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MINI+ 전집 세트 - 전6권 셜록 홈즈 MINI + 전집
아서 코난 도일 지음, 꿈꾸는 세발자전거 옮김, 시드니 패짓 외 그림 / 미다스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작년 이맘때였던 것 같다. 말로만 듣던 <셜록>을 처음 봤다. <셜록 홈즈>시리즈는 이미 초등학생 때 모조리 섭렵해버려서인지 이후로는 그다지 흥분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큰아이를 위해 장만했던 <셜록 홈즈>를 다시 읽어보기도 했지만 예전만 못했다. 해서 사람들이 너도나도 “셜록” “셜록”하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왠 뒷북?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그러다 늦은 밤, 우연히 보게 된 <셜록>. 아, 이건 정말이지 대~박! <셜록>은 셜록 홈즈를 21세기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영국드라마인데,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셜록 홈즈와 같으면서도 전혀 다른 ‘셜록 홈즈’였다. 분명 유전자는 같지만 완전히 다른 환경과 베네딕트 컴버배치라는 배우를 만나면서 셜록 특유의 독특하면서도 괴팍한, 천재적인 면이 더욱 돋보였다. 한마디로 ‘깔맞춤’한 듯한 느낌? 그래선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도 마치 처음 만나는 것마냥 신선하게 다가왔다. 발음에서 미국식 영어와는 사뭇 다른 영국식 영어와 속사포처럼 쏟아져 나오는 대사를 이해하고 따라가기가 처음엔 낯설기도 했지만 <셜록>시즌1과 시즌2를 보면서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스릴과 흥분이 스멀스멀 되살아나는 듯했다. 그리고 시즌3가 언제쯤 나올까. 이제나저제나 기다릴 때 만나게 된 책, 그것이 바로 <셜록 홈즈 MINI +>이다.

 

<셜록 홈즈 MINI +>의 첫인상은 ‘MINI’, 작다는 거다. 성인치고는 손이 작은 내가 한 손으로 쥐어도 될만큼 작고 앙증맞다. 이래서 제목이 ‘MINI’인가? 그럼 ‘+’ 요건 또 뭔가 했다. 그런데 의문은 바로 풀렸다. Mini(내 손에 작은 책으로), Memory(영원히 기억될), Masterpiece(불후의 명작을 읽으며)의 첫 글자를 따서 ‘M’, 여기에 학습적인 요소가 더했기에 ‘+’를 붙이게 되었다고 한다.

 

하나의 의문이 풀리자 또 하나의 의문이 생겼다. 셜록 홈즈에 대체 어떤 학습적인 요소를 더했다는 거지? 이건 책장을 넘기면서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본문을 읽다보면 중간중간에 ‘붉은색의 굵은 고딕체’로 된 단어를 볼 수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수능의 국어에서 자주 출제되는 단어라고 한다. 수능국어 빈출 단어라고 하니까 왠지 어려울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다. <셜록 홈즈 MINI +>의 ‘주홍색 연구’를 기존에 출간된 H출판사의 <주홍색 연구>와 비교해보니 H출판사에서는 ‘나는 봄베이 부두에 내리자마자 내가 배속된 부대가 이미 적지 깊숙이 들어가 있다는 을 알았다.’라는 대목이 <셜록 홈즈 MINI +>에서는 ‘나는 봄베이에 도착하자마자 제5연대가 산지 통로를 이용해 이미 적진 깊숙이 전진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로 표기되어 있었다. 쉽게 말하자면 구어체를 문어체로 번역했다는 것 외에는 큰 차이점이 없었다.

 

구어체를 문어체로.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사소한 것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알고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흔히 영유아기의 아이들을 기르는 부모가 범하기 쉬운 실수 중에 하나가 바로 아이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라고 한다. 금쪽 같은 아이를 위해서라면 아이가 혀짧은 소리로 “까까”라고 하는 모습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이쁘더라도 그대로 “까까줄까?”라고 할 것이 아니라 “간식 먹고 싶어? 과자 줄까?”라고 해야 한단다.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고급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조금씩 이끌어주는 것, 좀 더 성장한 아이와는 일상 속에서 대화할 때도 가끔은 주어, 목적어, 보어, 서술어를 넣은 ‘완전한 문장’을 아이가 구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라고 논술강좌 선생님께서 강조했던 기억이 난다.

 

생활 속에서 구술, 논술을 연습하고 훈련하라는 건데 <셜록 홈즈 MINI +> 시리즈가 좋은 교재가 될 듯하다. 전제, 유용, 정황, 근거....등의 단어(때로 한자까지 더해진)들을 흥미진진한 셜록 홈즈 이야기로 만나면서 익숙해지면 이후 다른 문장과 다른 주제를 담은 글 속을 만나더라도 이미 숙지하고 있는 단어가 있기에 해당 내용을 유추하고 추론해낼 수 있지 않을까.

 

<셜록 홈즈 MINI +전집>은 모두 여섯 권이다. 예리한 관찰력을 지닌 천재탐정 셜록 홈와 그의 조력자인 왓슨이 처음 만게 되는 <주홍색 연구>를 시작으로 홈즈와 왓슨의 환상적인 콤비가 돋보이는 <바스커빌 가의 개>, <공포의 계곡>, <네 사람의 서명>과 같은 장편과 ‘코난 도일 선정 베스트 단편 12작품’이 수록된 <베스트 컬렉션 12>, 네 개의 장편을 원문으로 접할 수 있는 <The Best Novels Collections>도 곁들여져 있다. 크기가 작아서 소지하기에도 간편하다. 가방에 두세 권을 넣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다만 중년의 내게는 본문의 글자가 작아서 안경을 끼고 봐야 하지만 그거야 나이가 들어서인데 어쩌겠는가.

 

“엄마, 셜록 옛날에 다 읽었다 안했어?”

“어, 다 읽었지”

“근데 왜 또 읽어?”

“어? 궁금하니까. 읽어보고 싶으니까.”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다시 읽을 때는 무언가 계기가 필요하다. 뒤이어 벌어질 사건과 전개상황을 알기에 시시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이전에 미처 알지 못했던 단서나 실마리, 복선을 접하지 않을까 기대가 되기도 한다. 기다리고 기다려서 드디어 만나게 되는 <셜록 시즌3>와 함께 조만간 출간될 <셜록 홈즈 Y 베스트 컬렉션>. 정말 기대된다. 두근두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