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절대로 열지 마시오
미카엘라 먼틴 지음, 홍연미 옮김, 파스칼 르메트르 그림 / 토토북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절대로 열지 마시오>

이 책은 절대로 그냥 열면 재미가 없다. 책 표지를 열어 속내용을 보기 전에 아이와 실컷 장난을 쳐야 재미있다. 어떻게? 아이아빠와 아들이 이 책을 읽는 방법을 얘기하자면..


아빠 : 이 책을 절대로 열지 마시오....열지 말라고? 알았어 (책을 옆으로 휙 치운다)

아들 : 아이, 아빠~!!

아빠 : (책을 보여주며) 이것봐, 열지말라고 하잖아. 그러니까 열면 안되지.(책을 또 치운다)

아들 : 아빠!!!

아빠 : (책을 또 보여주며)진짜야. 열지말라는데 어떻해. (책뒷표지를 보더니) 어, 뒤쪽으로

       열어도 안되네. 이거봐. 설마 이쪽으로 책을 열려는 건 아니겠지? 그것도 안돼!

 



이런 장난을 한참 하고 나서야 아빠는 책을 읽어주는데 아들은 이게 무척 재밌는 모양이다. 이 책만큼은 아빠에게 읽어달라고 한다. 매일밤마다..아빠야 지겨워 죽을 지경이지만 아들이 좋아라하니 어쩔 수 없다. ㅋㅋ.


사실, 이 책은 내용은 그다지 특별한 게 없다. 책을 쓰려고 단어를 요리조리 조합하는 돼지가 있다. 그런데 책을 읽으려고 표지를 들추는 순간 돼지가 조합하던 단어들이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다. 그러자 돼지는 이렇게 얘기한다.


나 바쁜 거 안 보여? 어떤 이야기를 쓰면 좋을지 열심히 궁리하는 중이란 말이야. 무시무시한 이야기는 어떨까? 잠자기 전에 읽는 이야기도 좋을거야....빤히 쳐다보고 있으니까 도무지 글을 쓸 수가 없잖아!  내가 글쓰는 동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페이지를 넘기면 안돼!!




책쓰는 걸 방해하지 말라는 돼지와 그 책을 읽는 아이, 이제 그 둘의 실랑이가 시작된다.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이 있다고 돼지가 아무리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게 으름장을 놓아도 아이들에겐 아무 소용이 없다. 하지 말라면 더 기를 쓰고 덤벼드는 게 아이들이니...그렇게 둘이 실랑이를 하는 동안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진다...는 내용이다.

 



어른이 보면 뭐, 이렇게 알맹이 없는 책이 다 있나...싶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광고회사 같은 아이디어를 주무기로 삼는 곳에서는 일종의 자유연상법인 ‘브레인 스토밍’을 한다. 하나의 소재를 두고 황당무계하고 터무니없는 얘기라도 일단 떠오르는 대로 아이디어나 생각을 얘기한 다음 그것을 취합하는 방법인데, 신문활용교육인 NIE에서도 이런 방법으로 수업을 하곤 한다.


다만 한가지 기억해둘 것이 있다. 이 책 표지 귀퉁이에 ‘아이와 글쓰기가 친해지는 책’이라고 되어 있듯이 이 책을 읽는다고 아이의 글쓰기 실력이 쑥쑥 늘어나리라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이가 단어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방법을 터득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