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삼국사기 우리 역사에 담긴 과학을 찾는다
이종호 지음 / 동아시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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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이어령의 교과서 넘나들기>란 책을 읽었다. 모두 5권인데 각 권마다 하나의 분야를 중심으로 그것과 다른 분야를 통합해서 설명하고 있었다. 서로 다른 분야, 혹은 학문이 넘나들고 융합을 거치면서 아이들로 하여금 하나의 학문을 보다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최근 출간된 <과학 삼국사기> <과학 삼국유사>도 그와 비슷하다. 우리의 고대사를 알 수 있는 역사서인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역사로만 바라보지 않고 우리의 역사 속에 존재하는 과학을 찾아 설명하고 있다.




<과학 삼국사기>는 고려시대 김부식이 편찬한 삼국의 역사서인 [삼국사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책은 우리 한국인의 유전자, DNA를 추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나라가 단일민족으로 이뤄진 반만년의 역사를 지녔다고 알고 있지만  [삼국사기]를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한반도는 고대 국가때 이미 외부인이 많이 들어왔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한다. 또 중국의 ‘양서’에는 삼국의 언어를 비교해봤을 때 신라가 전혀 다른 민족이라는 언급도 있다고 하니 놀랍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의 얼굴과 인체골격구조를 북방계와 남방계로 나눌 수 있는데 북방계와 남방계의 특징과 차이점이 무엇인지, 박찬호 선수와 여자 골프 선수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우리의 골격구조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짚어주는데 가장 큰 변화로 한국인의 턱뼈가 작아져서 한국어의 발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이어서 저자는 고구려가 사상 최강의 전투력으로 가장 광대한 영토를 누비고 다닌 데에는 고구려의 막강한 철기병인 개마무사가 있어서 가능했다며 우리의 철기문명이 얼마나 우수했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다뉴세문경! 한국의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다뉴세문경은 한때 위조논란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왜냐면 그 생김이나 기하학적인 문양이 도저히 기원전 4세기에 제작된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정교하고 세밀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신비함과 아름다운 다뉴세문경을 복원하려는 시도가 오랫동안 있었지만 매번 실패하다가 2006년에 드디어 복제에 성공했다는 대목이 있던데 어떤 모습일지 직접 보고 싶다.




작년 봄, 큰아이의 과제물 때문에 동래읍성을 찾았다가 우연히 ‘장영실 과학동산’을 보게 됐다. 조선시대 제일의 과학자인 장영실이 만든 혼천의를 비롯해서 천상열차분야지도, 앙부일구(해시계), 측우기 등 조선시대 각종 천문기기가 복원 전시되어 있었다. 그걸 보는 순간 과학자가 꿈인 아들은 동래읍성 답사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한동안 머물며 구경하곤 했다. 또 어린이 대상으로 한 박물관 강좌에 참가해서 투구를 만들었는데 그 과정에서 옛날 무사들이 썼던 갑옷이나 판갑옷, 칼, 투구 등을 철로 제작하는 과정에 대해 알게 되었다.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직접 눈으로 보고 만들어보는 체험을 통해 저자가 알려주는 우리의 역사 속 과학, 과학사가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표지에 있는 우리의 과학유물을 보고 그 이름을 줄줄이 꿰는 큰아이가 어찌나 신기하던지(난 그것을 봤다는 기억도 제대로 못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순간 놀라고 순간 흥분하기도 했다.




역사는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가 아니다. 현재도 그리고 미래까지도 이어질 기나긴 강이다. 그동안 우리의 역사에 과학은 없다고. 그래서 우리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 이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게 됐다. 기록으로 실물로 온전히 전해지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우리의 역사, 과학적 업적은 우리 속에 분명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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