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망고 - 제4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36
추정경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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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을 정말 좋아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그랬어요. 큰애가 어렸을 때는 성장하는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큰애가 12살인 지금은 큰애와 공감하기 위해서. 하지만 진짜 이유는 아주 개인적인 거예요. “왜 내가 어렸을 땐 이런 책이 없었지? 너무해!”




<내 이름은 망고>를 보고 마음이 끌린 것도 그랬어요. 표지의 당돌해 보이는 소녀가, 소녀의 어깨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초록색 도마뱀, 뒤로 보이는 이국적인 풍경에서 왠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빨간색 깃발을 왜 가방에 꽂아두었는지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저 깃발을 따라, 소녀가 이끄는 대로 그냥 무작정 따라가고 싶은 충동이 일었습니다. “있지~, 나 이제 어디로 데려 갈거야? 기대해도 되지?”




제목에서 내 이름은 망고라고 했지만 진짜로 이름이 망고는 아니에요. 소녀의 원래 이름은 이수아. 발음이 캄보디아어로 ‘망고’와 비슷해서 아웃집 할아버지가 ‘망고’라고 부르게 됐답니다. 아, 나이는 열일곱 살이에요. 우리나라에 있다면 한창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꿈 많은 평범한 여고생으로 지냈겠지만 수아는 사정이 다릅니다. 부모님이 이혼한 이후로 빚 독촉이 심해지자 엄마는 수아를 데리고 무작정 캄보디아로 향합니다. 수아는 엄마가 자신의 영어교육을 위해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으로 가지 않고 동남아시아, 그것도 캄보디아를 택한 것이 불만이었어요. 하지만 엄마는 캄보디아에서 여행 가이드를 하고 있는 어릴 적 친구를 찾아가서 여행 가이드를 시작했는데요. 처음엔 그럭저럭 잘해 나갔습니다. 근데 캄보디아에 우기가 찾아들면 엄마는 우울증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싸구려 수면제에 의지하고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을 마시다가...자신에게 주어진 가이드 스케줄을 펑크 내고 도망가기도 했는데요.




그런 어느 날 엄마는 결국 아무런 말없이 가방을 들고 집을 나가버립니다. 수아가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틈틈이 모아둔 500달러를 들고. 갑작스런 사태에 수아는 당황하지만 이내 자신이 엄마 대신 한국인 관광객의 캄보디아 가이드를 하겠다고 나섭니다. 열일곱 살 소녀 이수아가 아닌 마흔 다섯의 김지옥이 되어서...




어느 날 갑자기 여행가이드 역할을 하게 된 소녀의 모험담 <내 이름은 망고>. 참 반가운 소설이었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이 지금까지 소설에서 접하지 못한 낯선 곳인데다가 낯선 등장인물들 역시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해줬습니다. 저자의 캄보디아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돋보였어요. 베테랑 가이드가 인솔하리라 여기고 여행 왔다가 십대의 소녀 가이드의 인솔을 따라 좌충우돌하며 관광하는 여행객들을 보면서 신혼여행으로 태국을 찾았던 때의 기억이 떠올라 지를 빙긋 웃으며 추억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열일곱 살.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대는 나이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시간에 대한 설렘과 꿈으로 가득한 나이. 그래서 무엇이든 몰입하고 시도해보고 싶은 때인데요. 감수성 예민한 십대 소녀 수아가 낯선 캄보디아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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