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을 잃어버린 아이> 서평단 알림
우산을 잃어버린 아이
고정욱 지음 / 에코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맨발에 우산도 없이 비를 맞고 서 있는 아이...지그시 눈을 감은 표정이 결코 밝지 않다. 무슨 이유에설까...궁금했다. ‘사랑으로 키운 장애 아들을 떠나보낸 가수 우순실의 감동 다큐 동화’란 부제를 보고서야 내용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이 동화가 ‘잃어버린 우산’을 불렀던 가수 우순실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을...




민지네 집에 차압이 들어오는 것으로 이 동화는 시작한다. 민지 아빠의 사업이 실패를 한 것...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민지오빠인 병수가 태어날 때의 충격으로 뇌수종에 걸려 언제 상태가 나빠질지 알 수 없는 상태다.




그런 병수를 돌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엄마가 민지는 무척 서운하다. 엄마가 가수라는 걸 친구들이나 선생님에게 자랑하고 싶은데 엄마는 그 마음도 몰라준다. 엄마의 사랑을 오빠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한 민지는 중국에 있는 아빠에게 ‘중국에서 아빠와 함께 살고 싶다’고 편지를 쓴다.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다가온 오빠의 죽음과 함께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민지 자신도 재생불량성 빈혈이란 병이 걸렸다는 것을...어리둥절한 민지 옆에서 그동안 소홀해서 미안하다며 우는 엄마를 보고 민지는 그제서야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오빠에게 그동안 짜증만 냈던 게 미안하기만 하다. 이럴 줄 알았다면 좀 더 다정하게 대할걸...민지는 다짐한다. 이제부터 내가 엄마의 우산이 되어줄 거라고...




이 글을 쓴 고정욱님은 그동안 장애인에 관해 많은 글을 써왔다. 장애인이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지 않았으면 하는 작가의 마음이 120여쪽의 짧막한 동화였지만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고 읽는 이에게 다가오는 감동도 크다.




하지만 왠지 아쉽다. 이거다...라고 콕 꼬집어 말할 순 없는 그 뭔가가 빠진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러다 떠오른 것이 바로 이 동화가 실화라는 것이다. 물론 실화가 가져다주는 감동은 다른 어떤 것보다 크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실화를 어떻게 문학적으로 작품 속에 담아내느냐에 따라 감동의 깊이나 크기가 달라지는데 이 작품엔 그런 문학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 같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씌여진 동화 역시 문학이다. 어린이가 성인에 비해 이해력 면에서 다소 떨어지더라도 그 또래의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감흥을 가능한한 좀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그것이 바로 문학의  힘이 아닌가. 감동적인 실화와 문학적 감흥...그 사이에서 길을 잃은 한 권의 책이 너무나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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