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사생활 - 부모가 놓치고 있는 사춘기 자녀의 비밀
데이비드 월시 지음, 곽윤정 옮김 / 시공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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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5학년이 시한폭탄인 것 같아...”

요즘 큰아이 친구 엄마들과 만나면 항상 이런 얘기가 나온다. 작년도 그랬지만 그전에도 5학년에서 벌어진 일로 학교가 떠들썩했던 거나 최근 어느 반에서 일어나는 일이 심상치 않다는 것. 담임선생님의 행동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도 있었지만 이번에 우리가 놀랐던 건 그에 대한 반장 아이의 반응이었다. 어디에 내놓아도 무엇 하나 빠질 것 없는, 누구나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하는 모범생이자 우등생인 아이였다. 그런데 바로 그 아이가. 최근 들어 전혀 예상치 못했던 행동을 한다는 거였다. 충격이었다. “세상에, 걔가!” “단순한 사춘기의 반항인 걸까? 아니면 좀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나...?” 나를 비롯해 같은 또래의 아이를 둔 엄마들은 고민에 빠졌다. 매일 아침 학교에 등교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의 표정을 평소와 달리 유심히 살피게 된다. 그리고 별일 아닌듯 던지는 한마디. “오늘 어땠어?” 그에 대한 아이의 반응은 한결같다. “몰라!”




사춘기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를 만큼 무난하고 재미없는(?) 10대 시절을 보낸 나로선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의 행동과 심리를 제대로 이해하기란 너무나 어렵다. 도움이 될 만한 강좌를 찾아다니고 관련 책도 읽어봤지만 그것들을 내 아이, 상황에 꼭 맞게, 적절하게 활용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이론과 실제가 공존하지 않는 상태라고나 할까?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임시방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좀 더 근원적인 해결책이 절실했다.




그런 차에 만난 <10대들의 사생활>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오랫동안 심리학자이자 상담가로 활동한 저자는 10대 청소년기를 ‘사춘기로 시작해서 사춘기로 끝나는 시기’라고 하면서 요즘 아이들은 예전에 비해 훨씬 긴 청소년기를 보내기 때문에 가정에서 부모와의 관계와 의사소통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문제는 부모들이 10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건데. 저자는 “당연하다”고 말한다. 10대들이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지 안다든 건 차라리 한 손으로 박수를 쳐서 소리를 낼 수 있다고 하는 것과 같다는 것. 그렇다면 10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무엇 때문인가? 저자는 한마디로 대답한다. ‘10대의 뇌’라고.




저자는 총 13개의 장에 걸쳐 10대의 뇌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려준다. 10대의 뇌 발달이 어떤 과정으로 이뤄지고 충동적인 행동패턴을 보이는 원인이 무엇인지, 그럴때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그 중에서 가장 핵심은 바로 뇌의 전전두엽 피질이다. 앞이마 뼈 바로 뒤에 위치한 전전두엽 피질은 몸이나 뇌의 활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미래의 일을 계획하거나 전후 상황을 판단하고 충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뇌의 CEO’라고 할 만큼 중요한 역할을 맡은 전전두엽 피질이 10대 아이들은 미완성 상태라는 것. 특히 정서를 관장하는 대뇌 변연계는 청소년기에 발달하는데, 이 발달이 완성되는 성인이 되면 충동적이고 폭발적인 행동은 조금씩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 누구보다 사랑스럽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낯선 아이로 변하게 된 이유는 한마디로 10대의 뇌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발달과 호르몬에 의한 것이지 결코, 아이들이 성격적으로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라는 거였다.




10대의 뇌에서는 리모델링과 재개발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어제까지 있던 건물이 무너지고 어느새 번듯한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는 것과 같은 일들이 10대의 아이들의 머릿속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10대 아이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정서에 공감하고 이해하는데 주력했지 그들의 뇌 발달을 생각지 못했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10대 아이들. 그들의 행동은 낯설지언정 결코 외계인이 아니다. 그들의 뇌가 화려하고 건강하게 탈바꿈하기까지 우리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인내하고 기다려주는 것. 끊임없는 믿음과 사랑을 보내는 것이 아닐까.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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