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스캔들 - 소설보다 재미있는 명화 이야기 명작 스캔들 1
장 프랑수아 셰뇨 지음, 김희경 옮김 / 이숲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얼마 전인가요? 인터넷으로 놀라운 기사를 봤습니다. 이탈리아의 어느 수도원 묘지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모나리자]의 실제 모델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됐다는 겁니다. 유해의 주인은 부유한 상인의 부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굴한 유해의 DNA 분석은 물론 두개골을 토대로 얼굴도 재현하게 되면 모나리자의 신비로운 미소에 대한 수수께끼도 풀 수 있을 거라고 해서 귀추가 됩니다.




그런데 바로 그 모나리자가 도난당했다는 거 아세요? 1911년,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이네요. 어린 아이들까지 다 알만큼 너무나 유명한 그림인 모나리자를  다른 곳도 아닌 루브르 박물관에서 훔치면서 도둑은 너무나 쉽게, 흥분하거나 주저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그림을 떼어냈다고 하는군요. 놀랍지 않습니까. 더욱 놀라운 것은 문제의 그림도둑의 이후 행보입니다. 모나리자를 훔쳐서 멀리 달아나 숨는 게 아니라 이탈리아로 다시 돌아왔거든요. 왜일까요?




‘소설보다 재미있는 명화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린 <명작 스캔들>에는 바로 이렇게 이름난 명화에 얽힌 갖가지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신성모독으로 법정에 섰다가 아름다운 나신을 드러낸 여인 프리네(배심원 앞의 프리네)와 프락시텔레스의 이야기는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의 생각을 엿볼 수 있구요. 광기와 기괴함으로 가득한 지옥의 모습(최후의 심판)과 인간의 욕망과 쾌락을 드러낸(쾌락의 정원)을 그림으로 표현한 히에로니무스 보스. 그의 그림은 한번 보면 악몽을 꿀 것 같았습니다. ‘천지창조’에서 ‘최후의 심판’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대서사시를 거대한 그림으로 완성한 미켈란젤로가 그림 속 인물의 차림새 때문에 물의를 일으켰다니 지금으로서는 황당한 일이지만 진정한 예술혼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라파엘로가 남긴 여인의 초상화(라 포르나리나)만을 20세기 현대의 과학자들이 그녀가 유방암에 걸렸다는 걸 알아내는 대목이나 얼마전 <카라바조의 비밀>이란 책을 통해 만났던 카라바조.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모델이 다름아닌 카라바조 자신이라는 부분은 무척 놀라웠습니다. 마지막에 소개된 메이헤른이 베르메르의 작품을 위조하는 과정이나 그로 인해 2차 대전 때 벌어진 소동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저자는 프란시스코 고야, 폴 세잔, 빈센트 반 고흐,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에 대해 그들이 화가들이 어떤 삶을 살았으며 어떤 작품을 남겼는지 알려주는데요. 명화의 색감을 잘 느낄 수 있도록 명화의 컬러사진이 곳곳에 수록되어 있어서 책을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켜줍니다.




다만 8장에 소개되고 있는 폴 세잔은 다른 화가에 비해 사진이 적게 수록되었다는 점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명화라고 하면 왠지 어렵게만 여겼다면 이 책은 낯설고 멀게만 느껴진 명화에 한 걸음 다가서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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