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레즈 서클 1
로버트 러들럼 지음, 김양희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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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 '본 시리즈'를 보았을때의 그 느낌을 기억한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액션과 스릴 때문에 영화가 시작되고 끝나는 시간까지 숨을 제대로 쉴수 없었던, 영화가 끝나고서야 날숨을 내쉬었다는 것. 그래서 본 시리즈인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을 다 보게 되었다. 영화의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배우 맷 데이먼을 좋아하기도 해 더욱 챙겨 보았다. 이번에 '본 레거시'가 새로 개봉하던데 제이슨 본 역할에 맷 데이먼이 아니어서 살짝 실망하는 중이다. 주연 배우를 보니 '미션 임파서블'에서 약간 어리버리하게 보였었던 배우 제러미 레너 가 그 역할을 맡은것 같다. 물론 연기파 배우 에드워드 노튼도 나와 꼭 봐야할 영화라고 손꼽고 있다. 007 시리즈가 잠시 주춤했을때 개봉한 본 시리즈는 세계의 영화팬들을 매료시켰었다. 이러한 본 시리즈를 쓴 작가, 일명 스파이스릴러의 공식을 만든 거장이라고 이름 붙여진 로버트 러들럼의 작품을 읽게 되었다. 제목만 보고서는 본 시리즈의 작가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읽어볼수록 역시 '본 시리즈'의 작가란 생각이 들었다.

 

 

로버트 러들럼의 『마타레즈 서클』은 1979년에 씌여진 작품으로 냉전시대의 소련의 KGB 요원과 미국 CIA 요원의 활약을 담았다. 책 표지에서부터 쫓고 쫓기는 자의 이미지가 풍긴다. 작가 러들럼은 세계 유일 정부를 창조하고 세계적인 규모의 경제 권력 창출하려 했던 삼각 위원회(Trilateral Commission)의 소문에서 마타레즈 위원회의 영감을 얻고, 이 책의 중요 인물인 양치기 소년 또한 스페인의 어느 사업가를 본떠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코르시카 섬의 열병, 마타레즈.

미국의 합참의장과 소련의 일류 핵물리학자가 암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양국의 정상들은 KGB 요원인 서펀트라 불리는 바실리 탈레니예코프와 일명 베오울프 애거트로 불리는 브랜던 스코필드를 용의자로 지목한다. 이 두 사람은 악연으로 묶여 있다. 탈레니예코프가 사랑했던 여자를 누군가가 강간하고 죽이자 탈레니예코프는 스코필드의 아내를 죽여버린다. 너무나 사랑했던 아내를 탈레니예코프에게 잃자 스코필드는 탈레니예코프의 남동생을 죽여버린 전적이 있었다. 서로의 존재를 너무도 깊이 알고 있는 이들은 만나기만 하면 서로를 죽일것 같은 사이였다. 탈레니예코프는 그의 스승으로부터 마타레즈 위원회에 대한 비밀을 듣게 된다. 마타레즈 위원회의 비밀을 파헤치려면 평생의 숙적인 스코필드와 손잡을 수밖에 없다. 그들의 정체를 파악하고자 코르시카 섬으로 들어가게 된 그들은 어떤 사람으로부터 마타레즈에 대한 비밀을 듣게 된다. 마타레즈 위원회가 탄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은 그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머릿속으로 외우고, 그들을 찾아 다시 코르시카 섬을 빠져 나오게 된다. 물론 안토니아 라는 아름다운 젊은 여자를 앞세우고 말이다.

 

 

스파이 스릴러 영화나 소설에서 그들의 로맨스는 조그만 선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냉혹한 스파이, 사람을 죽이는데 있어서 두번 생각하지도 않을 그런 차가운 피를 가진 듯한 스파이들도 아름다운 여성을 만났을때 저절로 눈이 가고 가슴이 뛰는 걸 느낀다. 여기 나오는 스파이들도 마찬가지. 책속의 스코필드와 탈레니예코프는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 가히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정교하고도 계획적으로 일을 처리한다. 도청되지 않는 전화기를 사용하고 죽음이 가까이 온 듯해도 어떻게든 살아남는다. 그리고 세계 곳곳에 자신들을 도와줄 정보원들이 있다. 도움을 요청한 정보원들이 그들 마타레즈에게 죽임을 당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가슴이 아프지만 어쩔 수 없는 일. 평생의 숙적에서 서로의 목숨을 걱정할 정도로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세계를 정복하려는 마타레즈 위원회의 정체를 파헤치는 스파이 소설은 스파이 스릴러 영화처럼 흥미진진하고 숨가쁘게 진행이 되었다. 이 작품은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인 탐 크루즈와 덴젤 워싱턴 주연으로 내년에 영화로 개봉된다 한다. 영화는 또 책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기 때문에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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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온 편지
김용규 지음 / 그책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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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초입, 지리산 달궁 계곡이 있는 야영장을 다녀왔다.

잔디가 있고 나무가 우거진 곳에 텐트를 치고 있었던 밤, 텐트 안에서 불편한 잠이 들고 새벽이 가까워졌을때 들리는 새들의 노래소리. 서너 가지 다른 새들의 지저귐에 아, 내가 숲 속에 왔구나. 숲속에 오니 새들의 지저귐이 더 선명하구나. 숲은 이렇게 우리에게 청명한 아침을 선사하면서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들을 품고 있구나. 새들의 지저귀는 노래소리로 인해 상쾌한 아침을 맞았다. 숲의 고마움, 숲 속에 있으니 이런 기쁨이 있었고, 숲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꼈던 아침이었다.

 

 

우리는 자연속에서 살아가지만 자연의 고마움을 많이 느끼며 살지 못해왔다.

최근에야 자연에서 우리에게 오는 즐거움을 조금씩 알고 있다. 농사를 지을때 비료와 농약은 기본인 것처럼 하는 사람들을 볼때도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그런 것들도 필요하다라고 생각했었다. 우리가 먹는 자연에서 오는 채소나 과일들을 먹게 될때 자연 그대로의 것을 더 원하게 된것 같다. 몇 년만에 다시 시작한 몇 평 안되는 주말 농장에 고추를 심고 방울 토마토와 다섯 가지 쌈채소를 심었다. 비료나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 퇴비만 썼어도 생각보다 많은 열매를 맺었다. 봄부터 여름내내 쌈채소를 뜯어다 먹고 매운 고추를 안심하고 먹을수 있었다. 가꾸는 사람은 남편이지만 곁에서 그걸 바라보는 즐거움이 컸다. 도시의 직장을 버리지는 못하고 주말에라도 자연과 함께 우리가 먹을 채소들을 직접 가꾸어 먹고 싶은 생각이 든다.

 

 

어렸을때 시골에서 살때 농사를 지으면 여름내내 채소밭에 잡풀을 매느라 바빴었다.

혹시라도 잡풀 때문에 채소가 덜 클까봐 해 준것 같은데 저자 김용규는 잡풀도 자연의 일부려니 하고 숲과 땅이 스스로 살게 만든다며 잡풀들을 그대로 놔두고 키운다 한다. 나무를 심어 놓고, 나무의 가지를 칡넝쿨이 감아 올라가도 잘라주지 않고 스스로 햇볕을 향해 올라가는 나무들을 보며 자연의 조화로움을 이루게 하고 있다.

 

 

한때 잘나가는 벤처기업의 CEO를 하다가 모든 것을 버리고 숲으로 오기까지 결정하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 지금엔 충북 괴산의 여우숲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면서 자연과 숲을 벗삼아 하는 일을 하고 있는 저자의 글들은 가슴에 와닿는 글이 많았다. 우리가 지치고 힘들때 위로의 글을 만난것처럼 숲을 가꾸며 사는 그에게 숲은 그를 위로하는 친구요 삶의 터전이 되었다. 우리 또한 그가 숲에서 보내주는 편지를 읽으며 새들의 지저귐이 있는 숲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모든 것을 품어주는 안락한 숲의 느낌이 전해져 온다.

 

 

자연에는 겨울이라는 시간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여서 울 ㅣ삶에도 종종 겨울이라는 시간이 찾아 들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겨울이 찾아논 것을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겨울을 맞았는데도 자신의 삶에 꽃이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고통이 거기에 있어요. 겨울을 맞아서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고, 겨울이 온 것을 알지 못한 채 지나온 봄나처럼 여전히 꽃피기를 바라는 데 우리의 불행이 있습니다. 나무를 보세요. 겨울이 오기전에 나무들은 가장 붉거나 노랗거나 정다운 빛으로 잎을 물들입니다.  (227~228페이지 중에서)

 

 

우리가 자연으로 돌아갈 날이 얼마남지 않아서 일까.

갈수록 자연에 대한 소중함이 느껴진다. 자연을 벗삼아, 자연 그대로의 것을 가꾸며 살아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집도 마찬가지. 춥기만 한 집이라고 멀리했던 우리 한옥이 좋아지고, 자그만 땅이라도 가꾸어 가며 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자연을 누리며 살고 싶은 것이다. 점점 자연에 대한 애착이 생기고 있는 건 좋은 징조라고 생각해 본다. 시끄럽게만 느껴졌던 한 여름의 매미소리와 가을을 알리는 귀뚜라미 소리도 정겹게 느껴지는 건 내가 나이가 들었단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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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의 연인들 1
나자혜 지음 / 가하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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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때부터 그의 체스 경기를 보고 한 눈에 반해 버린 어린 소녀. 체스 경기를 보고 또 보고 그가 체스하는 모습을 그리며 그에 대한 마음을 달랬다. 열여덟 살때도 마찬가지. 인권 변호사들이 주최하는 자선 파티에 그가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하얀 원피스를 입고 참석한다. 멀리 한 귀퉁이에서 그를 바라다 보고 있는 그녀. 그 역시 파티를 즐기지 않는지 외로이 서 있다가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뚫어져라 쳐다 보던 그가 발을 움직여 그녀한테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거의 다가왔을때 한 여성이 길을 막고 그에게 그녀를 가리키며 말을 하고 있었다. 정원으로 나가게 된 두 사람. 몇일 있으면 자신도 같은 날 생일이라며 생일 선물을 그에게 건넸다. 생일선물을 팽개친 그는 그녀의 진심까지도 내팽개쳤다. 수많은 여성팬을 달고 다니는 체스 마스터  석주 레오 한과 그의 팬들중에 하나였던 우혜린.

 

 

그후로 5년뒤, 게임 인공지능 체스 두는 컴퓨터 프로그램 '미네르바' 프로젝트 팀장인 혜린. 미네르바와 레오 한과의 체스 게임 때문에 다시 만나게 된다. 하필이면 자신과 석주의 생일이 같은 날. 같이 점심을 하게 된 두 사람, 계약을 성사 시키는 책임을 갖고 왔던 혜린이 그가 원하는 그림을 그려준다. 다시 만났을때 석주가 자신을 못알아 본 줄만 알았다.

 

 

영화에서 몇번인가 체스 게임을 본것 같다.

체스 게임은 잘 모르겠고 말을 움직이며 경기하는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하는 장기와 비슷하다는 것. 64개의 네모가 있는 게임판에서 서로의 퀸와 킹을 지켜야 하는 전쟁 게임이라는 것. 체스를 소재로 한 소설이 이토록 재미있을수도 있구나. 체스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잘 몰라도 소설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스토리 전개에 쏙 빠지게 된것 같다. 체스 게임에서 앞에 앉아 게임을 하는 사람에게 살기를 느낄 만큼 집중해서 게임을 하는 한석주의 승리를 기원했다. 물론 내 예상과는 달리 체스 그랜드 마스터인 한석주가 체스 컴퓨터 프로그램인 미네르바에게 지기도 하더라.

 

 

작가가 아마추어 체스 플레이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체스를 두는 사람, 체스 때문에 사는 사람, 체스에 모든 것을 건 사람들의 심리와 게임 방식에 통달한 사람처럼 보였다. 체스를 가지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들까지도 전문가적인 지식이 보였다. 또한 체스를 두며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끊임없이 하고 있는 한석주의 모습과 한 여자에 대한 무모할 정도로 빠져드는 사랑을 너무도 잘 표현했다. 남자에게 이런 사랑을 받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여자 오혜린 행복하겠다 하는 생각을 책을 읽으며 수없이 한 것 같다. 체스를 둔 사람들의 암투 또한 사랑과 질투의 발로 였으니 우리가 사는 것의 많은 부분은 정말 사랑때문에 많은 것들이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마음이 서로를 향하고 있다는 걸 확인한 그 순간부터 사람은 얼마만큼 이란 걸 따지게 되는 것인지. 내가 다가서는 만큼 상대도 다가와주기를, 이별이 나를 힘들게 하는 만큼, 꼭 그만큼 상대도 힘들게 해주기를 바라게 되었다. 그러다가 내 마음이 상대의 마음보다 더 깊고 간절한 것 같으면 불안함에 뒤채게 되었다. 연심이 짙어질수록 신기루처럼, 아련한 풍경처럼, 멀리 서 있는 상대를 향한 야속함도 무거워져 갔다. (1권 157페이지 중에서)

 

 

이 책은 아주 재미있는 로맨스 소설이면서 한 남자의 인생을 담았다.

그의 어두웠던 어린시절과 체스를 하게 된 동기, 과거를 되새기면서도 잊지 말자고 했던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 한 여자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는 법 등. 아이같은 무모함이 있고 사랑앞에선 떼쟁이 같지만 그 마음속 깊은 곳은 누구보다도 곁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있었다. 마음을 내비치지 않았을 뿐. 그런 그가 혜린에 대한 마음으로 끝없이 고민하고 사랑을 주는 모습이 부러웠다.

 

 

오랜만에 정신없이, 쏙 빠져서 읽은 책이다. 책을 다 읽고도 한동안 책 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던 여운이 짙은 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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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 전형필 - 한국의 미를 지킨 대수장가 간송의 삶과 우리 문화재 수집 이야기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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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과 단원의 그림을 여러군데서 접하고 책속에서 소장처가 간송미술관이라는 것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지방에서 살기에 서울에서 하는 전시회는 가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문에서 우연히 간송미술관 전시회를 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너무 가고 싶어 애타하던 중에 갑자기 서울 가게 될 일이 생겼다. 갑자기 휴가를 내고 간 서울행에서 인사동을 걷다가 간송 미술관 전시회 생각이 났다. 일년 중 봄, 가을에 딱 두 번 하는 전시회. 이런 기회가 다시는 없겠다고 생각하고 수소문해 간송 미술관으로 향했다. 평일 오후인데도 길게 늘어서 있는 줄. 줄어들지 않는 그 길다란 줄에서 간송 미술관의 그림들과 우리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각들이 보여 그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았다. 길게 늘어서 있는 사람들의 긴 줄에서 곧 간송 미술관의 전시회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설렘이 앞섰다. 세 시간여를 기다린 끝에 가서 본 전시회는 내가 기다렸던 그 모든 순간이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혜원의 '미인도'와 단원의 그림들. 실제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그 모든 것이 감동이었고 환희였다.

 

 

 

작년 가을에 전시회를 다녀온 후 간송 전형필에 대한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혜곡 최순우, 한국미의 순례자』를 읽으면서 간송이 최순우의 두번째 스승이었다는 글을 보고 책장 한켠에 놓여있던 책을 불현듯 꺼내게 되었다. 책의 첫 장에서 언급된 '청자 상감 운학문 매병'을 기와집 스무채 값에 구입하던 그 과감한 결정에 숙연해짐을 느꼈다.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그 많은 재산을 써가며 우리 문화 예술품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텐데도 그는 그 자리에서 결정을 했다. 자신의 취향보다는 그것이 이 땅에 꼭 남아야 할지 아니면 포기해도 좋은지 먼저 생각했다. 일제 강점기에 탄압받던 시절에 어떤 이는 일제에 협조하는 이가 있었고, 어떤 이는 우리 민족을 구하는 일에 매달리기도 했지만 우리 문화재를 지키려 했던 간송 전형필이 있었기에 우리는 우리 문화재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학자들은 우리 문화에 대한 연구를 할수 있었다 한다. 그만큼 그는 우리의 서화와 청자, 불상 등 문화유산을 사비로 구하면서 우리 민족을 지켰던 이였다.

 

 

그 당시에 외국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최초의 개인 박물관을 지어 우리 문화유산을 진열하고자 했다. 몰락해 가는 양반들, 일제 강점기에 살기 힘들었던 양반들은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우리 고유의 서책을 돈 몇 푼에 팔아넘겼다. 그런 귀중한 서책들과 서화들을 일본인들이 마구 구입해 가는게 안타까워 그는 큰 돈을 들여 '한남서림'을 인수해 서책들을 지키고자 했다. 그런 그가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는 미술관에 가서 우리의 얼과 역사가 배어있는 문화 유산을 바라보며 우리나라 고유 문화에 대한 아름다움을 생각하고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간송미술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속에서도 우리 문화 유산을 지켰던 간송이 참 위대하게 보였다.

올 봄의 '진경시대 회화대전' 전시회는 못가본게 많이 아쉬워 가을에 하는 전시회는 꼭 다시 가보고 싶다는 다짐을 하였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얼른 다시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벌써부터 설레기 시작한다. 마치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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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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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를 읽었다.

그를 말하기를 사는 동안 자살을 몇번씩이나 실행했었고, 결국에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작가. 일본의 일본의 많은 젊은이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작가라고 한다. 그는 왜 그렇게 몇번의 자살을 시도 했을까? 이 책 『인간 실격』은 그가 죽기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그런 만큼 이 책에서의 요조의 모습은 작가 다자이 오사무를 많이 닮았다. 책을 읽으면서도,  책을 다 읽고 난 후 옮긴이가 쓴 작품해설을 보았을때도 조금의 변형이 있을지언정 작가의 이야기라 짐작되었다.

 

 

부자인 아버지, 많은 가족, 그 가족들 틈에서 얼간이처럼 추하고 묘하게 웃는 듯 사진을 찍은 요조의 모습과 연인과 혹은 아내와 정사情死를 일으키려 했던 모습까지도 다자이 오사무와 겹쳐 보였다. 자신이 품고 있는 생각들을 작가는 글로 풀어낸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마음속 깊은 곳에 숨기고, 일부러 익살스럽게 굴고 바보 같은 미소를 내지었던 요조의 고뇌가 그렇게 다자이 오사무의 모습으로 보였다.

 

 

그는 왜 그토록 자살을 꿈꾸었을까? 인간에 대한 두려움이 그렇게 깊을 수가 있었을까.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고민들과 인간에 대한 나약함에 대해 고통스러워 했으면 그렇게 다섯 번의 자살을 시도 했는지. 타락한 시대에서 점점 타락해가며 슬픈 존재로 변해가는 인간상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이 가장 편안함을 느껴야 할 가족에게서조차 두려움을 느낀다면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는지.  그 고통스러운 마음이 전해져 왔다. 순수했던 인간이 타락한 인간으로 변해가며 그는 끝없이 죽음과 싸웠을 것이다.

 

 

늘 인간에 대한 공포에 떨고 전율하고 또 인간으로서의 제 언동에 전혀 자신을 갖지 못하고 자신의 고뇌는 가슴속 깊은 곳에 있는 작은 상자에 담아두고 그 우울함과 긴장감을 숨기고 또 숨긴 책 그저 천진난만한 낙천가인 척 가장하면서, 저는 익살스럽고 약간은 별난 아이로 점차 완성되어 갔습니다.  (19 페이지 중에서)

 

 

아아, 저에게 냉철한 의지를 주소서. '인간'의 본질을 알게 해주소서. 사람이 사람을 밀쳐내도 죄가 되지 않는건가요. 저에게 화낼 수 있는 능력을 주소서.  (90페이지 중에서)

 

 

『인간 실격』이 나약한 인간의 끝없는 고뇌와 타락을 담았다면 『직소』는 나약한 인간이자 예수를 고발했던 가롯 유다가 풀어놓는 이야기이다. 마치 곁에서 지켜보고 우리들이 보는 자리에서 말하듯 이야기한다. 고작, 은 삼십냥에 팔았던 자신들의 스승을 바라보는 이야기. 가롯 유다 역시 다자이 오사무가 바라보는 나약한 인간이다. 또한 다자이 오사무의 모습일수도 있다.

 

 

자꾸 자살을 시도하는 요조의 모습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이 모습들을 보고 또다시 누군가 시도할 수도 있는 문제가 있을수도 있겠다. 하지만 요조가 이토록 인간의 나약함에 대해서 고민했다는 것. 그의 끝없는 고뇌가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는다. 여운이 깊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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