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아파네카 이사벨 - 5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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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신맛과 진하고 부드러운 단맛이 있는 원두다. 다른 회사의 제품보다 알라딘 커피가 더 신선하고 맛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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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를 걷는 신라공주 - 신라공주와 페르시아왕자의 약속
이상훈 지음 / 파람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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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쉬나메는 통일신라를 배경으로 한 구전 서사시다페르시아왕자와 신라공주가 결혼하여 아들 페리둔을 낳았고페리둔은 이슬람에 의해 빼앗긴 페르시아를 되찾기 위해 이슬람 왕조를 다시 일으킨 이야기다쿠쉬나메를 보면 페르시아와 통일신라가 실크로드를 통해 문화 교역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복 입은 남자의 작가 이상훈은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이란에서 살았던 친구에게 들은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전래동화처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를 역사소설로 풀어볼 생각을 하던 차에 쿠쉬나메가 영국국립박물관에서 발견된 것을 보고 신라와 페르시아의 연관성을 찾아 역사적 기록을 뒤지기 시작했다기록을 파면 팔수록 신라와 페르시아가 실크로드를 통해 문화적 교류를 했다는 사실에 이르게 되는데혜초가 왕오천축국전을 쓰기 위해 방문했던 기록 또한 시기적으로 비슷했다이렇게 탄생한 소설이다구전된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로 인정할 수는 없다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으나 자료를 보면 신빙성이 없다고 할 수도 없을 것 같다.


 

 

 

한복 입은 남자처럼 역사에 드러난 몇 개의 사실로 상상력을 발휘해 실제로 있었을 수도 있다는 가설에 이르게 된다방송국 피디인 주인공이 어릴 적 이란에서 들었던 이야기와 과거 페르시아인의 피가 흐른다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페르시아 왕자가 신라공주를 만나고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찾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아랍군에 의해 페르시아 제국이 멸망하자 페르시아 왕자 아비틴은 왕의 간곡한 청으로 옥새를 들고 훗날을 도모하기 위해 당나라로 향한다그 전에 바실리 즉 신라의 사신 화랑 죽지랑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당나라로 향했으나 그곳에서도 아비틴은 안전하지 못하다페르시아 왕자를 쫓는 아랍군에게 위험인물이었다당나라 고종은 아비틴을 보호하려고 했지만고종이 병석에 눕게 되자 이익에 눈이 먼 측천무후는 아비틴을 아랍군에게 내주자고 한다아비틴은 당나라에 있었던 의상 대사를 알게 되어 신라로 떠난다.


 

 

 

신라에 도착한 아비틴은 문무왕의 환대를 받고 의상과 의상의 소개로 원효를 알게 된다요석공주가 머문 요석궁으로 찾아가 원효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신라의 공주 프라랑을 만나 서로 좋아하게 된다페르시아 왕조를 되찾기 위해 떠도는 유민들을 모아 훗날을 도모했던 페리둔이 안녹산의 난을 일으킨 안녹산을 도왔던 것도 결국 나라를 찾으려 했다고구려 출신 당나라 장군 고선지와의 인연도 시기적으로 가능하다고 보았던 거 같다.


 

마치 한편의 전래동화처럼 여겨진다사실일 수도 있고 구전설화일 수도 있지만흥미로운 주제인 건 틀림없다우리가 콩쥐팥쥐나 장화홍련’ 이야기와 비슷하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나라는 백의민족이라고 말해왔다다른 나라의 피가 전혀 섞이지 않는 순수한 민족이라고 말이다하지만 수로왕과 허황후의 이야기도 그렇고페르시아왕자와 신라공주가 만나 아들을 낳았다는 이야기를 보면 아주 오래전부터 다른 나라의 피가 섞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과 이란의 친교와 인연의 상징인 테헤란로가 서울의 강남에 있다테헤란에는 서울로가 있는 것처럼 한때 가까웠던 이란과 한국이 어떻게 멀어졌는지 모르겠다책의 뒷면에 실린 이란과 한국의 인연과 그 흔적들의 사진들을 보며 사실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겠다페르시아 왕자는 정말 신라로 와 신라 공주를 만났을까페르시아는 그저 실크로드의 끝에 있는 신라를 이상향처럼 여겨 이런 구전설화가 탄생했던 것일까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다만 구전설화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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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은 과연 어떤 소설이기에 한 사람이 오직 뒤라스라는 하나의 이름에만 사로잡히도록 만들었을까?


 

스물여덟 살의 청년 얀 르메(얀 앙드레아)는 고등학교 시절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을 읽고 깊이 빠져들었다. 뒤라스를 열광하며 그의 작품을 모두 읽은 후, 작가를 숭배하게 되었다. 얀 르메는 뒤라스의 16년을 함께 한 마지막 동반자였다. 이 문장을 읽은 우리는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을 읽지 않을 수 없다.


 

연인처럼 금지된 사랑의 언어가 가득할까. 그 기대감을 무너뜨리기라도 하듯 소설은 다섯 명으로 구성된 친구들의 이탈리아의 휴가지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한다. 네 살 난 아이가 있는 사라와 자크 부부, 지나와 루디 부부, 그리고 다이아나다. 7년을 함께 산 부부들의 관계는 저마다 권태기에 가깝다. 사랑과는 동떨어진 관계. 비가 오지 않아 덥기만 한 휴가지는 그야말로 나른하다. 마치 이들의 관계처럼. 늦게 일어나고 밤늦게 식사를 하는 습관은 더위만큼 나른하게 만든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다.


 

사랑은 종종 권태를 동반한다. 루디나 지나처럼, 자크나 사라처럼. 휴가지에 한 남자가 찾아오는데, 그는 모터보트를 가졌다.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을 뒤로하고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다른 사람들은 다이아나를 그 남자와 엮어주려고 한다. 배를 가진 남자는 불현듯 사라의 존재를 깨닫고는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했다.


 

남자의 시선을 눈치챈 사라는 그 남자를 욕망한다. 하룻밤의 일탈을 하지만 굳이 다른 사람들에게 숨기지 않는다. 사라의 남편 자크도 눈치챘을 법하지만 별다른 표현을 하지 않는다. 그저 멀리서 사라와 남자를 바라볼 뿐이다. 사라가 그렇게 행동하는 데는 자크가 어떤 식으로든 외도를 했을 거라 짐작하게 된다. 가까운 장소에 남편이 있어도 사라나 남자는 거침이 없다. 내일 밤을 예약하고 그 순간을 즐긴다.


 

휴가지에서는 지뢰를 제거하던 한 젊은 청년이 폭사했다. 청년의 노부모는 이곳을 찾아와 청년의 조각들을 찾기 시작했다. 사망신고서에 사인을 거부하여 여러 사람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나는 산에 있는 노부부에게 음식을 가져다주고 마을 사람들이 다 알 정도로 루디와 자주 싸운다.


 

사랑의 언어를 속삭일 때가 가장 짜릿하다.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훗날을 기약하지 않는다. 휴가지에서의 짧은 만남으로 치부한다. 남편과 처음에 만나 거침없이 사랑했었던 감정을 떠올리며 누구와의 관계도 그렇게 될 것이다.

 


내적인 마음들이 생략되어 있었다. 가령 루디가 사라에 대하여 좋지 않은 말을 자크에게 했던 것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저 냉소적인 사라를 말했을 거라 짐작만 할 뿐이었다. 루디와 지나의 사랑도 만만찮다. 그렇게 큰소리로 자주 싸워도 누가 봐도 사랑하는 부부처럼 보인다. 사랑의 형태는 이처럼 다양하고 변덕스럽다.


 

세상의 어떤 사랑도 사랑을 대신할 순 없어. (237페이지)

 

사랑엔 휴가가 없어. 그런 건 존재하지 않아. 사랑은 권태를 포함한 모든 것까지 온전히 감동하는 거야, 그러니까 사랑엔 휴가가 없어.

(중략)

그게 사랑이야. 삶이 아름다움과 구질구질함과 권태를 끌어안듯, 사랑도 거기서 벗어날 수 없어. (306페이지)


 

소설을 다 읽고, 얀 르메가 그토록 좋아했다는 거에 동조할 수 없었다. 다시 처음부터 읽기 시작하니 놓쳤던 문장들이 새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책이란 그런 것이다. 아무리 천천히 읽었다고 해도 놓쳤던 단어가 혹은 잊었던 문장을 새롭게 발견한다. 마치 사랑을 다시 깨닫는 것처럼. 권태를 극복하고 새로운 사랑을 발견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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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0-18 1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뒤라스인데다 녹색광선 양장본. 냉큼 찜해 갑니다. 브리즈님 리뷰 잘 읽었어요 ^^

새파랑 2021-10-18 1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녹색광선 양장본 너무 깔끔하고 좋은거 같아요 ㅋ 저는 약간 <연인>의 순한 맛으로 읽었는데, 두번 읽어야 느낌이 오나 보네요~~!
 
다다다 - 김영하 인사이트 3부작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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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를 좋아하게 된 건 예스24에서 주최했던 컬래버레이션 파티에서 강연을 듣고부터였다. 이 책에도 실린 강연 내용이 무척 좋았다. 그 명쾌한 논리가 마음에 들어 작가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작가의 소설을 많이 읽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나는 작가가 출판하는 책 주변을 서성거렸다.


 

초반본으로 읽고 이번에 합본으로 나온 책을 다시 읽고 느낀 건 역시 그의 산문은 정말 좋다는 거다. 작가와 함께 김영하북클럽에 참여하며 함께 읽는 독서도 좋지만, 그의 글이 더 좋다는 거. 이제 작가의 장편 소설을 읽고 싶다는 마음이다.


 


 

 

다소 두꺼운 책이지만 워낙 글맛이 좋아 술술 읽힌다. 작가가 가진 생각들을 엿볼 수 있으며 작가가 읽은 책을 함께 읽는 느낌도 컸다. 책을 많이 읽은 작가답게 여러 책을 인용한다. 특히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오디세이아는 꼭 다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혼자 읽기 버겁다면 함께 읽으면 더 좋을 책이다. 자주 언급한 책이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와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이다. 돈키호테는 읽어서 작가의 말에 마구 동조하며 읽었다. 다만 보바리 부인은 축약본만 읽었을 뿐 제대로 읽지 않은 책이다. 고전문학 중 이런 작품이 많은데 시간 날 때마다 읽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작가의 말처럼 사람들이 처음 읽으면서도 다시 읽고 있다고 말하게 되는 책중 하나가 아닐까.

 


소설이 우리 자신의 비밀에 대해 알려주는 유일한 가능성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어쩌면 그중에서 가장 이상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내가 모르는 내 숨겨진 모습과 만나기 위해 책장을 펼친다. (345페이지)

 


책을 읽으며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경험한다. 책을 읽으며 숨겨진 내 모습을 새로이 발견하기도 한다. 그동안 감춰왔던 마음은 이처럼 책을 읽으며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에세이의 특성이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생각들을 알 수 있다는 게 아닐까 싶다. 대학교 3학년때부터 ROTC 후보생이었고 4학년 여름 훈련에 참가하지 말라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만약 내면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학군단 훈련에 참여하여 장교로 임관했다면 지금의 김영하 작가는 없었을 거라는 이야기는 여러모로 생각에 잠기게 한다. 우리는 종종 내면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않나.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미래의 시점에서 현재의 파국을 상상해보는 것은 지금의 삶을 더 각별하게 만든다. 그게 바로 카르페 디엠이다.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은 그렇게 결합돼 있다. (96페이지)

 


작가가 군부대 강연회에서 스펙도 변변찮고 학벌도 시원찮은데 어떻게 하면 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 말에 그는 안 될 거라고 말했다고 한다. 암울한 미래지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여느 강연자와 다르다. 소설을 읽어보라고 하며 실패가 끔찍하지만은 않다는 거, 인간이 존엄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현실을 직시하되 그 안에서 최대한의 의미와 즐거움을 추구하자는 그의 생각이 마음에 곧장 파고든다.


 

식자공은 신문을 조판하는 숙련 노동자였다. 1988년 한겨레 신문이 창간되면서 컴퓨터로 대체되어 그 뒤로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숙련 노동자는 비숙련노동자로, 비숙련노동자는 기계로 대체되는 세상이다. 1995, 아직 비정규직이라는 단어가 낯선 시대에 작가는 대학원의 논문 주제를 언론 기업의 비정규 노동에 관한 연구로 선택했다고 한다. 이 부분이 오랫동안 뇌리에 남았다. 그동안 사회변화에 너무 수동적인 생각을 갖지 않았나 했던 부분이었다.


 


 

 

책을 읽는 사람은 강하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공감과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더 나은 세상과 삶을 상상하기 시작한다. 생각과 상상은 결국 인간을 행동하게 만든다. (10페이지)

 


소설가의 장래희망이 소설가라고 한다. 장래에도 계속 소설을 쓰겠다는 작가의 바람이 인상적이다. 책을 읽는 우리는 좀 더 행동하는 인간으로 변할지도 모른다. 정체되어있지 않고 행동하는 우리. 우리 사회도 좀 더 변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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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0-14 1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영하는 말도 참 잘하죠. 전 두 번 들었는데 한번은 소설 관련 강의였는데 이곳 부산에 처가 가까이에 있는 구청 강의실에서였어요. 또 한번은 영화의전당 지비에서였는데 두 번 다 처가 이야기를 하더군요. 발성은 좀 웅얼거리지만 내용이 정연하고 유머도 있구요.
다다다. 합본해 두껍게 나왔네요 노란색 표지와 노란 잔에 카페라떼 아주 잘 어울려요 이쁘네요 ^^ 좋은 하루 보내세요 브리즈 님.

Breeze 2021-10-14 13:53   좋아요 1 | URL
합본이 예쁘게 나왔어요.
감사합니다. 프레이야님.^^

꼬마요정 2021-10-14 1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합본이 나왔군요. 저도 보다 읽다 말하다 좋더라구요. 읽던 부분 마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맞아요. 호메로스랑 돈키호테, 보바리 부인 얘기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우와, 브리즈님 덕에 잊고 있던 좋은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어요. 고맙습니다^^

Breeze 2021-10-14 13:54   좋아요 2 | URL
구매한지 몇개월이 지나서야 읽게 되었어요.
두꺼운 책은 일단 책탑 아래로 자꾸 내려가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꼬마요정니^^

막시무스 2021-10-14 1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3권 분책된거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생각의 시선을 가지고 이렇게 편안한 글을 쓸수 있을까하며 재미있게 읽은 책인데 합본이 나왔다니 또 한권 가지고 싶다는 물욕이 샘 솟네요!ㅎ 즐건 하루되시구요!

Breeze 2021-10-14 13:55   좋아요 2 | URL
책 물욕은 거침없는듯.. ㅋㅋ
감사합니다. 막시무스님^^

mini74 2021-10-15 1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이 책이 합본으로 예쁘게 나왔네요. 저는 따로따로 갖고 있어서 ㅠㅠ 이 시리즈 참 좋다라고요. 합본 예뻐서 탐나네요 ㅎㅎ
 
일몰의 저편 이판사판
기리노 나쓰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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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을 때면 결말이나 진행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있다.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혼자서 주절거릴 때가 있다. 소설이 많은 사람을 만족하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다양한 감상 혹은 평가가 따르게 된다. 소설은 작가의 작품이다. 취향이 아니라고 해서 작품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작품 판단하고 평가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기리노 나쓰오의 일몰의 저편은 이 책의 발행편집인인 김 사장의 글에 유혹당해서 읽게 되었다.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책의 내용이 궁금해 견딜 수 없다. 작가의 작품을 몇 편 읽었지만 전작주의에 임할 만큼 매력적인 작가라고 여기지 않았는데 어쩐지 자주 읽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성애소설을 주로 쓰는 작가가 문화문예윤리향상위원회로부터 소환장을 받고 어느 외딴 바닷가의 요양소에 감금되며 일어나는 이야기다. 강간이나 폭력, 범죄를 긍정하는 것처럼 썼다는 독자의 고발이 있었다고 했다. 문예윤리위원회 즉 문윤은 작가가 자기 작품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훈련하게 하여 교정 즉 갱생을 시키는 역할이다. 작가 마쓰 유메이(마쓰시게 간나)가 도착한 건물은 외부와 단절되어 감옥이나 마찬가지였다. 이곳에 감금된 작가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없으며, 식당에서조차 벽을 바라보고 식사를 해야 했다. 마쓰 유메이는 그들의 말을 잘 들으면 나갈 수 있다는 희망에 그들이 원하는 작문을 쓰기 시작한다. 그가 쓰지 않은 종류의 글이었다.

 


모두에게 올바른 소설이란 어떤 것일까. 그들에게 순응하기로 한 작가는 처우가 달라진 것을 느낀다. 바닷물 냄새가 배어 있는 미지근한 물에서 얼음조각이 들어간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다는 거다. 감점 7점을 받아 7주간의 격리 생활을 해야 하는 작가에게 이제 남은 기간은 한 달여 남짓. 곧 나갈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들은 작가라는 표현자들, 특히 사회적 상식과 동떨어진 작품을 쓰려고 하는 작가들을 섬멸하려고 합니다. 물론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사람들도 저들에게 동조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정부 말을 잘 듣는 우민을 대량생산하는 것이겠지요. (201페이지)

 


문윤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과는 다르게 독자들을 현혹시키는 작가들을 배제하고 갱생시키는데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에도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쓰는 작가들을 비판하고 매장하려 한 적이 있었던 것처럼. 그것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소설일 뿐이지만 일본도 이렇다는 것인가. 그저 작가의 상상일 뿐일까. 진행중이라는 것인가.

 


누구라도 공감할 아름다운 이야기만 쓴다면 미래는 어떻게 될까. 독자들은 아름다운 이야기에 금방 싫증 내고 말 것이다. 더 강력하고 짜릿한 이야기를 원할 수 있다는 거다.


 

 

 

작가가 외딴 요양소에 감금될 경우 대부분 다른 소설에서는 작가들이 서로 힘을 합해 그곳을 뛰쳐나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 소설 속 작가들은 무력하다. 체제에 순응하거나 그렇지않으면 죽음을 택한다. 과연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왜 방법을 찾지 못하는지 안타까울 뿐이었다.

 


무언가 해결을 바랐던 거 같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 인정받는 것, 순응하는 게 작가가 아니라 작가들을 가두고 갱생하려는 그들이었으면 하고 바랐다.

 


시시한 논리 들먹이지 마. 작품은 자유야. 인간의 마음은 자유니까. 무엇을 표현해도 돼. 국가권력이 그걸 금지하면 안 돼. 그게 검열이야. 파시즘이라고. (317페이지)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작가의 생각을 짐작하게 했다. 인간의 다양성. 다양한 인간만큼이나 그들의 고통도 다채롭다는 것. 작가는 다양한 인간의 고통을 작품으로 나타내는 역할을 하는 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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