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아워 바디 (4-Hour BODY)
티모시 페리스 지음, 강주헌 옮김 / 갤리온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다이어터>라는 웹툰이 있다. 20대 중반의 은행원인 수지가 주인공인데 그녀는 몸무게가 90킬로가 넘는 고도비만이다. 때문에 수시로 손발이 저리고 피로가 시달리는 그녀에게 의사 선생은 ‘살을 빼라’고 충고한다. 사실 그녀는 수없이 많은 다이어트법의 경험자였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할 때마다 체력이 점차 떨어지는데다 매번 더 심한 요요현상이 찾아왔다. 더 이상 어찌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그녀에게 한 명의 트레이너가 다가오고 그를 통해 새로운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정크푸드를 즐기고 폭식으로 인해 체력이 바닥을 치던 수지의 체력은 조금씩 회복하고 앞자리 숫자가 ‘6’까지 감량에 성공하는데 이 웹툰의 자잘한 재미는 수지의 몸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수지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지방과 근육, 단백질이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면서 점차 달라지는 양상을 보면서 내 몸속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상상해보곤 한다.


<다이어터> 속의 수지처럼 나도 제대로 된 다이어트를 시작해볼까? 생각해보지만 솔직히 엄두가 나질 않는다. 마음이 성급한 나머지 잘못된 다이어트를 반복할 경우엔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체력이 더욱 떨어진다는 걸 알지만 주부의 일상이 식이요법과 운동에만 신경을 쏟아도 될만큼 결코 녹록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나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단 한번 시작해보자고 했다가 도중에 흐지부지 되어 버린 적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 때문인지 다이어트에 관한 책을 볼 때마다 약간 삐딱한 시선을 갖게 됐다. 이게 정말 가능한 걸까? 나처럼 살림사는 주부들도 할 수 있는 걸까? 이런 것들을 먼저 짚어보곤 한다.


얼마전 출간된 <포 아워 바디>는 저자의 이력에서부터 놀라웠다. 미숙아로 태어났다는 저자는 중국 무술 우슈를 배운지 4주만에 미국 챔피언에 올랐고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 5개 국어에 유창한데 충격적인 것은 하나의 언어를 배우는데 걸린 시간이 6개월을 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를 ‘실리콘밸리의 수퍼맨’이라고 부르는 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렇게 무엇이든 짧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기적 같은 성과를 내는 그가 이제 다이어트를 말한다. 저자 티모스 페리스는 자신은 물론 194명의 지원자에게 직접 테스트하고 검증해 본 끝에 이런 결론을 내린다. ‘최소유효량(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최소한의 용량)’이 해답이라고. 하나의 근육을 발달시키기 위해 필요한 최소의 운동만 하면 된다고. ‘말랐든 뚱뚱하든, 운동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누구나 한 달에 4시간이면 원하는 몸을 만들 수 있다’고. 정말일까? 왠지 의심이 가지만 상당히 솔깃한 말이다.


도대체 무슨 말일까? 한 달에 4시간만으로 도대체 체중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의심스러운데 저자는 트레이시라는 여성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100킬로가 넘는 체중을 12주 만에 총 6시간 운동해서 45킬로그램 이상 줄였는데 그 중에서 지방이 무려 20킬로그램이었다고. 놀라운 건 그녀의 나이였다. 나와 비슷한 연배인 40대여서인지 나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욕을 일었다. 인상적이었던 건 그녀가 일주일에 15분 정도 케틀벨 스윙이라는 운동으로 몸매를 가꿀 수 있었는데 이는 <다이어터>라는 웹툰에서 한번 소개되었던 거라 눈에 확 띠었다. 물론 간단한 그림과 동작 사진만으로는 대체 어떤 운동인지 알 수 없지만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이외에도 저자는 많은 걸 이야기하는데 특히 기존에 알고 있던 운동 상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체중보다 체지방을 염두해두되 증감의 정도를 알 수 있도록 반드시 신체의 각 부위를 줄자로 재고 체지방률도 측정해봐야 하고 운동을 하더라도 쉬운 운동을 오래 많이 할 것이 아니라 힘든 운동을 짧게 하라고. 운동이 아닌 식이요법만으로 다이어트를 할 때는 ‘느린 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좋다고 추천하는데 쌀이 주식인 우리나라에서는 얼마나 실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존의 다이어트 관련 책은 얇고 본문에 많은 컬러사진이 수록된 책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지금까지 그 어떤 다이어트 책보다 크고 두껍고 묵직하다. 저자가 20년간 연구하고 검증하며 내린 모든 것을 수록해서인데 처음엔 이 많은 걸 언제 다 읽나 걱정이 되지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코스 요리가 아닌 뷔페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대부분의 독자에게 150쪽 이상 필요하지 않다. (26쪽)’ 다이어트를 해야 하지만 왠지 모를 부담감으로 시도조차 못하는 이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는 말이 아닌가.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면. 그럼 이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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