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귀신 딱지 귀신 초승달문고 10
김영주 지음, 강전희 그림 / 문학동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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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지 따먹기 할 때

딴 아이가 내 것을 치려고 할 때

가슴이 조마조마 한다.

딱지가 홀딱 넘어갈 때

나는 내가 넘어가는 것 같다.




아이와 즐겨듣는 동요, ‘딱지치기’다. 큰애가 어릴 때 종이를 접어서 만든 딱지로 딱지치기를 하면서 이 동요를 무지 자주 들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지은 시에 백창우님이 곡을 붙여서 만든 노랜데 딱지치기 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잘 살아있다. 아이는 특히 ‘딱지가 홀딱 넘어갈 때’ 이 부분을 재밌어했다. 개구쟁이 두 녀석과 할아버지가 자랑스레 딱지를 내보이는 그림이 그려진 <우유귀신 딱지귀신>도 제목의 ‘딱지’란 말 때문에 골랐다.




쉬는 시간마다 딱지치기를 하며 노는 재우가 창주가 우유당번이 됐다. 반 아이들이 먹고 난 우유 상자를 창고에 갖다놓던 재우와 창주가 어느날 창고에 갔다가 깜짝 놀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하얀 뭔가가 얼굴, 다리, 몸이 따로 움직이는 게 아닌가. “우유 귀신이다” 아이들은 도망간다. 그리고 다른 아이에게 말한다. 창고에 우유 귀신이 있다고. 우유귀신이 궁금한 아이들은 떼를 지어 창고를 향하는데.... 재우와 창주, 흰수염 할아버지의 딱지대결이 펼쳐지는 <우유귀신 딱지귀신>. 재우와 창주가 만난 우유귀신은 과연 누굴까?




두 번째 이야기 <신발주머니 찾기>에서는 잃어버린 병우의 신발주머니를 찾으려는 아이와 선생님의 한판 대소동이 벌어진다.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아이들은 은행나무 가지에 걸린 신발주머니를 찾는다. 막대기를 든 병우가 뚱땡이  친구 등에 타고 내리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다. 그쯤되자 선생님이 나선다. 자신이 신고 있던 신발을 나뭇가지로 던지지만 신발주머니는 떨어지지 않고 선생님 신발까지 나무에 걸리는 게 아닌가. 설상가상, 이 일을 어찌할꼬?




<짜장 짬뽕 탕수육>의 작가 김영주의 단편동화 두 편이 수록된 <우유귀신 딱지귀신>을 읽다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조금만 놀라면 귀신이라고 호들갑 떠는가하면 별 것 아닌 말 한마디가 엄청난 사건이라도 일어난 듯 부풀리는 아이들, 재우와 창우에게 잃어버린 딱지를 찾기 위해 한가득 딱지를 만들어서 재도전하는 할아버지. 순수함이 가득 묻어난다.




이 책의 압권은 단연코 제일 마지막 장면. 병우의 신발주머니를 찾기 위해 반 아이들 모두가 신발을 벗어 던진다. 마치 운동회날 박터트리기를 하듯이. 떨어진 아이들의 신발과 함께 우수수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 상상만 해도 신이 난다. 단 하루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매일같이 와글와글 소동을 벌이는 아이들.  모두 하나같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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