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지식사냥 - 과학.자연 - 1000가지 퀴즈로 만나는 아주 특별한 백과사전
클리브 기포드 외 지음, 박명옥 엮음 / 청림아이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표지 가득 커다란 물음표가 그려진 책. 아이들의 머릿속이 아마 이렇지 않을까 싶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물음표를 머리와 마음에 새기고 사는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 한마디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끝말잇기를 하듯 꼬리에 꼬리를 물고 툭툭 던지는 질문들, 게다가 정해진 분야도 없다. 개에 대해서 물었다가 곧바로 나무가 어쩌구, 날씨가 어쩌구... 왜? 뭣땜에?? 꼭 그래야해???....여기에 일일이 답을 해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고 그게 또 최고의 부모이겠지만 나는 그러질 못한다. 중간쯤에 백기를 들고 포기해버린다. “아~유, 엄마도 몰라. 그만해~애.”







1000가지 퀴즈로 만나는 아주 특별한 백과사전 <퀴즈 지식 사냥 / 과학,자연편>. 아이들의 호기심에 끝이 없다는 걸 나타내는 의미일까. 부제에 ‘1000가지’란 대목이 있다. 이 책을 받아든 큰아이는 ‘1000가지’란 대목에서 입을 쩌억 벌리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우와, 엄마  1000가지나 된데!!. 이야~~!!” 그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쾌재를 부르는 나. ‘아싸, 난 이제 해방이다!’ 내용도 평소 아이가 궁금해하고 관심있어 하는 분야인 식물이나 동물, 우주, 인체, 날씨, 자연....이 묶여있으니 더 이상 날 귀찮게 하는 일은 없을거라 여겼다.







근데!! 해방은 무슨.... 혹 떼려다 혹 하나 더 붙인다고, 아들의 퀴즈공략이 시작됐다. 개중엔 내가 아는 것도 있었지만 알쏭달쏭하거나 생전 처음, 듣도 보도 못한 것도 많았다. “엄마, 용각류는 목이 길까? 짧을까?” “엉? 용각류? 그게 뭔데? 용각산이란 건 들어본 거 같은데...” “별이 탄생하는 곳을 뭐라고 하~게??” “별이 탄생??? 그런 곳도 있어?” 누가 보면 모자가 마주 보고 앉아서 재미난 만담을 하는 줄 알겠지만 난 진땀을 뺐다. 이럴줄 알았으면 아이 몰래 좀 볼걸....싶었다.







대부분의 백과사전은 하나의 주제나 사물에 대해 여러가지 상식이나 정보를 한데 모아놓는 구성방식이다. 하지만 이 책은 본문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단계별 퀴즈가 있다. 그 퀴즈에 아이 나름대로 상상력을 동원해 풀고 나면 다음 장의 본문에서 퀴즈의 답을 찾아보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사지선택에 길들여진 나는 이 책의 구성방식이 낯설기만 한데 아이는 오히려 재밌어했다. 신기하게도...또 본문의 그림이 사진이 아닌 세밀화로 되어 있어서 일반 백과사전보다 훨씬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것들도 많다. 거미줄에 건조한 실도 있고 끈적끈적한 부분도 있다는 거나 무리지어 생활하는 범고래는 각 가족별로 고유한 신호를 사용하기 때문에 비슷한 신호를 쓰는 가족을 같은 씨족으로 분류한다는 것, 바다표범 가죽으로 만든 코트를 입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서 새끼바다표범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이 해롭지 않은 염색약을 뿌려준다는 것, 1972년 12월 이후로 아직 달에 간 사람은 없다는 것, 피라니아는 자기보다 큰 것은 잘 먹지 않는다...등. 아이 책을 통해 나의 상식수준도 조금이나마 올릴 수 있었다.







반면에 아쉬운 점도 있다. 문제나 본문의 내용에 언급된 구체적인 동물이 본문에 사진이나 그림으로 소개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예를 들어 ‘개’에 관한 질문 중에 ‘핏불테리어’나 ‘로트와일러’ ‘스패니얼’ 같은 개가 언급이 되고 있는데 그림이나 사전이 없어서 어떻게 생긴 개인지 알 수가 없었다.







또 제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반양장이 양장에 비해 가볍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책장이 부분적으로 벌어지거나 뜯어지기 쉬운 단점이 있다. 이 책은 반양장의 단점을 확연히 보여줬다. 아이가 여러번 반복해서 본 탓도 있지만 펼쳐진 책장의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려고 아이가 조금 힘을 줬는지 중간이 쩍! 하고 갈라졌다. 부분부분 테이프로 간신히 고정을 시키긴 했지만 앞으로는 어찌될지, 아마 상태가 더 나빠질 게 틀림없다.







한 권의 책을 성인은 한번, 어쩌다 두 세번 반복해서 보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유아기 아이들이 그림책을 보고 또 보고 자꾸 봐서 책장이 너덜해지는 것처럼 학령기,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여러번 반복해서 보는 책은 제본에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에 출간되는 책에선 이런 단점들이 보완되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