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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모어 ㅣ 이모탈 시리즈 1
앨리슨 노엘 지음, 김경순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인터넷에 눈길을 끄는 기사가 실렸다. 지난해 여성독자들은 스테프니 메이어의 <트와일라잇>에 열광하고 남성독자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에 환호했다고 한다. 보자마자 ‘음, 당연한 결과지.’했다. 학창시절에도 하이틴 로맨스 같은 소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에드워드란 매력적인 뱀파이어와 섬세하고 아름다운 소녀의 금지된 사랑이란 그야말로 뻔한 로맨스에 중년의 아줌마가 대책없이 빠져들았다니. 다른 사람이 흉 볼까봐 조금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그들의 사랑은 애절하고도 아름다웠다.
불빛에 반짝이는 검은색 표지에 붉은색 튤립 두 송이. 튤립이 이렇게나 화려한 꽃이었나. 활짝 핀 꽃잎이 너무나 탐스러운 책 <에버모어>를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봤다. 못다 이룬 사랑을 이루기 위해 환생을 거듭하는 연인, 영원한 사랑...이 책엔 얼마나 가슴 절절한 사랑이 녹아있을 것인가...은근히 기대를 했다.
책의 주인공은 에버. 갑작스레 일어난 교통사고로 인해 그녀는 인생을 완전히 다른 길로 몰아넣는다. 부모님과 여동생을 한꺼번에 잃는 바람에 고모와 함께 지내게 된데다 특별한 능력까지 생겨버렸다. 평범한 사람은 보거나 들을 수 없는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상태에 따라 색색의 오라가 보이고 상대방의 생각이나 살짝 스치는 것만으로 지난 일들을 알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 능력은 에버를 오히려 괴롭게 하고 다른 사람들과 담을 쌓으면서 자신을 감추게 한다. 다만 죽은 여동생의 영혼이 찾아와 간간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일상이 낙이라고 할까.
그러던 어느날 데이먼 오귀스트라는 매력적인 소년이 전학을 온다. 단번에 화제의 주인공이 된 데이먼. 그런데 에버는 그에게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마법처럼 붉은 튤립을 건네는 데이먼에게선 어떤 오라도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그의 마음이나 생각조차 들리지 않는 것. 에버는 데이먼과 되도록 멀리하려 하지만 점점 그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점점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하지만 붉은 머리의 매력적인 여인 드리나가 나타나면서 그들에게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하는데...
환생을 거듭하며 반복하는 영원한 사랑. 듣는 것만으로도 왠지 가슴이 떨리는 말이다. 그런데 책으로 만난 에버와 데이먼의 사랑은 가슴이 저리도록 애절한 사랑이 아니라 무덤덤한 중년의 사랑처럼 느껴졌다. 데이먼의 정체에 대해서도 너무 질질 끄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누구나 반할만한 매력적인 외모의 두 연인. 그들은 환생을 거듭하며 서로를 그리워하고 한 명은 불사의 존재. 이토록 매혹적인 요소를 가지고 왜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걸까. 너무나 아쉬웠다. 총 6권인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인 <에버모어>.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기다림반 실망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