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예언자 1 오드 토머스 시리즈
딘 쿤츠 지음, 조영학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옅은 초록빛을 띤 배경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두운 얼굴, 그 속에 정면을 뚫어져라 응시하는 이가 있다. 그의 이름은 오드 토머스. 죽음을 보고, 죽은 사람을 보며 죽음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주인공 오드는 죽음을 예견하지만 평소엔 레스토랑의 주방에서 예술적인 달걀요리와 매혹적인 팬케이크를 만드는 요리사가 직업이다. 페니란 소녀의 억울한 죽음을 해결하고 일터로  돌아온 그는 식당으로 들어오는 바다흐를 목격한다. 실체는 없지만 검은 잉크처럼 불투명한 존재인 바다흐는 곧바로 죽음과 이어진다. 벌이 꿀을 찾아다니듯 죽음을 빨아먹는 그들은 평범한 죽음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폭력과 공포, 죽음과 비명의 회오리가 몰아치는 곳에 어김없이 나타나는 바다흐들이 한 남자의 주위에 무리지어 다니는 걸 본 오드는 불길한 기운을 느낌과 동시에 곧 엄청난 재앙이 남부 캘리포니아의 피코문도 마을에 휘몰아치리란 것을 직감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들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던 오드는 로버트슨이란 남자의 뒤를 밟고 그의 집에 잠입한다. 로버트슨의 집에서 오드는 시간의 흐름이 부분적으로 역행하는 어둠으로 가득찬 방을 목격하는데 그 곳에는 연쇄살인이나 테러 같은 대량학살의 주범인 사람의 자료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반면에 로버트슨의 이름이 적힌 파일엔 8월 15일이란 날짜가 어떤 기록도 없는 빈 공백으로 남아있는 걸 보고 그 날이 바로 끔찍한 대량살육이 벌어질거라 확신한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오드가 잠깐 머무는 곳마다 로버트슨이 나타난다. 마치 오드가 자신의 집에 몰래 들어갔다는 걸 눈치챘다는 걸 경고라도 하듯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끔찍한 파괴와 대량살육을 막기 위해 오드는 숨가쁘게 뛰어 다니지만 곧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지면서 오히려 오드의 목을 조여 오는데....




<살인예언자>의 저자는 호러 미스터리 작가로 알려진 딘 쿤츠이다. 그는 인간의 마음 속에 숨은 기괴함과 어둠, 공포를 세밀하게 표현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이 책만 봐서는 알 수 없었다. 특히 초반의 내용은 정돈되지 않고 이리저리 튀는 공 같아서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30페이지를 넘어서면서 주인공인 오드가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되면서부터는 속도가 붙어서 500페이지 가까운 책이 순식간에 휘리릭 넘어갔다.




‘오드 토머스의 첫 번째 이야기’란 문구에 나와있듯 죽음을 예견하는 오드 토머스의 이야기는 두 번째, 세 번째로 계속 이어진다고 한다. 그래설까. 책을 읽고 나서도 해결되지 않는 의문점이 남았다. 오드의 어린 시절을 비롯해 잔뜩 뒤틀린 부모와의 관계, 죽음을 보는 그의 능력은 언제 어떻게 시작됐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경찰 서장인 포터의 협력을 얻게 됐는지, 또 간혹 나타나 독자로 하여금 웃음을 흘리게 하는 앨비스의 유령은 오드에게 어떤 의미인지...궁금했다. 알고 싶으면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건가...여름이 가기전에 오드의 두 번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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