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궁전을 만든 우체부 슈발 - 월드원더북스 3
오카야 코지 지음, 야마네 히데노부 그림,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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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에게 주어진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특별한 능력을 갖추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라도 하나의 생각과 꿈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되새긴다면 기적도 이뤄낼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왠지 실감나지 않는다. <우체부 슈발>은 정말 우연히 알게 된 책이다. 프랑스의 오트리브란 작은 마을에 살던 페르디낭 슈발이란 우체부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엮은 것이다.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글도 쓰지 못하는 슈발, 평소 말이 적어서 괴짜로 통하는 그는 공상하는 걸 좋아했다. 자전거나 오토바이도 없던 시절, 우편물을 배달하기 위해 매일 먼 길을 걸어다닐 때마다 그는 자신만의 궁전이나 탑, 동굴, 정원을 상상하곤 했다. 날이 갈수록 상상 속의 궁전은 점점 더 선명하게 떠오르지만 그걸 직접 짓는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슈발은 자신이 예전에 즐겨했던 공상을 되새기는데 마침 그의 눈에 독특한 모양의 돌이 들어왔다. ‘땅속에서 점점 자라다가 어느날 갑자기 땅위로 얼굴을 내민 것 같은’ 괴물 같은 모습의 돌을 보고 그는 결심한다. ‘자연이 돌을 조각해 주었는데 난들 그것으로 건축을 못할까’. 그후 슈발은 자신의 궁전을 짓는데 필요한 돌을 찾아나선다. 온 마당이 괴상한 돌로 꽉 차자 사람들은 그를 이상하게 여기고 비웃기 시작하자 슈발은 매일 밤마다 자신의 궁전을 만드는 일에 몰두한다. 나이가 들어 우체부 일을 그만두고 약간의 연금마저 시멘트와 석회를 사는데 써버리지만 그는 더없이 즐거웠다. 건물을 짓기 시작한지 33년이 흘러 슈발이 76세가 되었을 때 드디어 그가 꿈꾸던 궁전은 완성된다.




책의 후반부엔 슈발이 지은 건물의 사진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건 정말 단 한 사람의 손으로 지은 것이라곤 믿기지 않을만큼 엄청난 크기였다. 비록 평범한 우체부였지만 슈발이 열정을 잃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기울인 노력이 ‘꿈의 궁전’이 되어 현실에 나타난 거였다. 슈발을 알고 나서 위인이란 어떤 인물인지 생각해보게 됐다. 나라를 일으킨 영웅이 아니어도 마음 속에 품은 생각과 꿈을 끝까지 이뤄내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위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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