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글리 - 못생긴 나에게 안녕을 어글리 시리즈 1
스콧 웨스터펠드 지음, 송경아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한 달에 한 번, 동호회 모임 때문에 시내 중심가를 찾는다. 그때마다 놀라는 것. 어쩜 이렇게 예쁜 사람들이 많은지. 조막막한 얼굴에 뚜렷한 이목구비, 샘이 날만큼 길고 가는 다리.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 모두가 내 눈엔 죄다 연예인처럼 보인다. 세대차이는 생각이나 사고방식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외모에서도 세대차이는 엄연히 존재한다는 의문이 들 정도다. 이런 생각은 비단 나뿐이 아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도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한국엔 미인들이 정말 많다. 하지만 그만큼 성형미인도 많다고.




<어글리>는 열여섯 살이 되면 의무적으로 전신성형 수술을 받는 가상의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책의 주인공은 탤리 영블러드. 얼마전에 남자친구 페리스가 열여섯 살이 되어 성형수술을 받고 ‘새내기 예쁜이 동네’에서 살고 있는데 그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페리스가 수술후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지 못하면서도 탤리는 그를 틀림없이 찾을 수 있을거라 여긴다. 그와 난 ‘영원한 베스트 프랜드’니까. ‘새내기 예쁜이 동네’를 들쑤시고 다니며 새내기 예쁜이들이 벌이는 파티를 엉망으로 만들면서 페리스를 만나지만 그는 뭔가 달랐다. 예전의 페리스가 아니었다. 탤리와의 맹세가 깃든 손의 상처도 깨끗하게 지워진 게 아닌가. 페리스는 말한다. 열여섯 살이 되어 예쁜이가 될 때까지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못난이 마을’에서 늘 붙어다녔던 페리스의 달라진 모습에 울적해진 탤리는 우연히 셰이라는 소녀를 만난다. 같은 날 열여섯 살이 된다는 공통점 때문인지 둘은 금세 친구가 된다. 셰이에게 공중보드를 타는 법을 배우던 탤리는 그녀와  함께 공중보드를 타고 도시 밖으로 나가 옛 도시인 ‘녹슬이 유적’을 탐험하기도 한다. 그러다 수술을 일주일 남겨둔 어느 날, 셰이가 탤리를 찾아온다. 함께 떠나자고. 예쁜이 수술을 거부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갈 수 있는 곳 ‘스모크’로 가자고 제의하지만 텔리는 거부한다.




드디어 열여섯 살이 된 탤리. 예쁜이 수술을 받고 페리스 만날 생각에 들뜬 그녀가 갑자기 특수상황국에 끌려간다. 셰이를 비롯해 예쁜이 수술을 거부하고 탈출한 이들을 찾을 수 있도록 ‘스모크’를 찾아내달라는 거였다. 친구를 위해서라도 절대 스파이가 될 수 없다던 탤리는 결국 그들의 제의를 받아들이고 길을 떠난다. 셰이가 남긴 쪽지암호를 들고...




책은 단순하게 보면 예쁜이수술을 둘러싼 갈등과 문제를 다루고 있는 듯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재 지구가 안고 있는 문제점, 자원고갈이나 환경오염과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분쟁과 전쟁을 얘기하고 있다. 전신성형을 통해 아름다운 외모를 갖게 된 이들은 두뇌의 레전을 통해 생각이나 감각이 왜곡되는 현상을 보인다는 대목은 사람을 내면이 아닌 외모로 판단하거나 아름다운 외모를 행복의 조건처럼 여기는 요즘 사회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500쪽 가까이 되는 두툼한 책을 숨가쁘게 읽었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알고보니 ‘못생긴 나에게 안녕을’이란 부제의 <어글리>는 총 3부작 중 첫 번째 이야기였다. 친구를 위해, 자신의 실수에 속죄하기 위해 탤리는 스스로 실험대상을 자처하고 나섰는데 그 이후의 내용이 너무 궁금하다. 탤리는 예쁜이수술을 받게 될까? 그 이후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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