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도시락 - 맛있고 간편한
김정훈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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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가득 메운 자잘한 여러 가지 상징들. 이걸 뭐라고 하지? 아이콘인가? 워낙 기계치라 컴퓨터와 관련된 거라는 정도만 알뿐 그 이상은 알 수 없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호기심이 생기는데 그건 아마 <과학 도시락>이라는 제목에서 오는 느낌과 추억 때문이 아닐까.




카이스트 출신의 생물학자와 플래시 애니메이션 제작. 서로 정반대되는 이 두 가지를 저자는 모두 갖고 있다. 그야말로 독특한 이력인데 저자는 그 두 가지를 하나로 합쳤다. 누구나 어렵다고 생각하는 과학지식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서 이해하기 쉽도록 한 것이다. 이쯤되니 기대가 된다. 저자가 마련한 도시락이. 반찬은 뭘까? 분명 영양이 풍부하면서도 맛있겠지?




도시락 먹을 생각에 두근대는 내게 저자는 여덟 개의 도시락을 내놓는다. 그것도 각각의 도시락마다 제목을 붙여서. ‘우리 몸에 숨겨진 과학’ ‘생활 속의 과학’ ‘생명 연장의 과학’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 ‘신기한 생태계’ ‘미래로 나아가는 첨단 기술’ ‘우주 정복의 꿈’ ‘괴짜 과학자들의 비밀노트’...순간 어떤 것부터 먹을 건지 갈등이 생기지만 선택은 자유! 골라먹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




태어난지 막 한 달이 된 어린 머리칼이 요상한 액체를 뒤집어쓰면서 난생처름 온 몸이 변화하는 체험을 한 ‘어린 머리칼의 파마 체험기’로 시작한 책은 흥미롭고 신기한 과학지식을 한아름 전해준다. 엄지발가락과 둘째발가락의 길이에 따라 발을 이집트형, 그리스형, 스퀘어형으로 부르는 대목은 정말 통쾌했다. 그동안 나의 이집트형 발을 두고 그리스형 발을 가진 신랑이 곧잘  놀렸는데, 이 책을 보면 그런 말 못하리라! 자신의 몸이 아닌데도 면역체계가 공격하지 않는 태반의 미스테리와 ‘제대혈’이 지닌 무궁무진한 가능성은 두 아이를 출산한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외에도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속담을 실감나게 하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운전자와 과속 단속 카메라의 대결이나 감기와 독감의 차이, 대한민국 전 국민의 자랑거리인 김연아 선수의 멋진 점프의 비결과 여러 가지 용어, 장에 공생하는 세균이 비만을 유도하고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가 자살하는 것처럼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됐다. 뿐만 아니라 “왼손은 거들 뿐”이라는 명언을 남긴 강백호를 통해 농구의 슛 동작에 숨은 원리를 설명하는가하면 살충제를 뿌렸을 때 바닥에 떨어진 모기는 살포시 눌러 확인사살을 해줘야 후환을 막을 수 있다는 유머있는 표현에서 과학을 쉽게 전하려는 저자의 배려가 돋보였다.




“느그들 심하다. 어째 1교시 끝나고 도시락을 먹냐. 양심도 없이!” 수업시작종이 울리고 교실에 들어오는 선생님들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지만 내가 만난 이런 도시락이라면 선생님들은 모두 두 팔 벌려 환영하지 않을까. 맛있고도 간편하게 지식을 전할 수 있으니 과학뿐 아니라 다른 과목 선생님들도 도시락을 준비하시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도시락이라면 얼마든지 환영!! 자~알 먹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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