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이는 똥도 예뻐! 샘터어린이문고 12
이상권 지음, 정지윤 그림, 김성수 감수 / 샘터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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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큰아이가 1학년때 학교 수업준비물로 <곤충도감>을 챙겨간 적이 있다. 아이의 책은 전집보다 단행본 위주로 구입했던지라 <곤충도감>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 발등에 떨어진 불도 끌겸 부랴부랴 대형서점으로 뛰어갔다.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은 도감들...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이리저리 뒤적이고 있으니 함께 갔던 아이와 남편은 대충 고르고 가자고 성화였다. 아무리 골라도 곤충은 그게 그거고, 거기서 거기....라는 게 남편의 생각이었다. 그래도 꿋꿋하게 버텨서 한 권의 <곤충도감>을 골라 다음날 아이 가방에 넣어줬다.




<통통이는 똥도 예뻐> 이 책을 읽으면서 작년의 일이 생각났다. <곤충도감>을 고르기 위해 뒤적일때 사진속의 곤충들이 어찌나 징그럽던지...저절로 얼굴이 찡그려졌다. 하지만 비슷한 책을 계속 반복해서 보니까 처음의 느낌이 조금씩 줄어들고 적응이 되더니 곤충 그 자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의 주인공은 단후라는 여자아이다. 5월의 어느 일요일, 아빠와 함께 산을 찾은 단후는 우연히 작은 애벌레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온다. 처음엔 애벌레를 어떻게 기르는지도 몰랐던 단후 가족. 그들은 애벌레에게 ‘통통이’란 이름을 붙여주고 먹이를 구해주고 생김이 어떤지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조금씩 애벌레와 가까워진다.




단후가족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통통이를 관찰하면서 느낀 점과 이야기들을 만화를 곁들여 재미나게 풀어놓은 책 <통통이는 똥도 예뻐>. 이 책을 통해 바람이 불어도 애벌레가 나뭇잎에서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애벌레의 배다리가 빨판처럼 생겨서라는 것, 위험이 닥치면 고치 속의 애벌레가 “삐이삐이”하는 소리를 낸다는 걸 알게 됐다.




책에는 ‘나방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볼까요?’하는 부분이 있는데 나방과 나비가 어떻게 다른지 그 차이점도 짚어주고 있다. 또 내가 어릴 때 어른들이 ‘나방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면 눈이 먼다’는 얘길 해주셨는데, 그 이유가 바로 ‘독나방’ 때문이란 것도 알 수 있었다.




내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자라길 바라지만 현실은 가혹하다. 아파트로 둘러싸인 환경, ‘집-학교-학원’으로 꽉 짜여진 일상은 아이들에게 자연의 존재, 소중함, 위대함을 직접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조차 뺏어갔다.




아이의 새끼손가락보다 작았던 애벌레가 한 마리의 유리산 누에나방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담긴 이 책을 통해 내 아이들이 ‘생명’이란 무엇인지 그 소중함과 신비함을 느낄 수 있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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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8-18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한테 보여주고 싶은 책이네요. 근데 이거 보고 애벌레 기르자면 어쩌죠? 전에 유치원 숙제땜에 누에랑 달팽이 길렀는데 정말 미치겠더라구요. ㅎㅎ 저부터도 전혀 자연친화적이 못돼니 우리 애들이 뭘 배울라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