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 열개의 목소리, 하나의 이야기 문학동네 청소년 5
닉 혼비.데이비드 알몬드 외 지음, 이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휴일을 맞아 근교로 가족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온 산과 들이 곱게 단풍이 든 모습을 보고 싶었거든요. 시간이 빠듯해서 가을의 정취를 느긋하게 즐기지 못한 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추수가 끝나고 비어있는 논에선 쓸쓸함과 고요함이, 주렁주렁 열매가 열린 과실나무에선 풍성함이, 그 속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에선 새로운 기운과 활기가 가득했습니다. 붉게 물든 가을산을 배경으로 사진도 몇 장 찍었습니다. 그런데요, 지금까지 숱하게 봐왔던 그런 풍경이 오늘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잠깐 스치듯 지나치는 이 순간들이 우리 삶에 있어서 결코 평범하지 않을거란 것. 언젠가 지금 이 순간, 오늘의 이야기를 미치도록 그리워할 때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얼마전에 만난 한 권의 책 <클릭>에도 수많은 추억과 이야기들이 가득했습니다. 처음엔 ‘열 개의 목소리, 하나의 이야기’라는 부제를 보고 그저 열 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나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제 짐작은 겨우 절반 정도만 맞았어요. 열 개의 단편이란 건 맞지만 그 단편들의 저자가 모두 다르다는 것과 열 개의 이야기가 신기하게도 이어지고 있었거든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사람들과 경이로운 자연, 전쟁의 아픔 등을 사진으로 찍는 이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조지 킨. '지(G). 킨‘이라고 불리는데요. 소설은 사진가 ‘G. 킨’의 죽음으로 인해 시작됩니다. 킨은 손녀 매기와 손자 제이슨에게 선물을 남깁니다. 제이슨은 유명한 운동선수들의 메시지와 사진이 곁들여진 사진을, 매기는 ‘모든 것을 되돌려’주라는 카드와 함께 무지개빛 비단으로 안감을 덧댄 일곱 개의 칸에 일곱 개의 조개껍데기가 든 나무 상자를 받습니다. 할아버지의 수수께끼 같은 선물에 매기는 당황하면서도 곧 그 선물의 의미를 알아냅니다. 일곱 개의 조개껍데기를 모두 원래 있던 일곱 대륙의 바다로 되돌려주라는 것. 매기에게 있어 몇 년이 될지 어쩌면 평생이 걸릴지도 모르는 여정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후로 소설은 제이슨이 받은 사진 속 인물의 이야기나 매기가 받은 나무상자와 조개껍데기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신비로운 바다를 닮은 소녀에게서 G가 조개껍데기를 건네받는 사연이 있는가하면 할아버지의 카메라를 팔려던 제이슨은 G가 남긴 편지를 보고 마음을 고쳐먹고 사진을 찍으며 조금씩 성장하는 이야기, 매기의 작은 나무 상자가 만들어지게 되는지 보여주고 매기와 가족들이 그동안 알지 못했던 G 킨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나기도 하구요. 다가올 미래를 배경으로 노년의 매기가 등장하기도 하는데요. 저마다 다른 색깔과 이야기를 지닌 퀼트나 조각보처럼 열 편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걸 전해줍니다. 매기와 제이슨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그들의 할아버지인 조지 킨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가 마치 독특한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