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시간을 걷다 - 한 권으로 떠나는 인문예술여행
최경철 지음 / 웨일북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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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인문고전을 읽기 시작한지 2년이 되어 갑니다. 서양고전 추천도서목록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를 시작으로 고대 그리스의 역사와 문학, 철학서적을 하나씩 읽고 있는데요. 솔직히 쉽지 않습니다. 특히 철학은 읽어도 읽어도 난해하고 모호해서 좌절할 때가 많은데요. 함께 하는 이들이 있어서 간신히 한 걸음씩 떼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에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그리스 철학이 마무리되면 드디어 ‘로마’시대에 접어들게 되는데요. 그래선지 요즘 부쩍 ‘지중해’라는 지역에 대해, 지중해를 둘러싼 당시 고대국가의 모습과 문화는 어떠했을지 궁금했습니다.

 

<유럽의 시간을 걷다>가 막 출간되었을 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유럽 여행에 관한 책은 지금까지 읽은 책만으로도 기본은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빠른 시일 내에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또 한 권의 여행 안내서를 읽을 필요는 없잖아요. 하지만 찬찬히 훑어보니 단순한 여행안내서가 아니라 유럽의 역사와 문화, 건축에 대해 폭넓게 다루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책은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신고전주의와 반동들’ ‘새로운 양식들’ 모두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유럽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시대 순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것만 보면 여느 여행서적과 차이점은 그다지 없어 보이는데요. 본문에 들어가면 이 책만의 독특한 점을 확연히 느끼게 됩니다. 바로 ‘스토리’에요. 매 꼭지를 시작하기 전에 독자들이 당시의 상황과 모습을 쉽게 이해하기 쉽도록 저자가 소설적 요소를 접목한 겁니다. 이를테면 로마 건축양식인 ‘로마네스크’를 곧바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한 여인이 야만인이 침입했을 때 예배당으로 피신했을 때 품에 안고 있던 아이, 클라우스가 수도원으로 보내져서 성장하고 주교가 되어 석공을 만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로마시대의 건축양식과 조각이 어떤 흐름을 통해 이뤄졌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럽의 시간을 걷다>는 ‘한 권으로 떠나는 인문예술여행’이란 부제처럼 유럽의 역사와 문화, 건축, 예술을 한 권에 담고 있어서 본문이 500쪽이 넘고 두툼합니다. 하지만 각각의 내용이 길지 않은데다 본문 곳곳에 컬러사진이나 그림, 도면, 지도를 곁들여 놓아서 책을 읽는데 있어 지루하지 않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 좋았구요. 어느 시대든지 간에 그 시대의 문화는 역사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데요. 이 책을 통해 유럽의 역사와 문화, 예술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발전했는지 흐름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유럽에 대해 알아보는 일은 세계의 반쪽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 저자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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