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타비안 낫싱, 검은 반역자 1 - 천연두파티
M. T. 앤더슨 지음, 이한중 옮김 / 양철북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오래전 텔레비전에서 <뿌리>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아프리카의 작은 마을에서 살던 쿤타킨테라는 흑인이 노예상에게 잡혀 미국으로 팔려온다. 자유를 빼앗긴 그는 이후 끔찍한 노예로서 살아가게 되는 무척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특히 흑인을 잡는 노예사냥꾼의 무리 중에 흑인도 있다는 게 놀라웠다.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이 있는데 쿤타킨테가 노예사냥꾼에게 잡혀 손에 쇠사슬이 묶였을 때였다. 그가 자신을 묶은 쇠사슬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 몸으로 거부하던 모습은 앞으로 다가올 노예로서의 삶을 보여준 듯해서 오래도록 남았다.




여기 또 한 명의 흑인 노예가 있다. 이름은 옥타비안. 카시오페이아라 불리는 아름다운 미모의 어머니와 함께 거대한 저택에서 지낸다. 그를 위해 시중드는 사람이 있고 먹는 음식과 배변의 양까지 기록한다. 뿐만 아니라 학자들로부터 문학이나 역사, 과학, 음악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철저한 교육을 받는다. 기이할만큼 섬세하고 독특한 그의 바이올린 연주는 상당한 수준이다. 한마디로 왕자와 같은 일상을 보내는데도 그가 노예라니. 그건 무슨 이유에선가.




그들은 실험대상이었다. 임신한 상태로 미국에 온 카시오페이아는 석학협회의 관찰아래 출산하면서부터 그들 모자의 일거수일투족은 항상 학자들의 관찰과 연구 대상이 된다. 때문에 옥타비안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왠지 이상하다는 건 느끼지만 자신 역시 노예란 걸 모르고 지낸다. 그러던 어느날 옥타비안은 나들이를 다녀오면서 하인인 보노에게서 놀라운 사실, 자신도 보노와 마찬가지로 노예라는 얘길 듣는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옥타비안은 자신에게 출입이 금지된 방, 그 속에 진실이 있을거라 생각하고 몰래 들어간다. 소름끼치는 해골 표시에 옥타비안의 얼굴을 붙여놓은 비밀의 방. 그 방문 너머를 보고난 후 옥타비안은 혼란에 휩싸이는게 되는데....




만약 흑인이 고등교육을 받는다면 그들의 지적능력은 백인처럼 향상될 수 있는가, 흑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열등한 민족이기 때문에 아무리 수준 높은 교육을 받아도 소용없다...그들은 옥타비안을 대상으로 이런 실험을 했다. 자신들의 노예 제도를 정당화하는 동시에 더 나아가 백인이 다른 민족에 비해 우월하다는 걸 증명하고자했다. 흑인노예를 대상으로 한 충격적인 실험. 책을 읽으면서 이게 정말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궁금했다. 저자 후기를 보니 이런 교육실험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대목이 있어서 놀라웠다.




옥타비안이란 흑인소년의 굴곡진 삶을 그린 소설 <옥타비안 낫싱, 검은 반역자>. 이 책을 통해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전쟁을 벌이던 무렵, 당시 사회 분위기가 어떠했을지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전쟁터에서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지만 정작 그 자유가 자신의 것이 될 거란 보장조차 없었던 노예의 삶은 비참하고 참혹했다.




책의 흐름은 옥타비안의 어린 시절엔 다소 느슨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해 손을 뗄 수 없을 만큼 몰입할 수 있었다. 자기자신을 오직 관찰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살아가던 옥타비안이 노예로서의 멍에를 벗고 청년 프린스로 거듭나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갈 수 있을까. 너무 궁금하다. 어서 빨리 2권이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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