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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희망입니다
고도원 지음, 황중환 그림 / 오픈하우스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알게 된 게 언젠지 모르겠다. 인터넷으로 내 메일주소를 갖고 얼마 후에 지인을 통해 아침편지를 소개받았다. 매일 아침 이메일로 배달되는 글은 대부분 짤막했다. 하지만 그 글이 전하는 감동은 길이의 몇 배나 크게 다가왔다. 앞으로 더 나아질거란 희망을 주는 글, 지금 포기하지 말고 조금만 힘을 내보라고 용기를 주는 글은 일상에 지친 내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런 내 느낌은 마치 이어달리기나 도미도처럼 주위에 퍼져 나갔다. 내가 아는 이들에게도 배달되기 시작했다. 좋은 글 만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무척 반가웠다.
그런데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포털이 바뀌면서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만나는 일도 줄어들었다. 예전의 메일함에 배달된 아침편지가 계속 쌓이고 있지만 굳이 찾아보지 않았다. 메일주소를 변경해야지 하면서도 매번 그냥 지나쳤다. 번거로워설까.
<당신이 희망입니다>은 저자 고도원씨가 그동안 써온 수많은 아침편지 중에서도 특히 많은 이들의 가슴에 따스한 감동을 남긴 87편의 글을 모은 책이다. 거기다 만화가 황충환씨의 그림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전해지는 느낌과 감동도 배가 되었다.
책은 모두 네 부분으로 나뉜다. ‘당신을 믿습니다’ - 용기의 편지, ‘당신이 희망입니다’ - 희망의 노래, ‘당신을 사랑합니다’ - 사랑의 속삭임, ‘당신을 응원합니다’ - 응원의 마음. 각각의 테마에 담겨있는 글은 굳이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언제 어느 페이지를 펼치든 만나게 되는 짧은 글과 몇 컷의 그림에서 우리는 작은 희망과 용기를 얻고 믿음과 의지를 다지고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사실 책이 담고 있는 얘기 중에는 우리가 평소가 알고 있거나 느끼고 있던 것들도 많다. 내가 굳이 메일주소를 변경하지 않은 것도 아마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뭐, 그게 그거고 비슷비슷한 내용이네. 너무 눈에 보이는 감동 아냐? 처음엔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오던 것들이 어느새 조금씩 둔감해진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에 <당신이 희망입니다>를 만나고 나니 내 마음 한켠에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듯했다. 다 꺼져가던 모닥불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 지금은 어렵고 힘들지만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래. 다른 건 몰라도 힘든 때일수록 아이에게 더 많이 웃어주자고 다짐해본다. 함께 하는 동안 아이를 더 많이 안아주고 더 정성껏 책을 읽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