편중 첫편 「자매」을 보면 플린 신부님이 '마비(졸중의 발작이나 매독과 같은 병 때문에 생긴다)'라는 병 때문에 죽었을거라고 생각하는 소년이 나온다. 주석을 보자면, '마비'라는 단어는 이 작품 전체의 주제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제임스 조이스는 『더블린 사람들』을 쓰면서, 마비라는 병폐가 다양한 모습을 하고 더블린 전역에 만연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단편들을 읽어보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죽은 신부님을 보러가서 신부의 자매들에게서 신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소년의 모습이 있다. 또한 친구의 누나를 집안의 창밖으로 내보다는 소년이 있고, 「이블린」에서는 엄마 없이 아버지와 동생들과 살고 있는 이블린이 나온다. 프랭크와 함께 밤배를 타고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떠나고자 하지만 끝내 떠나지 못하는 이블린.  마지막 단편「죽은 이들」에서는 아내를 사랑하는 주인공이 파티후 호텔로 와 아내와의 만남에 행복해하지만 아내의 마음속에는 오래전 사랑했지만 어린 나이에 죽은 남자를 아직도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을 향한 아내의 사랑이 거짓이었음을 알게되어 괴로워하는 모습들도 있었다.

 

 

마침내 나에게는 지겨워지고 말았다. 그 이유는 진짜 모험이 나 자신에게 일어나기를 갈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짜 모험이란 집에만 머물러 있는 사람에게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 모험은 반드시 밖에 나가 찾아야 한다고 나는생각했다.  (32페이지,  「뜻밖의 만남」중에서)

 

 

그는 자신도 모르게 자기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때가 종종 있었다. 그는 그녀의 눈에는 자기가 천사의 경지까지 올라가 있는 것으로 보이려니 생각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그가 그녀의 강렬한 본성을 자신에게로 점점 더 가깝게 결합시키려 하자 이상야릇한 몰개성적인 목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목소리는 자기 자신의 목소리이기도 했는데 그것은 영혼의 치유 불가능한 고독을 주장하고 있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포기할 수 없어. 우리는 우리 자신의 것이니까, 하고 그 목소리는 말하는 것 같았다.  (199페이지, 「가슴 아픈 사고」중에서)

 

 

 

  

서평용으로 그가 받는 신간 서적들이 몇 푼 안 되는 원고료보다 훨씬 더 반갑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는 갓 출판된 책들의 표지를 만지작거리고 또 책장을 넘겨보는 것을 엄청나게 좋아했다.  (중략)  그는 문학은 정치를 초월한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332페이지, 「죽은 이들」중에서)

 

 

위의 글에서 보다시피 그 시절에도 서평 도서가 있었던가 반가워서 이 글을 옮겨왔다.

그때나 지금이나 책이 나오면 서평용으로 돌리기도 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출판된 책을 좋아서 만지작거리고 책장을 넘겨다 보고 했었다는 사실에 무척 반가웠다.

 

 

책을 읽다보면, 특히 단편들이 열린 결말인 경우를 많이 봐왔다.

책 내용이 짧고, 짧은 글속에 함축된 내용들이 많아 한번 읽어서는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두세 번 읽으면 아아,, 그랬구나 하고 이해하기도 하는데, 제임스 조이스의 글이 그러했다. 15편의 글들이 다 열린 결말이다. 『더블린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에게 어느 작품 하나 해피앤딩이 없고, 술술 읽혀지는데 반해, 읽고 나서는 책의 내용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인가 깊이 생각하게 만들었다. 열린 결말이 책을 읽고 나서도 그 여운이 오래가는 법인데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을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의문스럽다. 그의 다른 작품을 이해하자면 이 작품부터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이 작품을 한 번 읽었고 그의 다른 작품들을 읽으면 내가 제임스 조이스의 문학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의 다른 작품을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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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 대모험 - 2012 제6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9
이진 지음 / 비룡소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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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바이킹을 타던 때가 어렴풋이 떠오른다.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말로만 듣던 바이킹을 처음 본 것도 십대 후반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아니면 막 스무살을 넘겼을 때 일수도 있고. 그저 신기했다. 하늘 높이 올라갔을때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소리를 마구 지르고, 높은 곳에서 아래쪽으로 내려올때는 심장이 뚝 떨어지는 줄만 알았던 그 기억들. 겁이 많기 때문에 한동안 멀리하다가도, 다시는 타지 않는다고 해놓고도, 또 다시 그 아찔함을 느껴보고 싶어 자꾸자꾸 타고 싶었었다. 또한 청룡열차도 마찬가지였다. 청룡열차를 타고 하늘을 질주하는 것 같았던 느낌들. 생경하면서도 짜릿한 즐거움을 주었던 놀이공원이 연인들의 함께 해보고 싶은 데이트 코스라고도 했었다.  

 

 

이제는 그런 아찔함과 짜릿함을 느끼는 것도 싫증이 났나.

아니면 아직도 두려운 것인가. 이제는 아이들과 놀이공원 가본지도 오래됐다. 자유이용권을 끊어 아이들 만을 보내거나 따라다니는 것도 안한지가 꽤 된것 같다. 이런 내게 처음 놀이공원을 갔을 때의 설레임과 흥분을 안겨주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책을 읽게 되었다. 현재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아닌 1980년대의 청소년의 이야기이다. 그것도 그 시절을 겪어 본 작가가 아닌, 그 시절에 태어난 작가가 이 글을 썼다는 게 놀라웠다. 

 

 

공부라곤 뒷전이고, 잘 사는 같은 반의 부반장의 집에 쳐들어가 만화책을 보기도 하고, 게임을 하기도 하며, 매일 친구들과 어울려다니며 놀기를 좋아하는 중학교 3학년의 최승협.

승협에겐 이곳 저곳의 공장을 옮겨다니며 투쟁을 하는 부모가 있고, 어렸을때부터 심장병을 앓아 다니던 학교도 국민학교 5학년때 포기하고, 학교를 다녔으면 중학교 1학년이었을 여동생 최은경은 똑똑한 머리로 초등학교 자격도 검정고시로 쉽게 따버렸고, 지금은 중학교 졸업 자격을 위한 검정고시를 앞에 두고 공부를 하고 있다. 가난 때문에 돈이 없어 심장 수술도 하지 못하고, 엄마는 그런 여동생이 불쌍해 머리가 벗겨진 대통령의 부인이 하는 심장재단에 자주 편지를 쓰고 있다. 돈이 없는 사람을 위해 심장수술을 공짜로 해줬다는 소리를 동네 누군가에게 듣고부터였다. 벌집같은 주택들 사이 방 한 칸이 고작인 자신들의 살림엔 심장수술을 해줄 형편이 도저히 안되었기에 어떻게라도 무료로 은경을 살리고 싶어서였다.

 

 

 

 

이런 승협에게 "동양 최고 테마파크 <원더랜드> 완공 초읽기" 라는 광고를 스포츠 신문에서 본 뒤부터 학교의 반 아이들과 승협은 설레기 시작한다. 하지만 도저히 갈 형편이 되지 않았던 승협은 공짜로 들어갈 수 입장권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거길 가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부반장 집에서 가에로 빌려운 보물섬이라는 잡지에 응모해 입장권을 타게 되었다. 드디어 원더랜드 개장 날, 입장권을 가지고 원더랜드에 도착한 승협은 당첨된 35명과 함께 커다란 상품이 걸려있다는 말에 그 상품을 타고자 1등을 하고 싶다. 원더랜드를 탐험하게 된 승협은 피부가 까무잡잡하고 옷엔 땟국물이 흐르는 35번 번호를 가진 여자애를 챙겨주기도 하며 경기를 한다.

 

 

1980년대의 경제 상황과 집권한 사람을 향한 분개와 함께 그 시절의 청소년인 승협이 하고 싶은 것, 누리고 싶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또한 사춘기 소년답게 여자애를 보며 조금은 마음이 설레이기도 하는 감정을 나타내며 전체적으로는 원더랜드에서의 모험을 담았다. 꿈과 환상의 모든 곳 원더랜드는 과연 승협이 꿈꾸었던 곳인가를 우리에게 묻는다. 하늘을 향해 나아가는 짜릿함과 하늘 아래에서 떨어지는 아찔함이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삶엔 하늘과 땅만 있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승협이 꿈꾸었던 이상향과도 같은 원더랜드는 어른들의 욕망이기도 했다. 그곳에서 상품을 타겠다는 1등을 향한 일념으로 경기를 하는 승협의 모습은 어른들이 살아왔던, 아이들이 살아가야할 세상이기도 하다는 걸 말해주고 있다. 소음이 다 들리는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이웃집들속에서 원더랜드를 향해 집 밖을 나서지만 결국엔 원더랜드도 별거아니었다는 것을 느낀 승협을 보며 조금쯤은 안도했다.

 

 

그 시절을 겪어온 어른들이 읽으면 많은 부분을 공감할 수 있겠고 그 시절을 겪은 부모들을 청소년 아이들은 조금쯤은 이해할 수 있겠다. 부모도 아이들도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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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문이 나를 새길 때
김지운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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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씨가, 형이 호수 같은 사람이라고 그랬거든요."

 

"호수라고 해서 늘 잔잔한 것만은 아니다."

 

"호수는 주변의 모든 풍경들을 물그림자로 고요히 품고 있잖아요."

 

"깊을 뿐만 아니라, 전부를 다 품어 안고 있는 사람."

 

 

호수 같은 사람 하무진이 이슬 내린 연보랏빛 제비꽃 같은 그녀 민연하를 마음에 품어버렸다. 하재경의 피앙세인 그녀를. 사랑이 이렇게 소리도 없이 와 버려도 되는 것인가. 가만가만 속삭이듯이, 어느 틈엔가, 그의 마음을 비집고 들어와 버렸다. 챙겨주고 싶은 그녀를, 조금씩 챙겨주다보니 그녀와 단 몇 시간을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그는 행복했다. 아침, 저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그것도 모자라 그의 시선이 비치는 곳에 그녀를 놓아두고 싶었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이 조금씩 그녀에게 가고 있을때, 그런 그의 마음이 혼자만의 감정이 아니란 것을 어느 순간에 느껴 버렸다. 느낌이란 게 통렬하게 주관적이라는 자신이 했던 말처럼, 그가, 그녀가, 사랑이란 감정을 통렬하게 느끼고 있었다. 자신들의 감정들을 도저히 입 밖에 내보내지 못했지만, 그는 오로지 한 사람에게만 눈빛을 건넸다. 그의 눈빛들이 저절로 그녀의 마음으로 스며들어와 아프면서도 좋았다. 그저 바라보는 게 좋았다. 그 함께하는 잠시의 시간들이 좋았다.

 

 

온 밤을 뒤척이게 하는 이유는 민연하 너. 내 불면의 근원은 단 한 사람.

 

이슬 내린 연보랏빛 제비꽃.

 

 

 

 

연홍주를 향한 차경욱이 나를 먹먹하게 하고 애틋하게 했을때, 나는 차경욱 같은 사람이 정말 좋았다. 그런데 이젠 이 책을 읽고 나니, 민연하를 마음에 품어버렸던 하무진 씨가 정말이지 좋아져 버렸다. 이 세상에 이런 사람이 정말 있을까. 이토록 한 여자를 깊이 사랑하는 남자가 다 있을까. 사랑한다면 자신이 가진 지위를 위해서라도 민연하를 어떻게든 제 사람으로 만들텐데도 이 남자, 하무진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저 연하의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아주 짧은 입맞춤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저 연하를 바라보고 있는 하무진이었다. 연하가 색색의 옷감으로 지어준 잠옷을 감히 입지도 못하고 머리맡에 올려두곤 잠을 청했다. 연하 생각에 나쁜 꿈을 꾸어 잠들기가 힘들면 아예 잠을 자지 않았고, 또한 꿈속에서라도 그 나쁜 꿈을 즐기려고까지 했다.

 

 

연하의 시선을 따라 먼 어느 곳을 바라보며 무진은 생각을 했다. 어쩌면, 이 안타까움이 혼자만의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리고 어쩌면, 자신보다는 연하가 더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   (134페이지)

 

 

이렇게 민연하를 마음에 품어 버린 무진 씨가 참 멋졌다.

사업을 하는 남자인데도 도무지 경영인 같지가 않았다. 영화 제작을 하고 있어서인가. 그래서 로맨티스트인가. 자신의 눈빛이 드러난 줄도 모르고 그렇게 한 여자 만을 향한 눈빛이 참 애절했다. 이런 무진에게 달려드는 여자가 없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하무진과 민연하의 사랑이 아프면서도 기쁨인 이유, 아마 이들의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서로를 향한 순수한 마음. 마음이 다 들여다 보이게 하는 거짓말들이 아팠다. 아니, 그런 표현들이 참 이뻤다. 슬퍼도 일부러 밝음을 내보이는 그들의 다정한 말투, 마치 가까운 사람들처럼 짧게 말하는 그 말투들이 참말 이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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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인 줄도 모르고 놓쳐버린 것들 - 지금 당장 행복해지는 100가지 방법
에이미 스펜서 지음, 박상은 옮김 / 예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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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것.  행복해지는 것도 방법이 있을까? 우리가 행복해지는 방법은 특별한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너무도 진리 같은 말. 거창한 것에서, 멀리있는 곳에서만 행복을 찾으려 하지 말고, 우리 곁에서 숨쉬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했던 것을 우리는 시간이 지나서야 아는 것 같다. 그때 알았으면 더 행복했을것을, 우리는 더한 것들에 욕심부리느라 그 일상적인 것들이 행복이었는지 시간이 지나고서야 알게 된다.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는 것 같더라.

 

 

서너 살짜리 아이들이 둘이나 있어 좀처럼 내 시간이라고는 찾을수도 없을때 나보다 나이가 더 드신 어른들은 그때가 제일 좋았다며, 나중에 좀더 시간이 지나면 이때가 제일 좋았다고 느낄거라 말씀하셨는데 그때의 나는 그걸 몰랐었다. 그저 내 시간이 부족하고, 내 시간을 갖고파서 아이들이 우는 것도 힘들었었다. 그때로부터 꽤 많은 시간이 흐르고 보니 그때 말씀하셨던게 실감이 난다. 지금 어린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들었던 말을 똑같이 하고 있으니.

 

 

내 시간을 갖는 지금도 좋지만, 아이들이 어렸을때 함께 했더 시간들이 훨씬 좋았다는 걸 지금은 알겠다. 그때가 진정 행복했음을 이제야 알겠다.

 

 

 

 

 

그러고보면, 요즘 사람들에게 '행복'이란건 커다란 화두인가보다.

이처럼 행복에 대한 책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걸 보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가 보다.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아무리 여러 책에서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려줘도 '나는 불행한 사람이다'라고 말할수도 있겠다.

 

 

 

희망은 선택이다. 당신은 좋은 일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믿기로 선택할 수 이다. 그리고 희망이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질 때 희망을 되살리는 것은 당신에게 달렸다. 희망은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만져지는 열쇠 같은 것이 아니다.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잘 될지를 그려봄으로써 당신 안에 희망을 불러일으키라.  (299페이지)

 

 

'지금 당장 행복해지는 100가지 방법'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에이미 스펜서의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주변 이야기와 함께 소개하면서 아주 간닪 행복해지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물론 아주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는 마음가짐이 중요할 것이다. 욕심이 많은 사람들은 좀처럼 행복해질 수 없으니까, 자신의 욕망을 조금만 낮추면 되는 것이니 특별히 어렵지 않다. 저자는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마음에 든다고 말하라거나 기분이 울적할 때 즐겁다고 말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했다. 힘든 순간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함으로써 기분이 좋아질 방법을 찾아 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이다. 행복도 불행도 모두 자기에서 나오는 것라고 할 수 있다.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게 행복해지는 비결이다.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기쁘게 받아들이는 데 있다고 작가도 말했다. 행복해지려면 어두운 면보다는 사물의 밝은 면을 보라고 했다. 또한 자신의 마음을 마음껏 표현하는 것도 행복해지는 비결이라고 했다.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며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것이다.

 

 

행복의 비결은 우리가 하는 일을 어떻게 보느냐에 있다. 그리고 삶은 밝게 볼수록 좋다. (308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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