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덕끄덕 세계사 2 : 중세에서 근대로 - 술술 읽히고 착착 정리되는 끄덕끄덕 세계사 2
서경석 지음 / 아카넷주니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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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덕끄덕 세계사> 두 번째 책이 출간됐네요. 저자는 첫 번째 책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역사란 인류가 걸어온 발자취 속의 수많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다. 때문에 역사를 어려운 학문이라고 단정짓지 말고 ‘이야기이자 문학’으로 생각하라고. 읽은지 시간이 좀 흘러서 정확한 문구는 아니지만 ‘역사를 옛이야기 듣듯이 쉽게 다가가라’는 의미였는데요. 읽는 순간 마음에 와 닿더군요. 역사를 일단 지식으로, 암기해야 하는 학문으로 생각하면 그 순간부터 왠지 공부가 하기 싫어지죠. 그치만 옛이야기는 다릅니다. 똑같은 얘기지만 듣고듣고 또 들어도 매번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잖아요.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여러 번 반복하다보면 역사는 단순히 ‘지식’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삶의 ‘상식’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마련인데요. 이쯤되면 <끄덕끄덕 세계사>의 두 번째 이야기가 왠지 기대가 되지 않으세요?

 

두 번째, 2권에서는 ‘중세와 근대’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잠깐 ‘중세’와 ‘근대’를 구분하는 기준이 뭔지 알아보면, 예전에 읽은 책에서 이렇게 설명하더군요. 노예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노예제, 봉건제, 자본주의로 나누는데 그것이 곧 ‘고대, 중세, 근대’라는 시대와 일치한다고 합니다. 고로, <끄덕끄덕 세계사> 2권에서는 노예가 있는 ‘중세’와 노예가 존재하지 않는 ‘근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거지요.

 

 

아무리 화려한 꽃도 때가 되면 초라하게 지듯이 인류의 역사도 마찬가집니다. 한때 찬란하고 빛나는 꽃을 피운 제국들이 멸망하기 시작하는데요. 그 시발점이 된 것이 바로 훈 족입니다. 중앙아시아의 초원지대에 유목민족인 훈 족이 서쪽으로 이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용맹한 훈 족과 맞닥뜨리고 싶지 않았던 서고트족이 살던 곳을 떠나 로마로 들어가면서 게르만족의 대이동이 벌어지는데요. 이로 인해 동로마제국과 서로마제국은 전혀 다른,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아라비아 반도에서는 가난한 상인이었던 무함마드가 신의 계시를 받고 완전한 창조주이자 유일한 최고신인 알라를 믿고 숭배하는 종교를 창시하는데요. 바로 이슬람교입니다. 이슬람제국은 신의 대리인, 마호메드의 후계자인 ‘칼리프’를 위시하여 주변으로 영토를 점차 확장해나가 서유럽까지 북상하는데요. 카를 마르텔이 이를 막아냅니다. 유럽이 게르만족의 대이동으로 변화를 맞을 때 중국과 동아시아도 혼란을 겪습니다. 위,촉,오 삼국을 진나라가 통일하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수나라에 의해 멸망하는데요. 이후 수나라는 전국적으로 일어난 반란을 잠재우지 못하고 멸망의 길을 걷고 당나라가 들어섭니다.

 

 

영화를 보면 같은 시간에 다른 장소에서 일어난 사건을 번갈아서 보여주는 ‘교차편집’ 기법으로 진행되는 걸 볼 수 있는데요. 이 책도 그렇습니다. 동일한 시기에 동양과 서양에서 일어난 변화를 함께 수록해놓고 있는데요. 동양과 서양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있다고 해서 완전히 별개의 역사를 가지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마치 세워진 하나의 조각을 쓰러뜨리면 잇따라 다른 조각들이 차례로 쓰러지게 되는 도미노처럼 말이지요.

 

 

책의 주된 독자층이 세계사를 처음 접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해서인지 그림이나 사진을 본문 곳곳에 수록해놓아서 지루하지 않게 편집되어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불상으로 불리는 중국의 러산 대불이나 이슬람 건축 특유의 기하학적 무늬장식이 돋보이는 비비하눔 사원은 컬러사진을 두 페이지에 걸쳐 있어서 그 규모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전달하려는 노력이 돋보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울산성 전투도’도 일부 수록되어 있는데요. 우리 군이 일본군에 의해 첩첩이 포위된 모습을 보니 어찌나 안타깝고 슬프던지... 만약 조선이 7년간의 전쟁을 겪지 않았다면 우리의 역사는 어땠을까, 지금 우리의 삶은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생각해보곤 했습니다.

 

 

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 한반도에 있으며 35년의 일제강점기를 거쳐 같은 민족 간에 총구를 겨누는 전쟁을 겪고 남과 북으로 나뉘어 2015년 6월, 현재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우리나라 대한민국. 반만년을 흐르는 동안 우리는 세계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를 겪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테구요. 오늘 우리가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찾는다면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과거를 살아간 이들의 모습과 삶을 통해 오늘의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하는 것. 지나온 역사 속에서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하고 다짐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 비단 한 나라의 역사가 아니라 이웃한 주변의 나라, 세계의 역사로 공부하는 것도 마찬가지겠지요. 중세와 근대에 이어 <끄덕끄덕 세계사> 3권에서는 산업혁명 이후 오늘날의 세계를 다룰 예정이라고 하는데 급격한 변화를 겪은 세계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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