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원자 - 세상만사를 명쾌하게 해명하는 사회 물리학의 세계
마크 뷰캐넌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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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깔끔하고 독특하네요. 아이콘처럼 표시된 사람이 여럿 흩어져 있는데 그들이 모두 정중앙의 사람과 이리저리 엮으며 선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모습에서 언뜻 예전에 읽었던 [과학콘서트]란 책의 한 대목이 생각나더군요. ‘케빈 베이컨 게임’이라고 해서 ‘여섯 다리만 건너면 세상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이’라는 걸 증명하면서 이 세상이 여섯 다리만 건너면 서로 다 아는 사이일만큼 좁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이 책에는 어떤 내용이 들었을까 궁금해졌어요. 표지만 보면 톡톡 튀는 감성의 글일 것 같지만 ‘세상만사를 명쾌하게 해명하는 사회 물리학의 세계’란 부제가 왠지 묵직하게 다가왔거든요.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건 학창시절 수업을 통해 배웠던 내용입니다. 물질을 이루고 있는 기본 구성단위로 더 이상 쪼개어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원자’라고 했는데요. <사회적 원자>라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원자’를 사람과 사회에 적용시켰습니다. 세상의 모든 물질이 원자로 이루어졌듯이 우리 사회도 사람이라는 원자로 이루어졌다는 거죠.




우리 사람이 ‘원자’라고? 정말 독특한 생각이지요. 이론 물리학의 연구하며 과학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마크 뷰캐넌은 자신의 이론을 전달하기 위해 모두 9개의 장에 걸쳐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일 먼저 ‘사람이 아니라 패턴을 보라’에서 저자는 1970년대 인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인구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강제 정관수술을 시행했던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마치 전쟁을 선포하는 것처럼 어떤 강제적인 수를 써도 인구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단 한 지역만은 예외였다고 합니다. 바로 인도 남부의 케랄라였는데요. 놀라운 것은 그 케랄라에서 시행한 것은 산아제한을 위한 가족계획 교육이 아니라 글을 읽고 쓰는, 여성에 대한 교육이었다는 겁니다. 그 결과 세계에서 유일하게 문맹률이 0인 지역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산아제한과 여성들의 교육 간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보다는 패턴을 봐야 한다는 말합니다. 산이나 산책길에 난 길이나 발자국에서 알 수 있듯이 ‘한 번 흐름이 생기면 다른 사람 역시 이 흐름에 포함되어 흐름은 점점 더 커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사람들의 패턴이 된다는 겁니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고 사람들의 작용으로 만들어지므로, 사람들을 살펴보고 그들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 살펴보면 사회를 설명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간의 흐름, 패턴이 어떤 분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 위해서는 사람보다 패턴이 더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여기서 일정한 패턴을 찾아내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우리 인간이 복잡하고 변덕이 심한데다가 사소한 우연으로 인해 사건의 흐름이 달라지는 경우도 허다하구요. 사람이 주변의 다른 이를 흉내내는 경향이 있어 그로 인해 루머나 소문이 나돌고 핸드폰의 보급속도도 빨라지는 등 사회적 원자인 사람의 특성과 기질에 대해 짚어보고 거기에 작용하는 행동양상에 대해 짚어주는데요. 솔직히 초반, 호기심으로 가득한 상태에서 출발한 책이었지만 그다지 쉽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사회물리학이라는 개념도 그렇고 세상만사를 명쾌하게 해명한다는 게 다소 무리가 있지 않나 싶을 정도였거든요. 제겐 좀, 아쉬운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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