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1년차 - 초보도 따라 하기 쉬운 즐거운 달리기 프로젝트
다카기 나오코 지음, 윤지은 옮김 / 살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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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경주에 다녀왔습니다. 밤에 출발해서 다음날 새벽이나 낮까지 경주시내 일대를 걷는 <신라의 달밤 걷기 대회>가 있었거든요. 66km 풀코스와 30km 단축코스가 있는데 전 단축코스에 도전했어요. 걷기 대회 전에 체력과 근력을 키우기 위해서 그렇게 좋아하던 밀가루 음식과 절연하고 대신 계란이나 두부 같은 단백질 음식을 꼭 챙겨 먹었구요. 동네 여기저기를 걷고 갈맷길도 다녔습니다. 이 정도면 30km는 무난하게 걸을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가 생기더군요. 바로 날씨! 행사날 비가 오고 바람도 세게 불거라는 일기예보에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제대로 된 운동복(등산복)도 장비도 없는데 비라니! '30km 완보'라는 제 목표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도 다음날 하늘의 표정은 밝았고 저와 일행은 순조롭게 출발해서 목표한대로 30km를 완보할 수 있었는데요. 사실 코스 막바지에 이르러 발과 몸의 이곳저곳이 비명을 질러댔지만 꾹 참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더군요. 완보한 사람에게 주어진다는 완보증과 메달을 받아야겠다는 생각, 따끈한 사발면과 시원한 막걸리를 들이킬 욕심에 힘들지만 부지런히 발을 놀렸답니다. <마라톤 1년차>의 다카기 나오코처럼 말이죠.

 

‘초보도 따라 하기 쉬운 즐거운 달리기 프로젝트’라는 부제가 달린 <마라톤 1년차>는 만화입니다. 책의 출간시기가 걷기 대회를 준비하고 있을 무렵이었는데요. 마라톤과 걷기라 다른 점이 있긴 하지만 만화라서 부담이 없을테고 약간의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읽었는데요. 저자인 다카기 나오코가 직접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직접 겪었던 체험들로 이뤄진 책이어서 생각보다 크게 도움이 됐어요. 일단 운동과 그리 가깝지 않은 일상을 살았다는 것에서부터 무작정 시작하고 마는 무대뽀(?)적인 성격, 때마침 함께 하겠다고 선뜻(?) 나서는 지인들까지. 어쩜 이리도 비슷한 부분이 많은지... 사실 제가 무작정 30km 야밤걷기를 하겠다고 선포하고 나섰을 때 남편은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어요. 발이 아파서(제가 족저근막염이거든요. ㅠㅠ) 등산도 못하면서, 등산복도 없으면서 아무리 걷기지만 30km를 어떻게 하겠느냐고 복장부터 제대로 갖추라고 했는데요. 전 오히려 듣는둥 마는둥했습니다. 기본적인 것만 있으면 복장에 힘을 줄 필요가 없다고 <마라톤 1년차>에서 그랬거든요.

 

풀 마라톤을 목표로 저자는 우선 5Km 마라톤에 참가하는데요. 코스 도중 급수소에서 물을 마시는 거나 페이스를 조절하는 부분이 서툰 모습을 보이지만 완주에 성공하면서 달리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프로 러닝 코치에게 달리는 자세에 대해 직접적인 조언을 듣기도 하는데요. ‘맥주가 맛있어지도록 달리는 방법’으로 달리는 대목은 정말 코믹 그 자체였습니다. 인상적이고 독특한 부분도 많았어요. 샤워할 수 있는 시설이 완비된 만화까페도 그렇고 참가자에게 거봉을 서비스로 주는 대회, 자신의 한계를 넘어 힘겹게 달리는 참가자에게 먹을거리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 참가자와 구경하는 사람 모두 마라톤이라는 행사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 정말 좋아보이더군요.

 

그리고 드디어 목표했던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달리기 위해 저자는 하와이의 호놀룰루 마라톤에 참가하는데요. 무사히 완주했을까요? 궁금하신 분은 책으로 확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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