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왜공정 - 일본 신新 왜구의 한반도 재침 음모
전경일 지음 / 다빈치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지막 왜구’ 3명이 2011년 한반도를 침구했다! 2045년 일본은 재침한다. 책에 둘러진 띠지의 문구에 순간 섬뜩했다. 분명 지난해에 일본의 국회의원 3명이 독도 방문을 목적으로 입국을 시도하는 사건이 있었고 그로 인해 국내에서 의견이 분분했던 적이 있지만 ‘마지막 왜구’라니.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 의문이 들었다. 게다가 2045년 일본이 우리나라를 다시 침략한다니. 도대체 무엇을 근거에 두고 하는 주장일까. 알고 싶었다.


‘일본 신新 왜구의 한반도 재침 음모’라는 부제와 매서운 눈매의 무사가 날카로운 무기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는 책 <남왜공정>은 첫인상부터 소름이 끼칠 정도로 서늘하다. 책은 초반부터 정곡을 찌른다. 저자는 ‘일본의 한반도 침공 시나리오’에서 ‘일본은 유사 이래 주기적으로 한반도를 침략해왔다. 900여회의 침구 행위는...-24쪽’이라며 일본의 ‘한반도 주기 침략설'과 ‘재침설’을 내놓는데 중요한 것은 그것이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주장을 내놓게 근거로 신라 시대를 비롯해 고려와 조선, 강화도 조약과 한일합방에 이르기까지 일본이 어떻게 침략했는지 알려준다. 이후 일본의 침략시차에는 패턴이 있다면서 일본에서  한반도 재침이 예정되어 있다면 그 시기가 언제쯤일지 하나씩 분석해 나간다. 그 결과 강화도조약(1876년)에서 한일합방(1920년)이 34년의 시차인 것을 봤을 때 일본의 재침은 2011년 일본의 독도 침구로부터 34년 후인 2045년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후 책은 ‘2장 일본의 흉기, 왜구의 시작’에서 ‘왜구’란 용어가  5세기를 전후해서 ‘왜인의 침구’, 혹은 ‘왜의 침구집단’을 뜻하는 말로 사용되었다며 왜구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동아시아의 골칫거리인 왜구 활동에 대해 일본 정부는 금지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아니라 ‘모르쇠’ 전략으로 일관했다고 전한다. ‘3장 뿌리 깊은 왜구의 한반도 침략사’에서는 ‘오랜 이웃’이지만 ‘가까운 이웃’만은 아닌 한일관계를 파헤치는데 시대를 달리하면서 일어난 왜구에 의한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다. ‘4장. 왜구, 전쟁으로 전쟁을 말하다’에서는 왜구의 집요하고 끈질긴 속성과  교묘한 전략을 말한다. 저자가 언급한 왜구의 전략은 한 두 개가 아니었는데 그 중 눈에 띄었던 몇 가지를 꼽아보면 ‘침소분용侵消紛用 내외부 혼란을 통해 자국의 분란을 해소한다’ ‘적시장서適時場噬 적절한 침구 시점을 노려 물어뜯고 확장한다’ ‘부정가복不正假伏 상황이 불리하면 거짓항복으로 본심을 꾸민다’ ‘점입대담漸入大膽 초기에 불씨를 끄지 않으면 점점 대담해진다’로 특히 ‘부정가복’은 일본의 겉과 속이 다른 본성을 나타내는 ‘카라쿠리’의 일면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5장 왜구,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서 왜구를 효과적으로 막고 근절하는 방법에 대해 모색하는데 임진왜란 당시 ‘수군 폐지론’이 일었다는 대목은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없다. 바다로 쳐들어오는 적을 바다가 아닌 육지에서 막겠다니. 말이나 되는 소린가!


책장을 덮자마자 검색부터 했다. 키워드는 ‘2010년 일본 천황 생일’. 그러자 관련 기사들이 주루룩 떴다.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주한일본대사관이 주최한 ‘천황 폐하 탄신 축하파티’에 국내 정치인들이 참석했고, 일부 기업들은 축하화환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로 시작한 기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박종근, 김태환 의원이 참석했다’면서 ‘모그룹에서 보낸 화환에는 “천황폐하 탄생축하”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고 전했다. 사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책의 후반에도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그래도 알고 싶었다. 경술국치 100년이 되는 해, 조선을 병탄한 무쓰히토 일왕의 손자이자 2차대전 전범인 히로히토 일왕의 아들인 아키히토 일왕의 생일에 정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정치인과 외교관, 대기업의 총수들이 그런 말도 안되는 짓을 했을까? 확인하고 싶었다. ‘일본대사관은 한국내의 각국 외교관은 물론 국내 정치인, 외교관, 정부 인사들에까지 초청장을 발송했고, 행사는 주최측이 예상한 350여명을 초과한 5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날 파티는 철저한 보안 속에서 이뤄졌다.’는 기사를 보면서 참담함을 느꼈다. 분노가 일었다.


몇 년 전 일본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때의 일화가 생각난다. 일본 총리가 일본 교과서에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자 이명박 대통령은 이렇게 답변했다.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 대체 무엇이 곤란하고 기다려달라는 건가!


저자는 말한다. 자신의 조부와 부친이 일제시대 때 강제 징용으로 끌려갔다고. 천만다행으로 살아 돌아오긴 했지만 그런 가족사를 통해 우리 역사의 굴곡진 부분을 바로 잡으려는 작업을 오랫동안 해왔다고. 이 책 <남왜공정>도 바로 작업의 하나인 것이다. 장장 7년 동안 480건에 이르는 관련서적과 사료를 뒤적이며 일본의 재침을 경고하고 있다. ‘남왜공정’이라는 용어는 분명 저자를 통해 처음 알게 됐지만 그의 주장은 결코 허투루 여겨선 안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나라의, 내 아이의 미래가 위태롭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