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아이들 2 - 가짜 이름을 가진 아이들 봄나무 문학선
마거릿 피터슨 해딕스 지음, 이혜선 옮김 / 봄나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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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 내 이름은 루크야.”




자신의 존재조차 어두운 그늘에 숨긴 채 살아야했던 소년. 그에게 어느 날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이웃의 셋째아이였던 젠의 아버지가 죽었지만 신분이 살아있는 ‘리 그랜트’로 살아갈 것을 제의해왔다. 대신 조건이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버려야한다는 것.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소년은, 그리고 소년을 사랑하는 가족은 망설이지만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식량부족으로 셋째 아이가 금지되었기 때문에 소년과 가족에겐 다른 방법이 없었다. 날이 밝으면 다른 이름을 받아서 살아가게 될 아이에게 엄마는 정성껏 아침을 차려냈다.




사랑하는 가족과 안타까운 이별을 하고 ‘리 그랜트’라는 이름으로 들어간 학교에서 소년은 당황한 일을 겪는다. 어느 누구도 전학생에게 친절을 베풀지 않았다. 학교의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니며 숨가쁜 하루를 보낸 후 소년은 깊은밤 잠자리에서 숨죽이듯 내 뱉는다. “루크, 내 이름은 루크야.”




루크가 다니게 된 핸드릭스 학교는 여러모로 이상한 구석이 많았다. 걸핏하면 벌점을 남발하는 선생님에, 학교 내부는 마치 미로처럼 복잡했다. 화장실이나 복도에서 엉뚱한 행동을 하는 아이가 살피는 감시원이 복도마다 있었고 무엇보다 학교의 어디에도 창문이 없다는 점이었다. 셋째 아이여서 바깥출입이 극도로 제한되긴 했지만 집 주변의 숲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지냈던 루크에게 사방이 꽉 틀어 막힌 학교에서의 생활은 고역이었다. 무엇보다 매일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 때문에 루크는 더욱 우울한 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어느날, 루크는 우연히 복도에서 하나의 문을 발견한다. 그것은 학교 밖으로 나가는 문이었다. 살짝 열린 문틈으로 풀밭과 나무, 하늘이 보이자 루크는 자석에 이끌린 듯 문 밖으로 나가게 된다. 이후 루크는 틈만 나면 숨겨진 문을 통해 학교 건물 밖의 숲에서 향하고 숲에 자신만의 작은 텃밭을 가꾸기에 이른다. 그런데 어느날 자신의 텃밭이 누군가의 발길에 짓밟혀 엉망이 되어버린 걸 발견한다. 도대체 누구일까? 그 비밀의 문을 통해 숲으로 온 사람은?




인구경찰에게 발각될 경우 생명이 위태로운 셋째아이 루크. 그는 처음 들어간 학교에서 자신과 같은 상황에 놓인 친구들을 만난다. 그들과 자신의 친구 ‘젠’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학교생활에 조금씩 적응해나가는데, 그러던 중에 일이 벌어진다. 자신의 무리 중에 인구경찰의 스파이가 있었던 것. 우연히 그 현장을 목격한 루크는 어떻게 그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 것인가.




세계적인 식량난 때문에 셋째 아이가 금지된 사회가 등장하는 것만으로 이 책은 충격을 안겨준다. 후반부에 이르러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였던 이 학교의 설립에 얽힌 내막이 밝혀지고 루크에게는 또다시 선택의 순간이 주어진다. 새로운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기회가. 그러나, 루크는 남기로 결정한다. 이곳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셋째 아이들을 돕고 싶다고. 루크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3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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