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인간인가? - 인류가 밝혀낸 인간에 대한 모든 착각과 진실
마이클 S. 가자니가 지음, 박인균 옮김, 정재승 감수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최근 들어 뇌와 관련한 책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관심이 가는 책을 한 권 읽고 돌아서기가 무섭게 또다른 책이 독자들을 기다리는, 그야말로 우르르 쏟아지고 있다. 우리 인체에 있어 ‘소우주’라고 불릴 정도로 복잡하다는 뇌.  과거 20년 동안에 밝혀진 뇌에 관한 지식이 지난 200년 동안에 이루어진 지식을 훨씬 능가할 정도로 뇌는 신비의 베일에 겹겹이 싸여 있다고 하는 뇌에 관해 <왜 인간인가?>란 책이 출간됐다.




‘왜 인간인가?’ 제목에서 다분히 도발적인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왠지 철학적이고 과학적이며 심오하고도 묵직한 내용이 담겨있을 것 같다. 대체 인간의 어떤 점을 분석하고 밝혀냈을까. 그래서 얻어진 결론이 무엇일까.




뇌신경학자이자 심리학자로 인지신경과학 분야의 개척자란 평가를 받고 있는 저자 마이클 가자니가는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고 한다. 동물과 동일한 화학물질로 구성된 인간이 동물과 매우 다른 행동양상을 보이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모든 의문에 대한 답을 그저 ‘진화’로만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여긴 저자는 인간만이 지닌 고유함에 관해 탐구하기 시작한다. ‘인간은 왜 동물과 다른가’ ‘인간은 왜 특별한가.’ 이 책은 바로 저자의 오랜 연구와 탐구의 기록이다.




책은 4부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인간, 그 최소한의 조건’에서는  ‘인간의 뇌는 다른가’란 주제 아래 인간과 동물의 뇌가 구조나 정보의 처리방식, 용량 측면에서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는데 결론적으로 크게 차이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유일한 존재인 걸 밝히기 위해 저자는 절대적/상대적 뇌 크기라든가 분리뇌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관찰하지만 뇌의 크기나 좌/우뇌의 여부는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걸 밝혀낸다. 또 인간과 영장류의 뇌 구조를 설명하고 인간과 여러 면에서 가깝다는 침팬지와 비교분석하면서 그동안 알려진 인간의 특징인 직립보행이라든가 큰 뇌, 도구사용에 관해서도 짚어주고 있다. 2부 ‘인간, 더불어 살기의 조건’에서는 우리 인간의 큰 뇌가 일상은 물론 사회적인 관계 측면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찰스 다윈이나 리처드 도킨스의 주장을 곁들여 설명하면서 ‘우리는 뼛속까지 사회적’이라고 주장한다. 또 우리의 뇌가 커질수록 사회집단의 크기도 커진다고 하는데 본문 중에 인간의 대체적인 사회집단 크기가 150이라면서 사람들의 개인 주소록도 대부분 150명이라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이후 3부 ‘인간, 그 영광의 조건’에서 예술이나 의식처럼 인간만이 갖는 특징에 대해 논하고 4부 ‘인간, 그 한계를 넘어’에서 파이보그란 개념을 도입해서 인간과 기계, 로봇, 인공지능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현재의 유전공학이 우리의 유전암호가 기록되어 있는 DNA를 조작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걸로 마무리한다.




사실 의학이나 뇌에 관해 전문지식이 없는 내가 뇌과학에 관한 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다행히 본문 중에 어렵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저자가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다(뉴런과 세포원주를 설명하면서 ‘키세스’초콜릿을 언급하기도 한다) 전공이 생물학이어서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역시나 어려운 책이었다.




‘인류가 밝혀낸 인간에 대한 모든 착각과 진실’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그동안 우리가 인간의 뇌에 관해 잘못 알고 있는 지식은 물론이고 인간과 동물이 다른 점, 인간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우리 인간의 뇌가 그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이라면서 그걸 증명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정보와 지식을 총동원해서 설명해주지만 내가 이해하고 넘어간 부분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왜 인간인가’ 마치 화두처럼 다가온 이 물음의 해답을 풀기 위해선 언제든 몇 번이고 정독해야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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