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불패 - 이외수의 소생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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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 달 전 일거다. 이외수님의 책을 처음 읽은 게. 요상한 제목의 <하악하악>이란 책을 처음엔 머뭇거리며 읽다가 나중엔 푹 빠져들었던 기억이 난다. 소제이 털썩, 쩐다, 대략난감, 캐안습, 즐! 이었던가? 촌철살인! 그의 짧고 유쾌한 글을 읽으며 시종일관 무릎을 쳤다. 그렇지! 바로 이거야. 새롭게 출간된 <청춘불패>란 책을 보면서 그때의 흥분이 되살아나는 기분이 들었다.




‘이외수의 소생법’이란 부제가 달린 <청춘불패>는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백조면 어떠하고 오리면 어떠한가’,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아픔을 느낀다’, ‘장대 끝에서 한 걸음 나아가라’, ‘그대가 그대 인생의 주인이다’ 이 4개의 장에는 각각의 주제에 해당하는 4개의 글이 있는데 독특한 건 그 글에 어떠한 대상, ‘부모를 증오하는 그대에게’라든가 ‘열등감에 사로잡힌 그대에게’, ‘장애로 고통받는 그대에게’라는 식으로 지목해 둔 글이 대부분이다.




이를테면 술을 좋아하거나 외도를 일삼는 부모와 개떡 같은 가정환경 속에서 성장한 이들은 가슴속에 부모를 증오하는 마음을 품고 있는데 저자는 그런 이의 등을 쓸어주며 이런 말을 건넨다. "자네의 마음과 심정, 상처, 다 이해하네. 나라도 그랬을걸. 하지만 자네의 부모님도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이런저런 일로 큰 상처를 받고 그 고통을 고스란히 감싸안고 계실 거라 생각하네. 그러니 이해해주게나. 아무리 나쁜 아버지라도 나쁜 자식이 되기를 원치는 않는다네."




무슨 사용설명서도 아닌데 글마다 읽을 대상을 따로 구분해둘 필요가 있을까 했는데, 읽다보니 나름 의미가 담긴 대목이 아니었나 싶다.




청춘! 이 말이 품고 있는 의미를 생각해보자. 인터넷으로 ‘청춘’을 검색해보니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에 걸치는 나이. 세상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가능성, 끊임없는 도전으로 충만한 시절이 아닌가. 그리고 열정!! 자신이 매료되고 몰두하고 싶은 일이나 연인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고스란히 바치는 모습은 실로 아름답다. 마치 탐스런 꽃망울을 마악 터트린 붉은 장미처럼.(책장 가득한 꽃향기 때문일까)




저자는 이런 청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게 바로 이 <청춘불패>다. 때론 실패하고 자신감이 꺾여 의기소침해 있더라도 금방 훌훌 털어낼 수 있을 거라고 곁에서 용기를 북돋워준다. 괜찮아. 할 수 있어. 건투를 빌어!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이십대 전후한 청춘들을 위한 글인데 왜 불혹을 넘긴 나에게도 이렇게 절실하게 와 닿는걸까. 저자에 비하면 그래도 청춘이어서? 기나긴 인생여정에 나이가 소용없기 때문에?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책을 읽는 동안 난 그렇게 느꼈다. 곁에서 주먹을 불끈 쥐어주고 박수를 치며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이외수를. “할 수 있어! 아줌마~아! 홧티~잉!! ”







그대에게만 은밀하게 힌트를 주겠다. 누구든 머리로 인생을 살아가지 않고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갈 때 절로 정답을 알게 되리니. 그때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대가 있으므로 세상이 더욱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리라.




그대여, 진심으로 건투를 빈다. - 2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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