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가 들려주는 물리학 이야기 - 45인의 물리학자가 주제별로 들려주는 과학지식
다나가 미유키 외 지음, 김지예 옮김, 후지시마 아키라 감수 / 동아엠앤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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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알람 소리에 잠을 깨서 깊은 밤 전등을 끄고 잠자리에 들기까지 우리의 일상은 온통 과학이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물리학의 눈부신 업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야 할까.


 

매일 아침 단잠에 빠진 우리를 깨우는 건 휴대폰 알람이나 자명종 시계의 시끄러운 소리가 아니라 휴대폰과 자명종 시계에서 퍼져나온 파동에 의한 것이거나 라디오의 주파수를 맞추려고 채널을 돌릴 때 들리는 지지직...하는 잡음에는 먼 우주에서 폭발한 성운이 내는 소리가 섞여 있다는 것. 가장 놀라운 것은 사람이 모두 외출해서 조용한 상태의 집도 알고 보면 그 속에 소란스러운 움직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간혹 창문이 모두 닫힌 상태인데도 벽에 걸린 액자가 갑자기 바닥에 떨어진다거나 건조대의 그릇이 달그락 소리를 내서 깜짝 놀라곤 하는데 어찌보면 소름이 돋는 그런 상황까지도 모두 과학 현상으로 설명이 된다. 하지만 인간의 눈에 띄지 않을 뿐이어서 우린 그저 정적이라고 말할 뿐.


 

<물리학자가 들려주는 물리학 이야기>는 물리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13가지 주제(역학·, 대기압과 진공, 온도, 열역학, ·, 소리, 전류, 전자파, 방사선, 양자 역학, 원자, 자기와 전기, 소립자)를 선정하여 각각의 주제마다 공로를 세운 물리학자와 그들이 거둔 성과, 영향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학창시절 과학시간에 배운 부분도 있지만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도 많았다.


 

이를테면 [1장 역학(운동)]편에서 아리스토텔레스, 갈릴레이, 데카르트를 소개하면서 역학의 큰 흐름을 간단하게 짚은 다음 세 명의 인물이 무엇을 연구했는지 설명하는데 여기서 의문이 들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면서 자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의심했던 철학자 데카르트가 물리학과 무슨 연관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데카르트가 물리학을 폭넓게 연구했지만 실험과 검증을 거쳐 증명한 것이 아닌 사색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어서 엄밀히 따지자면 근대 과학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에 비해 [2장 대기압과 진동]편에 소개된 파스칼은 완전히 다르다. 그도 역시 데카르트처럼 철학자였으나 수학과 과학에 있어 확실한 업적을 남겼다. 17세기 당시 종교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직접 실험을 통해 진공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자동차의 브레이크 역시 파스칼의 원리를 활용한 것이고 타이어의 공기압을 측정하는 단위도 파스칼을 사용하고 있다니 역시 파스칼은 천재란 생각이 든다.


 

13개의 주제를 15개의 장으로 나누어 각 장마다 세 명씩, 모두 45(뉴턴이 중복되어 44)의 과학자와 그들의 연구성과를 만날 수 있는데 사진과 그림이 곁들여져 있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고대부터 21세기 현대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물리학의 역사를 280여쪽의 책으로 모두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이 책은 간단한 흐름을 파악하는 정도로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 저자가 소개한 과학자들 중에서 특별히 관심이 가거나 호기심이 생기는 부분은 본문 뒤에 수록해놓은 색인과 참고문헌을 참고해서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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