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도시 사라진 아이들 - 1995년 뉴베리 아너 선정도서
낸시 파머 지음, 김경숙 옮김 / 살림Friends / 201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낸시 파머. 그녀를 처음 만난 건 <전갈의 아이>란 작품이었습니다. 만약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다른 이에게 장기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복제인간, 클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그대로 따를 것인가. 아니면 지금까지의 운명 따위는 거부하고 과감하게 탈출할 것인가. 복제인간에게도 인간의 존엄성은 있는지, 인간의 감정과 자아는 어떻게 싹트고 성장하는지...전 책을 읽고 나서 깊은 의문에 빠졌고 <전갈의 아이>를 통해 감히 이야기하기 어려운 소재를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내는 저자, 낸시 파머의 이름을 기억하게 됐답니다.




그러다 낸시 파머의 새로운 이야기가 나왔다는 소식이 들리더군요. <사라진 도시, 사라진 아이>. 표지를 보니 아프리카의 토속공예품을 연상시키는 인물과 커다란 물체의 뒤로 높다란 빌딩이 숲을 이루고 있네요. 대체 어느 시대의 어떤 나라를 배경으로 한 거지? 주인공은 누굴까? 이런 저런 궁금증이 마구마구 밀려듭니다.




‘누군가가 텐다이의 침대 옆에 서 있었다’로 시작된 소설은 2194년, 아프리카 중남부의 짐바브웨를 배경으로 합니다. 짐바브웨의 최고 권력자인 마치카 장군에게는 텐다이, 리타, 쿠다라는 이름의 세 아이가 있었는데요. 부모가 최고 권력자라면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떵떵거리며 유세를 부릴 만도 한데, 마치카 장군의 경우엔 완전히 달랐습니다. 자식사랑이 도가 지나쳐 과잉보호가 되버린  경우. 바로 그랬습니다. 장군은 온갖 위험이 도사리는 바깥세상에 절대 아이들을 내놓지 않았답니다. 아이들이 단 한 번도 집 밖을 나가본 적이 없다니 어느 정도인지 아시겠죠?




그런데 잠깐. 아이들이 어떤 존재인가요? 저희집 두 녀석만 보더라도 정말 백만돌이가 따로 없습니다. 웬만해선 에너지가 바닥나지 않는 것 같거든요. 호기심 왕성한 두 녀석의 뒤치다꺼리하다가 오히려 제가 뻗어버린 적이 하루 이틀? 오! 노!! 거의 매일입니다. 장군의 집엔 그런 아이가 세 명이 있는 거예요. 텐다이, 리타, 쿠다. 이 녀석들도 틀림없이 답답할 거예요. 철통수비를 자랑하는 부모의 감시가 말이에요. 단 하루만이라도! 부모의 감시를 벗어나서 바깥으로 나가 흥미진진한 모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지낸답니다.




그러다, 어느날 텐다이의 부모가 오랫동안 외출하게 될 거란 정보를 얻은 거예요. 드디어! 기회가 왔습니다. 부모의 감시를 벗어나려고 호시탐탐 엿보던 아이들은 이 기회를 놓칠 리가 없지요. 바깥세상 구경할 생각에 가슴이 들뜨고 설레었습니다. 여행가방에 지도와 나침반, 식량을 모두 챙겨넣고. 이제. 출발입니다. “이제 우리 힘으로 가야 해” 텐다이는 두 동생과 함께 버스정류장으로 향하지요.




온실 안의 화초처럼 지내던 아이들이 멋진 모험을 꿈꾸다가 드디어 바깥세상에 발을 내딛었습니다. 이제 어떻게 될까요? 아이들의 상상했던 대로 신나고 환상적인, 즐거운 일만 가득한(나중에 부모에게서 꾸중을 듣더라도) 모험이라면 아이들에게는 천만다행이지만 독자의 입장으로서는 재미가 없습니다. 꿈에 부푼 아이들은 일단 위기에 빠져야 합니다. 부모도 아이들이 위험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고 혼비백산 하겠지요. 그 다음엔? 당연히 사랑하는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나서는 겁니다. 어떻게 하냐구요? 바로 거기에 이 책의 모든 것이 숨어있습니다. 미리 알면 재미가 떨어집니다. 아, 한가지 힌트를 준다면...표지를 자세히 보세요. 큰 귀와 긴 팔, 안경을 쓴 이들이 보이지요? 그들이 바로 장군 부부가 아이들을 찾아달라고 의뢰한 특별한 능력을 지닌 탐정들이랍니다.




이제 이야기의 모든 요소가 구비되었습니다. 자, 그럼 이야기 속으로 빠져볼까요? 텐다이와 리타, 쿠다에게 닥친 위험은 어떤 것인가. 세 탐정은 아이들을 어떻게 구출할 것인가...궁금하시다면...지금 바로! 책장을 펴세요. 재미없으면 어떡하냐구요? 그런 걱정은 접어두세요. 낸시 파머의 작품은 재미와 감동, 더불어 깊은 생각거리까지 보장하거든요. 아이와 함께 읽어보시면 더 좋을 이야기 <사라진 도시 사라진 아이들>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