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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뽀뽀 ㅣ 아기 그림책 나비잠
김동수 지음 / 보림 / 2008년 3월
평점 :
뽀뽀. 어감이 참 이쁘다.
둘째가 태어나면서 하루에도 시시때때로 뽀뽀를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기를 깨울때부터 눈을 맞추며 기저귀를 갈거나 밥을 먹고 그림책을 읽거나 놀이를 할 때 뽀뽀를 빼놓을 수 없다. “엄마, 뽀뽀!” “쪼~옥”
이쁜 걸 어떡해. 난 팔불출, 고슴도치 어민걸...
때로 아이는 토라진다. 장난감이 맘대로 되지 않거나 형한테서 “내꺼 만지지마!!” 접근금지 당하고 식사시간에 먹기 싫은 반찬을 억지로 먹이려면 아이는 고개를 돌려버린다. 내가 아무리 “엄마, 뽀뽀” 해도 눈을 내리깔고 외면한다. 고집대로 하지 못하는 게 불만이라는 듯 앞으로 쑥 내민 입, 볼록하고 둥근 뺨...그 모습도 정말 이쁘다.
이그~~, 비싼넘. 이럴땐 “어, 화났네? 화내지마...엄마가 뽀뽀해줄게”하며 내가 기분을 풀어주는 수 밖에. 추가로 뽀뽀 대신 얼굴을 부비부비...
아이와의 스킨십, 특히 뽀뽀는 부모가 아이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애정표현이다. 부모의 충치가 아기에게 옮길 수 있으니까 뽀뽀는 가급적 하지 않는 게 좋다는 얘기도 있어서 한편으론 걱정되지만 부지런히 양치를 하고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엄마랑 뽀뽀> 이 책은 처음부터 끄~읕까지 뽀뽀만 나온다. 표지의 고릴라를 비롯해서 올챙이와 개구리, 거북, 돼지, 개, 메뚜기...등이 등장해선 왜, 언제 아기와 뽀뽀를 하는지 알려준다. 귀여워서, 순해서, 장난꾸러기라서...다양한 동물만큼 별명도 뽀뽀하는 모습이나 상황도 정말 다양하다.
같은 건 오직 하나! 단순한 그림이지만 엄마와 아기의 사랑이 뚝뚝 묻어난다는 것.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아기...란 걸 실감하게 된다.
정말 사랑스런 책이다. 그림도 색감도. 보드북이라 혹시나 아이가 찢진 않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울둘째는 이 책을 하루에 적어도 10~20번 정도는 읽는다. 읽고 또 읽고. 하도 읽다보니 내용을 달달 외울 지경이건만 아이는 그래도 읽어달랜다. 그럼 당연히 읽어줘야지.
책에서 “엄마랑 뽀뽀”란 말이 나올때마다 뽀뽀!!
귀염둥이 우리 아가 / 엄마랑 뽀뽀 // 재롱둥이 우리 아가 / 엄마랑 뽀뽀
장난꾸러기 우리 아가 / 엄마랑 뽀뽀 // 부끄럼쟁이 우리 아가 / 엄마랑 뽀뽀
순둥이 우리 아가 / 엄마랑 뽀뽀 // 개구쟁이 우리 아가 / 엄마랑 뽀뽀
얌전이 우리 아가 / 엄마랑 뽀뽀 // 똘똘이 우리 아가 / 엄마랑 뽀뽀
잠꾸러기 우리 아가 / 엄마랑 뽀뽀 // 꼬마둥이 우리 아가 / 엄마랑 뽀뽀
튼튼이 우리 아가 / 자기전에 엄마랑 뽀뽀
첨엔 왜 사람이 등장하지 않을까...궁금하고 한편으론 아쉬웠다. 그런데 나중에야 깨달았다. 앞표지에서 엄마고릴라와 아기 고릴라가 뽀뽀하는 장면에선 몰랐는데 뒷표지를 보니 아하!!하고 무릎을 쳤다.
내가 아이를 안거나 업고 동요를 부르고 그림책을 읽어줄 때마다 친정엄마가 하신 얘기가 생각났다. “그~래, 잘한다. 아빠한테는 설거지하고 청소랑 빨래시키고 느그는 맨날천날 원숭이처럼 꼭 끌어안고 노래만 부르냐??”
아이고....그러고보니 아기를 꼭 끌어안은 엄마고릴라의 모습이 영락없이 나와 아기의 모습일세그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