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캡틴 2 오브리-머투린 시리즈 2
패트릭 오브라이언 지음, 이원경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작년, 가을이 한창 무르익었을 때였다. 가족들과 결혼 10주년 기념여행을 떠나면서 이 책을 가져갔다. 패트릭 오브라이언의 <마스터 앤드 커맨더>. 주변을 온통 붉게 물든 단풍만 보다가 무료해질 때마다 난 넘실대는 바다로 여행을 떠났다. 잭 오브리와 스티븐 머투린이 활약하던 19세기의 바다로. 그리고 1년 가까이 지나 다시 가을을 맞은 지금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오브리 - 머투린’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가 출간됐다. 표지에 파도를 가르며 달리는 멋진 함선이 그려진 두 권의 책 <포스트 캡틴>. 이번엔 어떤 이야기가 담겼을까...궁금한 마음에 얼른 달려갔다.




전편에서 그렇게 바라던 함장의 직위를 얻고 잭 오브리, 첫 출항까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많은 적의 배를 나포하고 에스파냐의 대형전투함과과 싸워서 승리한다. 작은 전투함인 소피 호의 규모에 비해 많은 공을 세웠지만 그럼에도 잭 오브리는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정식함장으로 불리지도 않는다. 좀 더 많은 공을 쌓아서 정식 함장으로 승진하려고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의 평화조약이 체결되어 전쟁이 끝나버렸으니 그것조차 여의치 않았다. 거기다 자신의 함선인 소피 호를 잃고 빚쟁이들에게 쫓겨다니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러던 어느날 잭은 멜빌 경으로부터 실험적인 선박, 폴리크레스크 호를 맡아보라는 제의를 받는다. 물에 뜨기만 하면 어떤 배든 상관하지 않겠다던 잭이었지만 육지이론가가 특별한 비밀 무기를 탑재하도록 설계한 폴리크레스크 호(다용도란 의미)는 썩 내키지 않았다. 이미 여러번 거절당한 배였던 것이다. 하지만 당시 잭의 상황과 정식함장으로 임명되려면 어쩔 수 없기에 받아들이고 다시 스티븐 머투린을 비롯한 예전의 동료들과 함께 바다로 향한다.




전편인 <마스트 앤드 커맨더>과 마찬가지로 보다 두 번째 이야기인 <포스트 캡틴>에서도 잭 오브리와 군의관인 스티븐 머투린의 활약이 펼쳐진다. 거기에 한가지 독자의 흥미를 돋우는 요소로 윌리엄스 자매와 사촌인 다이애나 빌러스가 등장해서 ‘사랑이야기’가 더해져서 업그레이드 됐다. 곱고 아름다운 외모에 내성적인 성격의 소피아와 달리 다이애나는 나이는 같지만 정반대의 삶을 살았다. 화려하고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다가 인도에서 내전이 일어나면서 많은 빚을 떠안고 도망쳐 온 여인이었다. 각자 개성이 다른 아름다운 여인들과 사랑에 빠진 잭과 스티븐.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어찌보면 요즘과 크게 다를 것 없이 거의 흡사하지만 그래도 뭔가 신선하고 색다른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오브리 - 머투린’ 시리즈여서 그런지 해상용어나 함선의 세부 구조나 명칭이 낯설어서 초반에 살짝 애를 먹었지만 전편을 읽은 덕분에 비교적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 남자들의 로망이라는 바다에서의 전투와 모험을 다룬 작품이지만 여자인 내게도 흥미로운 책이었다. 살고 있는 지역의 특성상 바다를 자주 찾는데 앞으로 당분간은 바다를 볼 때마다 잭과 스티븐, 그들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속삭이겠지. 오, 캡틴! 마이 캡틴! 언제 다시 만나게 될까요? 세 번째 이야기까지 또 1년을 기다려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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