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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치타가 달려간다 - 2009 제3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0
박선희 지음 / 비룡소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무덤덤한 학창시절을 보내설까요? 전 불혹을 넘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성장소설을 무척 좋아합니다. 일상의 하나하나에서 젊음과 활기가 넘치는 아이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신선하고 몇 번을 봐도 새롭습니다. 책을 통해 만나는 수많은 아이들을 보면서 때론 제 아이의 미래를 점쳐보곤 합니다. 5년 혹은 7년 후엔 내 아이도 이야기 속의 아이들과 같은 고민을 하고 꿈을 꾸겠구나 하고 생각을 하면 책 속의 아이들은 더 이상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이 아닙니다. 활기차게 살아서 움직이는 아이들이 되어버린답니다.
이번에도 그런 아이들을 만났어요. 주강호와 이도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인 동시에 주인공인 두 아이는 서로 정반대의 면을 보여줍니다. 폭력적인 아빠와 집 나간 엄마, 결코 화목하지 않은 가족관계 속에서 강호는 다소 거칠게 자라납니다. 걸핏하면 학교를 빼먹고 담배를 피웁니다. 그런데 세 번째 엄마가 집으로 오자 강호는 집을 나와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유소에서 머물면서 학교에 다니게 되는데요. 어느 날 강호의 반에 전학생이 옵니다. 그 아이가 바로 이도윤입니다. 외고에 다니다가 인문계 고등학교로 전학 온 도윤이는 사실 강호와 초등학교 동창이에요. 그것도 단짝. 강호와 도윤은 정반대의 성격이었지만 두 아이에게 그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도윤의 엄마에겐 강호가 눈엣가시였어요. 도윤을 찾아온 강호에게 둘은 서로 다른 ‘부류’란 말을 꺼내며 둘의 사이를 갈라놓고야 맙니다. 그 충격으로 강호는 도윤을 멀리하고 왕따를 시키게 되지요. 그리고 4년 후 만난 같은 고등학교 같은 반, 짝이 되어 만난 강호와 도윤. 지난 과거의 일 때문에 도윤을 멀리하고 싶은 강호에 비해 도윤은 아직도 예전의 강호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다가서려고 합니다. 서로의 속내를 드러내는 데에 아직은 미숙한 강호와 도윤. 껄끄럽고 어색함이 감돌던 둘의 관계가 교내 밴드부를 계기로 조금씩 가까워지게 되는데요. 결국 밴드부 결성은 학교측의 반대로 무산되지만 밴드부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무대에 서게 됩니다.
파랑 치타? 이게 뭘까? 첨엔 궁금했는데요. 책을 읽으면서 알 수 있었답니다. 강호가 애써 모은 돈으로 장만한 오토바이 이름이 ‘파랑치타’이며 강호와 도윤이 속한 밴드부의 이름이 ‘달리는 파랑치타’라는 것을요. 그러고나니 <파랑치타가 달려간다>는 제목이 품은 의미가 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오로지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치열한 입시전쟁으로 내몰린 아이들. 오랜 고민을 거쳐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일궈나가려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열정을 간직한 그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어요. 지금은 비록 힘겹겠지만 언젠가 너의 날이 올거라고. 그 날까지 “달려라, 파랑치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