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간의 운동치료 허리통증
한동길 지음, 김명신 감수 / 아우름(Aurum)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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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5년이 넘었다. 허리통증으로 고생한 게. 발목이 시큰거려서 침 맞으려고 들른 한의원에서 갑자기 엑스레이를 찍자했다. 내가 보기엔 깨끗하고 멀쩡해보였는데 의사말로는 골반이 틀어졌단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요추 4, 5번이 문제라나? 당시 의료보험도 되지 않는 추나요법으로 치료받느라 매일 몇 만원씩 들였다. 한동안 괜찮다가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허리는커녕 목도 앞으로 숙이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그리고 좀 괜찮다 싶었는데 둘째 낳고서 다시 통증이 시작됐다. 어깨가 너무 아파서 한쪽 팔을 드는 것조차 힘들었다. 왜 이럴까. 누군가는 체중을 줄여보라고 했다. 그럼 몸이 가벼워져서 덜 힘들 거라고. 하지만 출산 후 불어난 체중을 줄이자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운동을 하고 나면 온몸이 아파서 며칠씩 자리에 누워 끙끙 거리는 일이 반복됐다. 이쯤 되니 포기하는 게 나을까. 그냥 이 고통을 평생 친구삼아 짊어지고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다 만났다. <4주간의 운동치료, 허리통증>을. 이 책의 저자는 한때 큰 사고를 당해 의사로부터 걷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걷기 위해 고통을 참고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아서 사고 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았을 때 목발을 벗어던질 수 있었고 장애 6급 판정을 받은 저자는 드디어 운동치료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그는 말한다. 몸매를 만들기 전에 몸을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선 현재 자신의 몸이 어느 상태인지 알아본 다음 틀어진 근육과 골격을 바로 잡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한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운동치료 전문가로서 운동치료란 무엇인지를 비롯해 어떤 효과가 있고 그 원리와 과정을 4단계로 설명한다. 그다음 자신의 허리통증이 어떤 타입인지 알아보는 테스트를 거쳐 급성 허리통증, 만성 허리통증, 허리 신경통 같은 각 증상에 따라 필요한 운동치료를 제시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동하면 좋은지 운동 빈도나 시간, 강도를 비롯해 각 동작을  자세한 그림으로 설명해놓아서 알기 쉬웠다.

 

4주간의 운동치료가 끝나면 이제 허리통증이 재발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허리통증이 왜 생기는지부터 알아야하고 어떤 자세가 허리통증을 유발하는지 조목조목 알려주고 있다. 특히 우리가 허리통증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을 10가지 짚어놓았는데 허리가 아플때는 허리근육 강화운동을 많이 하는 것이 오히려 허리에 부담을 주고 요가만으로 척추나 골반을 바로 잡을 수 없다는 실로 놀라운 사실도 알게 됐다. 그다음 허리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마사지나 지압법 같은 여러 가지 보조적인 방법도 알려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이 놀랐다. 지금까지 줄곧 나를 괴롭혔던 허리통증의 원인이 무엇 때문인지, 무심코 취한 나쁜 자세가 내 허리를 망가뜨리고 있었다는 것, 출산 후 허리를 다스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그에 따라 평생의 건강이 좌우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 날씬한 몸매, 보기 좋은 외모만을 위해 하는 운동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거였다.

 

나의 골격과 근육은 어떤 상태일까. 솔직히 지금껏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틈틈이 테스트를 해보고(결과는 처참했다.) 저자가 제시한 운동을 해보면서 작은 희망을 품게 됐다. 비뚤어진 채로 오랜 시간 굳어진 골격과 근육이 제자리를 찾고 약해진 근육이 제 힘을 발휘할 때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리라. 피곤하고 바쁘다며 때로 운동을 빼먹기도 하겠지만 이젠 적어도 내 몸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알게 됐다.

 

무엇보다 이 책은 본문의 편집이 돋보였다. 보통 책보다 가로가 넓은 판형인데 본문의 바깥쪽을 일정 부분 여백을 만들어 거기에 본문의 중요 내용을 따로 다시 한번 써놓아서 찾아보기가 수월했다. 또 책 뒤편에 본문에서 제시한 각 통증별 운동 방법을 포스터 형식으로 첨부해서 벽에 붙여놓고 운동하면 좋을 것 같다. 다만 크기가 좀 작아서 각 운동 방법을 카드형식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출간될 목과 어깨통증도 무척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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