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훈련소 - 간단하고 쉽게 글 잘 쓰는 전략
임정섭 지음 / 경향미디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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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느낌이나 생각을 블로그에 글로 기록을 남긴지 3년이 조금 넘었다. 초반에 썼던 글을 보면 정말 형편없다. 그저 생각나는 대로 ‘줄줄줄’ 써댔다. 남 보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그러다 조금씩 글의 구성을 생각하게 됐다. 내가 전하고 싶은 내용을 좀 더 쉽고 간략하게 쓰기 위해 고심했다. 갑자기 ‘글쓰기’가 어렵고 두렵게 느껴졌다. 대체 ‘글’이란 뭘까?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어떤 생각이나 일 따위의 내용을 글자로 나타낸 기록’이 ‘글’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글쓰기’는? ‘생각이나 사실 따위를 글로 써서 표현하는 일’이라고 나온다. 즉, 생각이나 사실을 ‘글자’로 나타내면 ‘글’이고 그때 글로 표현한 게 ‘글쓰기’라는 거다. 단순한 듯하면서도 참 어렵다. 글은 잘 쓰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걸까.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은 크지만 잘 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훈련소가 있다. 바로 <글쓰기 훈련소>. 이곳에 입소하면 ‘간단하고 쉽게 글 잘 쓰는 전략’에 대해 교육받게 된다고 한다. 오! 귀가 솔깃해지는걸. 내가 바라는 것이 바로 그거야! 쉬우면서도 글을 잘 쓰는 방법. 근데 그게 정말 가능하다는 건가?




첫 문장은 신의 도움까지 받아야할 정도로 어렵다며 말문을 연 저자는 멋진 표현을 쓰려는 생각이 글쓰기를 어렵게 한다고 지적한다. 글은 어디까지나 메시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자 도구이므로 장식하고 꾸미는 건 그 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느낌과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건 어려우니까 배경이나 줄거리를 먼저 쓰는 연습부터 하되 장문보다는 단문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며 글쓰기 역시 다른 기술처럼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 다음으로 저자는 새로운 글쓰기의 방법으로 ‘포인트 라이팅’을 제시한다. 먼저 일상 속에서 쓸 만한 글감을 찾아냈다면 보이는 사물의 특징을 제대로 잡아낼 수 있어야 하는데 간혹 눈에 보이지 않는 과거의 경험을 소재로 할 때는 ‘특별한 무엇’을 잘 포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는 포인트(P,포인트 파악 -> O,아웃라인 -> I,배경정보 -> N,뉴스 -> T,생각.느낌.의견)의 순서에 따라 글을 쓰고, 마무리하는 것이 기본 틀이라고 한다.




책에는 저자가 제시한 포인트 라이팅을 바탕으로 해서 글쓰기 연습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여러 분야의 글을 다양한 형식으로 쓴 예시문을 수록해놓고 있어서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글쓰기의 법칙’에서 좋은 글을 쓰는 데 있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법칙을 알려주고 있는데 그 대목을 보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생각없이 글을 썼는지, 얼마나 나쁜 글쓰기 습관을 갖고 있으며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러왔는지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글쓰기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었다. 좀 더 매끄러우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될까 해서 기대를 갖고 읽었지만 매번 기대에 못 미치거나 천편일률적인 내용을 수록한 책이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은 여태 만났던 어떤 책보다 더 쉽게 다가온다. 생각과 느낌을 글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면 이 책 <글쓰기 훈련소>에 입소를 권한다. 글쓰기의 기초부터 확실하게 다질 수 있을 거라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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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앵카레가 묻고 페렐만이 답하다 - 푸앵카레상을 향한 100년의 도전과 기이한 천재 수학자 이야기
조지 G. 슈피로 지음, 전대호 옮김, 김인강 감수 / 도솔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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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 미국 보스턴의 MIT 공대. - 청소를 하던 청년이 복도 칠판에 적힌 문제를 유심히 들여다보더니 분필을 들고 풀기 시작한다.

# 다음날 - 담당교수, 자신이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풀어보라고 제출한 문제를 해결한 학생이 누구인지 수소문하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이에 교수는 또 다른 문제를 칠판에 적어놓는다. 그 후 칠판 앞으로 다가온 청년, 역시나 쉽게 문제를 풀어내는데, 그 광경을 지켜본 교수, 다급하게 청년을 부르지만 그는 달아나고 마는데...




영화 <굿 윌 헌팅>의 한 장면이다. 노벨상을 수상한 교수들도 어려워서 쩔쩔매는 문제를 쉽게 풀어내는 윌 헌팅. 그는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로 수학에 탁월한 재능을 가졌지만 불우한 가정환경과 마음의 상처를 안고 노동자로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러다 램보 교수를 만나 수학문제를 풀고 심리학 교수인 숀 맥과이어 교수를 만나 마을을 열게 된다.




<푸앵카레가 묻고 페렐만이 답하다>란 책을 읽으면서 불현듯 이 영화가 생각났다. 영화 속 램보 교수가 바로 수학분야의 노벨상이라는 필즈상을 수상자로 나왔다는 것과 그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한 괴팍한 천재 윌 헌팅은 한사코 자신을 감추려했다는 점. 그것이 백년의 난제, 푸앵카레의 추측을 풀어낸 공로를 인정하여 필즈상을 수상하게 됐지만 이를 거부하고 몸을 숨긴 페렐만을 떠올리게 했다. ‘푸앵카레 추측’이란 무엇이며 페렐만은 그 난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었을까. 조지 G. 슈피로는 이 점에 대해 풀어내고 있다.




페렐만의 필즈상 수상거부로 시작한 책은 앙리 푸앵카레에 대해 얘기한다. 푸앵카레는 어릴 때 몸이 약했고 말투도 다소 어눌했지만 뛰어난 아이였다고 한다. 수업시간엔 메모는 물론 기록도 제대로 하지 않았지만 집중력과 기억력이 뛰어나서 어떤 어려운 문제도 척척 풀어낼 정도였다고 한다. 푸앵카레는 그 후 광산대학에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수학문제에 몰두하게 되는데 오스카상을 받아 과학계의 총아로 떠오른 자신의 논문에 오류가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논문을 다시 쓰기 시작한 그는 결국 작은 원인이 엄청나게 큰 결과를 불러온다는 나비효과의 토대가 되는 카오스 이론의 기초를 발표한다. 그리고 이전의 실수를 발판삼아 더욱 깊은 의문을 품게 된다. “어떤 다양체의 기본군이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그 다양체가 구면과 위상동형이 아닐 수 있을까?”(141쪽)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푸앵카레의 추측’이다.




‘푸엥카레 추측’. 암만해도 역시 어렵다. 초반에 언급된 대로 쉽게 설명하자면 둥근 공 위를 기어가는 개미가 있다고 하자. 그에게 공의 표면은 완전히 평평하게 느껴진다. 해서 그 표면이 둥근지, 평평한지 알려면 개미는 거기서 좀 떨어져서 바라봐야 하는데 이것이 파리에겐 가능할지 몰라도 개미에겐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물체에서 떨어지지 않고도 3차원 물체의 표면이 둥글다는 걸 증명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지구 밖을 벗어나지 않고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느냐는 가설이므로 그 범위를 좀 더 넓게 확장하면 우주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우주가 둥근지 아닌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수학분야뿐 아니라 물리학과 천문학에도 큰 업적을 남긴 앙리 푸앵카레. 그가 1904년 발표한 논문에서 자신의 직감을 정리가 아닌 질문으로 제시한 것에 답을 찾아내고 증명하기 위해 이후 100년간 전 세계의 동료 수학자들이 매달리게 된다. 화이트헤드를 시작으로 크리스토스 파파키리아코풀로스, 엘비라 슈트라서라파포트, 제임스 매쿨...등 수많은 수학자들이 모두 푸앵카레병에 걸리는 것도 마다않고 세계 7대 수학난제 가운데 하나인 푸앵카레의 추측에 도전했지만 어느 누구도 완전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2006년 그레고리 페렐만에 의해 푸앵카레의 추측이 정리되기 전까지. 그러나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난제를 해결한 그는 필즈상 수상까지 거절한 채 세상과 단절한 채 은둔해버렸다.




때론 책장 한 장에도 무게가 느껴질만큼 어려운 독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학창시절 수학을 어느 정도 했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나의 교만이요, 자만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위상수학이니 위상기하학, 3차원, 4차원, 클라인 병, 베티 수...처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 툭툭 튀어나와 앞을 가로막을 때마다 생각했다. 판단착오였어. 수학이 이토록 어려운 학문일 줄이야. 수학을 전공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지...백년의 난제 푸앵카레의 추측을 풀기 위해 수많은 수학자들이 고심한 것처럼 나의 책읽기 역시 고난의 연속이었다.




페렐만에게도 그랬을까. 100년이란 세월의 묵직함. 문제 하나를 풀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친 수학자들의 삶, 생애를 그는 가벼이 여길 수 없었던 건 아니었을까. 40대 중반의 페렐만. 학자로서 아직 한창의 나이인 그가 은둔의 날을 접고 다시 수학자로 나타나길. 그에 의해 밝혀질 심오한 학문의 세계, 손꼽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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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 푸어, 빈곤의 경계에서 말하다
데이비드 K. 쉬플러 지음, 나일등 옮김 / 후마니타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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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닦이, 기술자, 요리사, 농부, 경비원, 공사장 인부, 청소부, 식당종업원...의 사진이 줄지어 서 있다.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선 모습이 마치 도미노처럼 보인다. 직업이 명예가 있거나 고수익을 올리는 전문직이 아닌 그저 노동자라는 단 하나의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 제일 앞에 세워진 이의 사진을 톡 건드리면 어떻게 될까. 틀림없이 뒤로뒤로 주르륵 넘어지겠지. 그야말로 인간 도미노의 현장을 눈앞에 두고 궁금증이 일어난다. 이들이 안고 있는 문제는 뭘까.




<워킹 푸어, 빈곤의 경계에서 말하다>는 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한 글을 써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K. 쉬플러가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인 미국이 안고 있는 근로빈곤 계층에 관한 문제를 다룬 책이다.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에 상관없이 풀타임으로 일을 해도 빈곤을 벗어날 수 없는 개인이나 가족을 말하는 워킹 푸어, 근로빈곤층. 저자는 그들의 일상과 직업 활동을 조사하여 빈곤의 원인이 무엇인지 모색한다.




빈곤은 피가 흐르는 상처와도 같은 것이다. 그것은 방어력을 약화시키고 저항력을 감소시키고 포식자들을 불러들인다. -43쪽.




책은 사회의 일원으로 일정한 직업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워킹 푸어들을 일일이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11개의 장에 나누어 수록하고 있다. 저임금 노동자들의 주머니에서 교묘한 수법으로 돈을 떼어가는 세금 대행업자와 원금보다 터무니없이 많은 수수료를 받아가는 악덕 고리대금업자들의 횡포를 시작으로 빈곤지역엔 단 한 곳의 지점도 설치하지 않는 은행들은 임대나 대출시에도 높은 이자율을 부과하는 등 미국사회는 빈곤층이 결코 피해갈 수 없는 덫을 사방에 설치해놓고 있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저학력과 기술이 없는 이민노동자의 경우 일반근로자보다 턱없이 적은 임금을 받고 열심히 일하면서도 승진과 같은 건 기대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런 이들이 식당에서 주차장에서 농장에서 일을 하는 덕분에 사회가 문제없이 유지되는데도 말이다. 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만큼 가난해서 개인파산을 하려해도 그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사람도 있었다.




워킹 푸어의 심각한 문제는 그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진다는데 있다.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리거나 부모로부터 성적학대를 받지만 어느 누구도 아이들을 덫에서 구해내지 못한다. 유소년기의 성적학대와 빈곤, 무관심으로 인해 아이들은 성장한 후에도 마약중독이나 폭력과 같은 악순환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가난하고 열악한 주거환경은 아이에게 천식 같은 질병을 유발시키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보호와 원조를 받으려 해도 이들을 노린 복지 사기 때문에 이것마저 어렵다는 것이다.




열악한 주택은 육체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배양기와도 같다. - 391쪽.




경제 대국, 기회의 땅이라는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반드시 그늘도 존재하는 법.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 자신의 노후를 위해 조금이라도 저축할 여력도 없는 그들은 국가의 복지정책에서도 제외된 채 괄호 밖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다.




‘직장을 잃으면 그 순간부터 극빈자층으로 떨어진다.’ 남편의 말이다. 처음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는데 이제 알 것 같다. 책 속에서 만난 이들의 모습이 왠지 낯설지 않았던 건 단순한 느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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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구도감 - 궁금한 것을 찾아 연구해 보자! 체험 도감 시리즈 3
아리사와 시게오 지음, 김창원 옮김, 쓰키모토 카요미 그림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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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모험도감>이란 책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캠핑이나 등산, 야외 활동하는 데에 꼭 필요하고 알아둬야 할 것들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었는데요. ‘이런 것까지 굳이...’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세하고 매우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소개하고 짚어주고 있어서 아이는 물론 제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답니다. 




이번엔 <자유연구도감>이 출간됐네요. 책의 전체적인 느낌이나 크기는 전작인 <모험도감>과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궁금한 것을 찾아 연구해보자’라는 부제를 보니 아이들이 궁금해 하거나 호기심을 가질 만한 대상을 찾아 관찰하고 연구하는 것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 아닐까 했는데, 역시나 제 예상이 맞았네요. 아이들로 하여금 호기심과 관찰, 연구의 세계로 안내하는 책. 어떤 내용일지 들여다볼까요.




제일 먼저 ‘당신은 어떤 타입이죠?’하는 질문이 눈에 띄네요. 오래 하는 일은 질색인지, 하긴 하지만 꾸준히 하지 못하는지, 아니면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지, 혼자서 하지 못하고 무리지어 하는 타입인지...먼저 생각해봐야 해요. 그게 왜 중요하냐구요? 아이가 어떤 성향인지 알아보는 건 아주 중요해요. 그에 따라 연구과제나 주제가 달라져야 하거든요. 책에는 아이의 성격과 성향에 따라 몇 가지 연구과제를 제시하고 있으니까 그걸 보고 힌트를 얻어서 자신만의 연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본격적인 연구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연구하는데 필요한 상식은 무엇인지, 연구주제나 계획을 세울 때 어떤 걸 고려해야 하는지, 필요한 도구나 준비물은 무엇인지, 관찰과 연구과정의 기록은 어떻게 남기면 되는지 등과 같이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알아둬야 하는 예비지식에 대해  알려줍니다. 그리고 ‘생물 기르기’ ‘표본 만들기’ ‘자연주제’ ‘사회주제’ ‘연구기술’ ‘자료’로 나누어 각각의 단계마다 꼭 필요한 사항과 연구를 진행하는 방법이나 요령, 관찰할 때 주의할 점, 관찰과정과 결과를 그림이나 자료, 기록으로 남기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제와 다름없는 일상의 연속이지만 그 속엔 언제나 신비로움이 가득합니다. 다만 우리들이 일상에 지친 나머지 그걸 놓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이들은 다르지요. 어른의 시각에는 무엇하나 그리 특별할 것 없는 현상이나 사물도 아이들에겐 모두 호기심의 대상이 됩니다. 아이들이 사소한 것 하나에도 눈빛을 반짝이며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옆에서 용기를 주고 응원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침 겨울 방학이네요. 큰아이가 겨울방학 과제물을 뭘 할건지 아직도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길래 이 책을 넘져줬답니다.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책장을 뒤적이던데, 뭘 하기로 결정했을까요? 너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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셸터 - 집으로 쓴 시!, 건축 본능을 일깨우는 손수 지은 집 개론서 로이드 칸의 셸터 시리즈 1
로이드 칸 지음, 이한중 옮김 / 시골생활(도솔)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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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너무 좁아.’ ‘넓은 집으로 옮기고 싶은데’. ‘자금이 없다. 어쩌지.’ 이런 고민을 한 게 벌써 몇 년 쨉니다. 뚜렷한 대책도 없이 걱정만 앞선 제게 지인이 이런 얘길 하더군요. “우리나라 땅값이 얼마나 비싼데 그래. 좀 좁아도 공간 활용해서 살아봐.” 순간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 공간활용이 해결책이었어. 그런데 전 요즘 또다시 고민을 하고 있답니다. ‘가족도 늘었는데’ ‘집이 너무너무 좁아’ ‘이대론 안돼’ ‘어쩌지?’ 지금 당장 몸을 누이고 쉴 집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엄연한 제 집에서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생활하면서도 더 넓고 좋은 집을 꿈꿉니다. 대체 집이 뭐길래?




‘셸터’....무슨 뜻일까 싶어 검색을 했더니 간단하게 ‘대피소’라고 되어 있네요. 핵폭발로 인한 폭풍이나 방사능을 막을 수 있도록 설계된 피난처, 대피소란 의미라고 합니다. 근데 책 표지의 그림들을 보니 대피소나 피난처라기보다는 오랜 옛날부터 비교적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그야말로 ‘집’입니다. 즉, ‘셸터’가 집이란 말인데, 도대체 어떤 의미인 걸까요.




책은 먼저 우리 인류가 어떤 집을 짓고 살아왔는지에 대해 알려줍니다. 그저 나무나 별 아래에서 살던 인류가 어느 때부턴가 집을 짓기 시작했다고. 날씨조건의 변화나 농경, 인구의 변화, 도구의 변화에 따라 주거형태는 동굴에서 오두막, 천막의 형태로 변화했다고 합니다. 그리곤 나뭇가지, 줄기, 바위, 흙 등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서 만든 집에 대해 언급하면서 기원전 1500년경에 단열재란 개념이 싹트기 시작했다고 알려줍니다. 여러 부족들마다 각각의 주거형태와 집에 대해 장소를 옮겨다닐 수 있다던가 30분이면 뚝딱 세울 수 있다는 식으로 조곤조곤 얘기합니다. 그다음 북아메리카와 유럽, 일본 등 지역에 따라 건축 재료에 따라 하나하나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주거 형태가 어떠한지, 어떤 과정을 거쳐 세우는지, 어떤 기둥에 어떻게 벽을 세우고 뼈대는 어떤 형태를 이루는지, 지붕의 모양과 역할 등에 관한 것을 설계도와 그림을 통해 알려주는데요. 그저 사소하게 보이는 건축재료의 변화에 따라 크게는 건물의 전체모양까지 바뀔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답니다.




저자는 본문 곳곳에 사진이나 설계도 그림을 이용해서 집에 대해 끊임없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집은 그냥 단순히 비를 피하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나 마찬가지라고. 그러니 집을 어떤 디자인이나 자재로 지을 것인지 결정하기 전에 먼저 주변 여건과 환경을 알아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자신이 집을 지을 터에 캠프생활을 하면서 그 변화를 관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줄곧 도시에서만 살아서일까요. 시골이나 전원생활에 대한 막연한 꿈을 갖고 있습니다. 아이들 크고 나면 독립하거나 결혼하고 나면 시골에 조그만 집 지어서 채소를 가꾸고 작은 텃밭을 일구면서 살았으면 합니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평생 살고 싶네.♫”하는 노래가사처럼 말이지요. 이 책도 그래서 읽었습니다. 혹시나 이담에 제가 집을 지을 때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설계나 건축에 무지한 저한테는 결코 쉽지 않은 책이란 걸 알게 됐지만 그래도 이 책과의 만남은 제게 의미가 있었습니다. 차를 타고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만나게 되는 알록달록 화려하고 근사한 전원주택이 결코 답이 아니란 걸 알게 됐거든요. 주변 환경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저의 생활리듬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집. 작아도 그런 집을 짓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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