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말해줘
존 그린 지음, 박산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웹툰, 보시나요? 전 즐겨보는 편입니다. 두세 군데의 포털사이트마다 꼭꼭 챙겨보는 웹툰이 있는데요. 혹시 이런 상상 해보셨어요?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때 그것을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나의 감정을 전할 수는 없을까? 바로 이런 것을 담은 웹툰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어느 날 신선하고 획기적이고 참신한 앱이 개발됩니다. 바로 반경 10m 안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알람이 울리는 건데요. 주인공은 고등학생. 한창 이성에 관심을 갖는 시기의 주인공들에게 그 앱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이 될지 기대가 됩니다.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 그것 때문에 아파하고 방황하는 아이가 여기 있습니다. <이름을 말해줘>의 콜린인데요. 책을 읽는 내내 콜린과 캐서린에게 이 앱이 있었다면 둘은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더군요.

 

소설은 신동으로 알려진 콜린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날 캐서린에게 차이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전 순간 <슬램덩크>의 강백호가 떠올랐습니다. 강백호는 중학 3년동안 무려 50번이나 퇴짜를 맞거든요.) 사춘기 때는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번이 열아홉 번째로 차이는 거라면요? 사정은 조금 달라지겠죠? 아주 어렸을 때부터 뛰어난 두뇌로 부모님과 주변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콜린이지만 연애는 달랐습니다. 두뇌가 발달한 아이들이 대체로 연애에 서툰 면모를 보이는데 콜린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실의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는 콜린에게 어느날 친구 하산이 무턱대고 자동차 여행을 제안합니다. 명석한 두뇌에서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거침없이 뱉어내는 엉뚱한 천재 콜린에 비해 하산은 매사에 느긋하고 유머러스합니다. 콜린과 하산은 정반대의 성향을 지녔지만 둘은 금세 친구가 됩니다. 하산과 함께 하면서 콜린은 다른 아이들과 대화를 하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할 수 있었는데요. 정해진 기간도, 뚜렷한 목적지도 없이 무작정 떠난 자동차 여행에 콜린과 하산은 누구를 만나고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살림에 서툰 제게 남편은 이렇게 말합니다. “살림은 몸으로 터득하는 건데 글로 배워서 그렇지.” 차는 사람과 차이는 사람의 관계를 그래프로 그리고 공식으로 나타내는 콜린에게 바로 이 말을 해주고 싶었어요. 사랑은 글로, 수식으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콜린과 ‘열아홉 번째’ 차인 ‘캐서린’과의 관계에 숨겨진 의외의 사실과 뒤늦게 알게 된 오류와 그로 인해 벌어진 일을 하나씩 알게 되는데요. 아이라기엔 어른 같고 어른이라고 하기엔 여러모로 부족한 콜린, 하산, 린지. 좋아하고 사랑하고 깨지고 오해하고 상처받고 시간이 흘러 잊고 치유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소설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도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바로 제 곁에서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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