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크게 멀리보고 가르쳐라
문용린 지음 / 북스넛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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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이가 여름방학을 맞은 후로 매일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다. 사소한 문제로 걸핏하면 동생과 다투는가하면 부모의 충고나 의견에 황소고집으로 일관하는 아이를 볼때면 매번 한숨이 나온다. 쟤가 왜 저러지? 도대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우리 집만 이런가? 내가 잘못 키웠나? 난 아무래도 부모로서의 자격이 부족한 게 아닐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 공식이 없는 건 당연하지만 한편으론 답답하다. 아이와 나, 우리의 단추가 도대체 어디서부터 엇갈리기 시작한 걸까? 도로 위에서 올바른 길을 미리 알려주고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을 때 돌아가는 지점을 알려주는 도로표지판처럼 우리 마음에 그런 표지판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아이 크게 멀리보고 가르쳐라> 이 책에서 저자인 문용린 박사는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면 아이에게 지식보다 마음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부모가 ‘정서지능’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아이의 정서지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하루라도 빨리 모색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한다.




책은 5장으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우선 정서지능이란 무엇이며 어떤 위력이 있는지, 똑같은 상황이라도 정서지능의 높낮이에 따라 아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알려주고 있으며 2장에서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위인들, 정조를 비롯한 백범 김구, 신사임당, 마틴 루터 킹, 스포츠계의 스타인 김연아와 박태환 등 최고가 된 사람들의 정서능력에 얘기한다. 3장부터 본격적으로 정서 지능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정서 지능의 측정은 언제부터 시작됐으며 어떤 방법으로 이뤄지는지 또 현재 국내에는 유아부터 성인까지 정시 지능을 측정하는 검사가 개발되어 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검사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조언한다. 4장에서는 정서 지능의 높낮이에 따라 삶과 인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일상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5장은 정서능력을 높이기 위한 5가지 전략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는데 여기서 잊지 말아야할 것은 정서 지능이 선천적인 면도 있지만 후천적인 노력으로 발달시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부모가 먼저 자신의 정서 지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그런 모습,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인식하고 다루는 모습과 지혜, 행동들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정서지능이란 ‘자신의 감정과 충동을 절제하고 통제하며, 타인의 감정에 대해 예민하게 느끼고, 인내심을 지속시켜 근심으로 인해 사고 능력이 방해받지 않도록 정서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하나의 상황, 일, 사건을 접한 자신의 마음이나 감정이 어떤지 정확히 인식하고 이해하며 읽어낸다는 것. 솔직히 정말 어렵다. 나의 컨디션이나 상황에 따라 감정도 들쑥날쑥한데 그것을 통제하고 조절하며 한걸음 더 나아가 다른 기분으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아이에게 꾸준히 보여줘야 한다니... 아무리 부모라지만 너무 무거운 짐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이를 키우고 가르치는 건 곧 부모가 자신을 조금씩 갈고 닦아가는 과정이란 걸 알 수 있다. 아이의 정서 지능을 높이는 노력은 바로 아이와 부모, 더 나아가 주변 사람들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첫걸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아이가 여름방학을 시작할 때 받아온 성적표(?)를 보고 솔직히 실망했다. 그동안 아이에게 학습이나 공부에 관해 어떤 강요도 하지 않았는데 그게 과연 올바른 방법이었을지 줄곧 고민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내 마음이 불편했던 이유는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가면 좋을지...아직도 알 수 없다. 안개가 자욱한 길을 더듬거리며 걷는 기분이지만 적어도 허둥대거나 서둘지는 말자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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