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심리학 - 유치원, 초등학교 1,319명의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에 대하여"
안톤 부헤르 지음, 송안정 옮김 / 알마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드넓은 초록이 가득한 언덕, 그곳에 두 팔을 활짝 벌린 사람들이 있다. 두 팔을 벌려 활기차게 운동하거나 흥겹게 춤을 추고 신나는 공놀이를 하거나 귀여운 강아지를 안아주기 위해 그들은 두 팔을 활짝 벌렸다. 얼굴 가득 행복한 웃음을 띄고.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심리학> 표지를 보자마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배꼽을 잡을 만큼 재미난 이야기를 들은 것도 아니고 그저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그림으로 본 것에 지나지 않는데 말이다. 주위 사람의 하품이 내게 전염되듯 행복도 그런 걸까?




‘유치원, 초등학교 1,319명의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에 대하여”’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심리학>은 아이들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들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걸까? 그것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책은 4개의 장, ‘행복이란 무엇인가’ ‘긍정적 정서들, 기쁨과 행복의 발달’ ‘아이들이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다’ ‘ 행복을 위한 교육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이야기한다.




책은 제일 먼저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준다. 누구나 잘 안다고 생각했던 ‘행복’이 실은 그 어떤 말보다 가장 애매하고 막연하다고. 왜냐면 사람의 생김새나 개성이 다른 것처럼 행복도 마찬가지여서 ‘아내와 함께 포도주를 마시는 순간’ ‘산 정상에 올라 아래를 바라볼 때’처럼 그 사람의 취향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즉, 평범한 일상 속에서 언제가 ‘행복하다’ 혹은 ‘행복하지 않다’ 느끼는 건 오롯이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므로 ‘모든 사람은 각자가 행복의 심판관’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의 감정, 정서는 어떻게 발달하는가. 여기서 저자는 ‘선천적인 기본 정서’에 대해 말한다.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일찍 희노애락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는데 앞을 보지 못하는 어린 아기까지도 상황에 따라 저마다 다른 감정을 보여준다는 것을 오랜 관찰을 통해 알아낸다.




이후 3장, 4장에서 아이들이 말하는 행복과 행복을 위한 교육에 대해 짚어주는데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대목이었다.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 행복할까?’ 저자는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아이들에게서 찾는다. 1,319명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행복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고 했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가정에서 가족(부모 혹은 형제자매)들과 함께 할때 행복을 느끼기 때문에 ‘가정이 행복한 장소로 느껴지면 유년기 전체가 행복하게 평가될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결과를 얻기에 이른다. 하지만 또 이런 의문이 든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가정에서 벌어지는 폭력사태는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그에 대해 저자는 과거의 삶이 현재에 비해 여러모로 단순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가족간에 대화가 지금보다 훨씬 많았고 신뢰와 믿음이 존재했다고 꼬집는다. 한마디로 가족이 뭔가를 함께 하는 활동이 아이들로 하여금 행복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큰아이에게 물었다. “넌 언제 행복해?” 큰아이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놀 때.”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볼래?” “동생이랑 게임할 때.” “아, 동생 유치원에서 운동회할 때도 좋았어.” 사실 아이의 대답이 어떠하리라는 건 미리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알고 싶었다. 확인하고 싶었다. 아이가 언제 어떨 때 행복해 하는지... 아이의 행복을 위해 내가, 나와 남편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답답했다. 내 아이에게 있어 학교는 행복을 느끼고 체험하는 장소가 아니라는 것이. 아이의 행복에 대해, 아이에게 행복을 느끼고 해주고 싶은 모든 부모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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