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가속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앞에 다가온 역사의 변곡점
스콧 갤러웨이 지음, 박선령 옮김 / 리더스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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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기 잘 견뎠어 이젠 꽃길만"전국 '위드 코로나' 기지개 / 세계일보]

[신규확진 1,618'위드 코로나' 준비 본격화 / 연합뉴스]

['위드 코로나' 대비하는 기업들자체 방역지침 완화 잰걸음 / 한국일보]

[코로나19 확진자 1400명대 초반3주째 감소세 지속 / 프레시안]

 


언론에서 본격적으로 위드코로나를 말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을 기대하는 것보다 공존을 준비해야 한다‘With Corona’. 우리나라는 서구 선진국에 비해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부 지역을 봉쇄하거나 셧다운 하지 않은 상태에서 확진자 동선을 추적해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했고 각 지역의 선별진료소에서는 광범위하게 코로나 검사를 시행했다. 무엇보다 돋보였던 건 바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개인방역과 위생에 힘썼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이어진 코로나 시국은 2년째인 지금도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방역이냐, 일상 회복이냐. 이 사이에서 누구나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 완료자가 인구 대비 65%, 1차 접종자는 인구 대비 78%에 이른다는 것. 시민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개인방역에 주의를 기울이면 조금씩 일상으로 회복하면서 코로나와 공존하는 것도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


 

개인, 사회, 비즈니스모든 추세가 10년씩 앞당겨졌다!’고 말하는 책이 출간됐다. 미국에서 브랜드 전략이나 트렌드를 예측하는데 가장 정통한 전문가로 꼽히고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스쿨 교수중 한 명에 선정된 스콧 갤러웨이의 <거대한 가속>이다. 원제는 <POST CORONA>. ‘코로나 후에’, ‘코로나 뒤에’, ‘코로나를 이어서우리가 어떤 시대를 맞을 것인지 저자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시간이 아닌 변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간은 단순히 이전이후의 차이를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변화가 없다면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시간은 잘 변하고, 변화할 때마다 속도도 달라진다. 그리고 아주 작은 일이 전례 없는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 바이러스처럼 작은 것이 말이다. (4~5)


 

책은 5(‘빠르게 재편되는 비즈니스 판도’ ‘더욱 강력해진 플랫폼 제국의 미래’ ‘또 다른 시장 교란자들’ ‘위험과 확신이 기다리는 고등교육’ ‘거대한 가속이 우리에게 남긴 것들’)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는 일대 혼란을 빚었지만 가장 먼저 쓰러진 건 자본이나 여건이 약한 기업이었다. 생태계의 적자생존이 우리 사회 전반으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팬데믹발 위기에서 가장 놀라운 것 중 하나는 자본시장의 회복력이다. () 코로나로 2020년 여름까지 18만 명이 넘는 미국인이 사망했고, 실업률이 기록적으로 치솟았으며, 바이러스는 쇠퇴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음에도 주가는 하락 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 팬데믹 국면에서 언론이 거대 IT 기업이나 대형주 지수 같은 화려한 부분에 정신이 필린 동안 한쪽에선 무자비한 집단 도태가 진행되고 있다. 약자는 그냥 뒤처지는 정도가 아니라 잔인하게 학살당한다. (23~24)


 

작년 초 우리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코로나란 바이러스에 대해 어떤 것도 모르던 때 우리는 극도로 외출을 자제하고 대부분의 소비를 온라인으로 해결했다. 그 여파로 골목상권이 직격탄을 맞았다. 문화계와 공연업계 역시 올스톱되었다. 그런 가운데 거대자본을 무기로 한 대기업의 영향력은 다욱 커졌는데, 이는 세계적인 추세였다. 저자는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한 그룹이 있는데 바로 ‘IT 기업, 빅테크 기업들이라고 강조한다. 그 거대 IT 기업들은 이후에 자사의 주가가 2배로 뛸 가능성을 투자자들에게 알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를 식욕과 허기를 비유해서 언급한다.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주인공인 뱀파이어가 나중에는 쥐로는 피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인간을 공격하게 되는 것 같은 상황이 올 거라고.


 

빅테크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 설계와 정책 결정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듯하다. 설령 고려하더라도 사적인 이익을 위해 공공 재산을 일부러 희생시킨다. (84)

 

도시에서는 토끼 고기를 배불리 먹을 수 없으니 사냥을 나가야 한다. 그런데 어디에서 그런 사냥감을 찾을 수 있을까? (90)


 

작년과 올해, 2년도 되지 않는 시간이지만 급격한 변화를 맞은 분야가 있으니 바로 교육이다. 학교에 출석해서 수업하던 방식에서 어쩔 수 없이, 거의 강제적으로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 모든 교육기관에서 전면적으로 도입이 되었는데 이로 인한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학생이 늘고 우수학생은 줄었으며 신입생 충원을 하지 못하는 대학이 속출했다. 이는 미국 역시 마찬가지여서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대학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됐으며 명문대라는 특권은 물론 등록금만큼의 가치를 얻을 수 없는 대학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더불어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으로 재정비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고등교육의 혁신을 촉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선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협력해 4년제 대학과 전문대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이고 주립대학교 정원을 대폭 늘리는 계획은 마련해야 한다. () 마찬가지로 사립 초..고등학교에 세금을 부과해 공립교육을 보완해야 한다. 현재 고등교육은 상당 부분 카스트제도가 되어버렸다. (188)


 

코로나 시국에서 일상을 살아가면서 문득 IMF 때가 떠올랐다. 예고 없이 닥친 IMF 외환위기로 실직자가 갑자기 늘어났고 극빈층으로 떨어져 생계조차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모든 사람들이 살기 위해 허리띠를 조이는 위기 속에서 오히려 곳간을 그득그득 채우는 이들도 있었다. 지금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비대면과 원격근무로 실직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소득의 불균형이 생기고 있다. 그리고 이런 가운데 일부 기업은 급속도로 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갑자기 빨라진 변화의 속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작년에 입대한 큰아들이 제대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제대로 휴가를 나오지 못해서 조기 전역을 하게 된다고 한다. 아들은 집에 간다는 사실에 기분이 들떠있지만 난 어쩐지 걱정이 된다. 이전과 확인하게 달라진 일상에, 입대 전과 완전히 딴판이 된 대학 생활에 아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전역한 아들에게 이 책을 건네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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