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일라잇 - 나의 뱀파이어 연인 트와일라잇 1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변용란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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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하이틴 로맨스란 책이 있었다. 미남에 엄청난 부자, 자상한 성격의 남자와 평범한 집안의 여자가 만나 사랑을 한다는 단순한 구성의 책이었다. 난 뻔한 등장인물에 틀에 박힌 스토리란 생각에 그 책을 읽지 않았지만 친구들 사이에선 엄청 인기였다. 책으로 만나는 달콤한 로맨스에 중독이 된 친구들은 수업시간에 몰래 읽다가 들켜서 선생님께 야단맞거나 반성문 쓰기도 했다. 나로선 그 친구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소설 때문에 왜 저렇게까지 하나 싶었다. 그런데....이제 좀 알 것 같다. 뱀파이어와의 사랑을 다룬 소설 <트와일라잇>을 만나고 나서부터.




책은 이사벨라 스완, 벨라가 피닉스를 떠나 아빠 찰리가 있는 도시인 포크스로 이사를 오면서 시작된다. 언제나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던 피닉스에 비해 포크스는 강우량이 가장 많은 도시답게 늘 축축하고 우울했다. 자기 스스로 포크스에 유배왔다고 여기던 벨라는 전학 간 학교에서 에드워드를 만난다. 마치 패션 잡지 화보에서 튀어나온 듯 빼어난 외모의 에드워드를 보는 순간 벨라는 그에게 매료되어 버린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만난 자신을 에드워드가 화가 난 듯 노골적으로 차갑게 대하자 벨라는 당황해한다. 그 날 이후로 한동안 학교에서 보이지 않던 에드워드가 눈이 내린 날 매혹적은 목소리로 벨라에게 말을 건넨다. “안녕”하고.




그러던 어느날 눈이 쌓인 학교 주차장에서 차에 치일뻔한 벨라를 에드워드가 구해준다. 에드워드의 불가사의할 정도의 괴력과 빠른 동작에 벨라는 의문을 갖는다 하지만 첫 만남에서 벨라가 위축될 정도였던 에드워드의 싸늘한 검은 눈동자가 황금빛을 띄면서 벨라는 어느새 그의 매력에 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다 제이콥이란 소년을 통해 에드워드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에드워드를 비롯한 그의 가족이 모두 냉혈족, 다시말해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라는 에드워드를 향한 마음을 멈추지 못하고 에드워드 역시 벨라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자신 때문에 그녀가 위험해질까봐 걱정한다. 그런 가운데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낮에 거리를 활보하고 관에서 잠을 자는 건 아니지만 밤새 잠들지 못하며 인간이 아닌 동물의 피를 통해 갈증을 해소하는 에드워드. 그는 백 년에 가까운 세월을 살아오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았다. 언제나 홀로 외로이 있던 그를 안타까워했던 가족들은 에드워드와 벨라의 사랑을 응원해주고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뜻밖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벨라는 위기에 처하는데....




뱀파이어와의 사랑이라...처음엔 뻔한 얘기일거라 생각했다. 학창시절의 하이틴 로맨스처럼 그림 같은 주인공들이 나오는 그렇고 그런 러브스토리일거라 여겼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기 시작하자 나의 짐작이 틀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뱀파이어를 연인으로 둔 벨라의 안타까운 마음,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연인을 한결같이 바라보는 에드워드의 순수한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평범함과 거리가 먼 자신의 생활 때문인지 벨라에게 사소하고 시시콜콜한 질문을 하는 에드워드의 모습은 안쓰럽고 애절하기까지 했다. 책을 읽는 동안 줄곧 내 가슴은 두근두근...방망이질했다. 그래서 내가 마치 십대 후반의 소녀로 돌아간 듯한 느낌도 들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야기가 극에 달해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막상 크라이막스가 이르러 대충 얼버무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번역도 매끄럽지 않았다. 대화체의 문장인데도 구어체의 “~다.”라고 끝나는 대목이 너무 많았다. 세심함이 부족했던 것 같아 아쉬웠다.




560쪽이 넘는 두툼한 책을 밤새 읽고 나자 창밖은 어느새 희미하게 밝아지고 있었다. 확실한 ‘트와일라잇’이다. (트와일라잇 : 밤이 오기 전 땅거미가 내리는 시간. 혹은 희미하게 날이 밝아올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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