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봤어? - 내일을 바꾸기 위해 오늘 꼭 알아야 할 우리 시대의 지식
노회찬.유시민.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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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가족들이 회사로, 학교로 가고 나면 간단하게 집안정리를 시작합니다.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가족이 빠져나간 잠자리를 정리하고 세탁기를 돌리고 설거지를 하는데요. 그럴 때 주로 라디오를 틀었습니다. 텔레비전을 잠근 이후부터 라디오에서 전하는 소식, 음악을 들으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가늠해보곤 했는데요. 얼마전부터는 팟케스트를 듣고 있습니다.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방송을 찾아서 듣는데요. 라디오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더군요. 두 가지를 가장 즐겨 듣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노.유.진.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 세 사람의 이름에서 비롯된[노유진의 정치카페]입니다.

 

 

노련한 정치인 노회찬, 어떤 분야든 막힘없이 지식을 쏟아내는 작가 유시민, 독설과 풍자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다리기를 하는 비평가 진중권. 이 세 사람이 팟케스트로 뭉쳤다니. 처음엔 믿기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그들이 모두 지식이나 언변에 있어서 누구 하나 뒤지지 않는데다 각자의 색깔이 너무나 분명해서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막상 방송을 듣고 나서 떠오른 생각은 ‘노 프라블럼!’이었습니다.

 

 

<생각해봤어?>는 그동안 [노유진의 정치카페]에서 방송된 주제 중에서 우리가 꼭 알아야 할, 현대를 살아가면서 깊게 고민해봐야 할 것들을 14가지로 추려서 담은 책인데요. 팟케스트로 방송된 모든 내용을 수록하진 않았습니다. 매회 두세 개의 꼭지로 구성된 것 중에서 일부를, 글로 정리한 건데요. 읽다보면 예전에 팟케스트로 들었을 때가 생각나기도 하고 때론 방송에서 놓친 부분을 새롭게 알게 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나라를 방문을 계기로 당시 사회에 일었던 반응과 영향에 대한 이야기가 제일 먼저 소개되어 있는데요. 카톨릭에서 지금까지 전력이 없는 활동과 행동을 보여서 ‘개혁 교황’이라고 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종교가 카톨릭이 아니어서 교황 방한도 무심하게 넘겼는데 그제야 후회가 되더군요. 종교를 떠나 세계적인 지도자를 알게 되는 기회였는데 싶어서 말이지요.

 

 

‘십상시의 난’이라고 불렸던 청와대 문건 유출사건과 갑의 횡포로 온 나라, 세계적으로 망신살을 뻗쳤던 ‘땅콩 회항 사건’, 세월호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단식 중인 사람들 앞에서 폭식투쟁을 벌인 일베 회원과 극우를 다룬 부분에서 우리 법체제의 한계를 이야기하고 진보성향의 교육감과 함께 자사고와 특목고를 비롯한 우리 교육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짚어주는데요.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두었다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고민해봐야 할 주제였습니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역시 기초연금제도와 의료민영화였어요.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우리나라에선 이 부분은 그만큼 다각도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실행해야 하는데요.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방송을 들으면서 마구 화가 치솟았는데 이번에 또 책으로 만나니 당시의 기억과 느낌이 되살아나더군요. 눈뜨고 당한다. 딱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전 정치와 무관한 삶을 살았습니다. 아니, 관심도 없었어요. 정치는 평범한 주부인 제가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불혹을 넘기고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우리 가족을 둘러싼 이웃과 사회의 분위기, 상황을 유심히 바라보니 서서히 생각이 달라지더군요. 다른 이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상을 받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다니. 아니, 대체 왜? 무엇 때문에? 라는 생각이 수시로 불쑥불쑥 일어났습니다. 그제야 정치와 우리의 삶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란 걸 깨닫게 됐습니다.

 

 

노유진은 묻습니다. 생각해 봤느냐고. 부끄럽지만 전 아마 “아니,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라는 거죠?”라고 오히려 되물을 것 같아요. 그만큼 아는 게 전무하다는 거겠죠.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알아가려고 합니다. 너무 늦어버린 건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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